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삼호중공업은 협력업체의 자재 납품 대금을 그동안 매달 10일과 20일, 30일, 월 3차례로 나눠 지급하던 것을 6월부터 15일과 30일 두 차례 지급으로 변경했다.
현대삼호중공업은 이에 앞서 지난 3월 초 지급조건 변경 내용을 100여 협력업체에 통보하고 합의를 요구했다.
매달 15일은 전달 16일부터 말일까지 납품된 자재 대금을 지급하고 30일은 이달 1일부터 15일까지 납품된 자재 대금을 지급하는 것으로 변경한다는 것이다.
그동안은 매달 10일은 전달 21일부터 30일까지 납품된 대금을, 20일은 그달 1일부터 10일까지 납품된 대금을, 30일에는 11일부터 20일까지 납품된 대금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월 세 차례 결재해 왔다.
조건 변경으로 현대삼호중공업 협력업체 170여 사는 물론, 이들 업체의 하청업체까지 총 300여 개가 넘는 곳이 영향을 받게 됐다.
일부 협력업체들은 당장 직원들 월급부터 걱정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고 주장했다. 한 업체 관계자는 “그동안 현대삼호중공업의 결재일에 맞춰 결재를 하는 등 자금운영 계획을 세웠다”면서 “영세업체라 금융권 대출도 쉽지 않은 상황인데 일방적으로 조건을 바꿔 답답할 뿐”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업체 관계자는 “대기업에서 납품 단가를 조정하고, 조건을 바꾸면서 ‘이의가 있으면 말하라’고 하는데, 원천기술을 가진 것도 아니고 철저히 ‘을’의 위치인데 선듯 말할 수 있는 곳이 얼마나 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현대삼호중공업 관계자는 이에 대해 “수주가 많이 됐지만, 수주 조건이 선박 건조 공정에 따라 결재를 받고, 마지막 선박 인도 시점에 많이 받는 방식으로 계약이 이뤄지고 있어 회사 운영을 위해 그동안에는 차입으로 운영해 왔는데 경영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 됐다”고 해명했다.
또 “이의가 있으면 이의제기를 해달라는 공문도 보냈는데, 당시는 문제제기를 하지 않았다”면서 “일방적인 조정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또 “법적으로 60일 이내에 지급하면 되지만, 상생협력 차원에서 월 세차례 지급했고, 이제는 경영개선 차원에서 월 2차례로 바꾼 상황”이라며 열악한 결재 조건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news032@kuki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