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 경도 진입로 ‘분담금 전쟁’...전남도까지 가세

여수 경도 진입로 ‘분담금 전쟁’...전남도까지 가세

2월 추경 반영 촉구…지역사회‧시의회 우려 해명 없이 압박만

기사승인 2022-02-07 16:27:16
박창환 전남도 정무부지사는 7일 오후 도청 기자실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여수 경도 진입도로 개설공사와 관련, 여수시 분담금 72억 원의 확보를 위해 편성한 추경예산이 2월 여수시의회 임시회에서 반드시 통과해야 한다”고 촉구하는 등 “광양항 활성화를 위해 정치권 및 지역사회와 공동 대응하겠다”고 밝혔다.[사진=전남도]
전남도가 여수시의회에 여수 경도 진입도로 개설공사 여수시 2022년 분담금 72억 원의 2월 추경 확보를 요청하며 압박했다.

지난해 여수시의회는 경도 연륙교 건설비 1195억 원 중 올해 여수시 분담금 전액을 삭감한 2022년도 예산안을 의결했고, 지난달에는 여수시가 삭감됐던 분담금 72억 원을 다시 추경에 편성, 여수시의회에 제출해 오는 9일 상임위와 11일 예결위, 15일 본회의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여수시의 추경안 제출 후 여수상공회의소(여수상의)는 성명을 통해 생활숙박형 시설인 레지던스 건설을 비판하고 여수경도해양관광단지 개발을 반대했다.

여수상의는 "지역 여론과 주민의 생활권을 무시하는 처사에 분노와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며 "변경된 생활형숙박시설인 레지던스를 건설해 개인의 배만 불리는 사업에 적극 반대한다"고 밝혔다.

미래에셋이 기존의 골프장과 콘도에 이어, 고급호텔, 빌라, 워터파크, 요트마리나, 해상케이블카 등을 건립하겠다는 당초의 계획을 무시하고 29층 5개동을 비롯한 11개동 1184실 규모의 레지던스를 건립한다면 지역 숙박업소간의 경쟁 심화, 교통유발 효과 상승, 부동산 투기지역 등으로 전락할 우려가 매우 크고, 투자가 아닌 투기를 의심하기에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미래에셋은 마스터플랜 수립 과정에서 최근 관광 트렌드가 웰니스 및 휴양형 중장기체류로 변화함에 따라 이에 대응하기 위해 체류형 숙박시설 도입이 필요하다는 결론이 나와 반영한 것이라며, 투기 의혹을 부인했다.

또 오해 해소를 위해 여건이 허용된다면 호텔, 해수풀 등 관광시설과 레지던스를 동시에 착공하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히며 공방을 벌여 왔다.

이런 가운데 이번에는 전남도가 여수시 분담금 확보 요구에 가세하며 여수시의회를 압박하고 나섰다.

7일 보도자료를 통해 “여수시는 경도 해양관광단지 투자유치협약을 체결한 당사자”라며 “시가 부담키로 한 예산 미확보로 투자철회 시 지역발전에 큰 지장을 초래할 수 있고, 앞으로 전남에 오길 바라는 기업의 투자유치에도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경도개발을 위한 투자협약서에 ‘연륙교 등 기반시설 지원 및 재정적 지원을 성실히 이행’하기로 약속한 만큼, 미이행 시 법적 분쟁의 소지가 생길 수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이날 전남도는 ‘예산확보 요청’, ‘대승적 협조’라고 완곡하게 표현했지만, ‘지역민의 오랜 숙원사업’, ‘지역발전 지장 초래’, ‘법적 분쟁 우려’ 등의 단어를 동원해가며 강한 압박에 나서, 시민단체와 의회의 우려를 외면한 채 사업추진에만 치중하고 있다는 인상을 강하게 남겼다.

이날 전남도는 ‘미래에셋’은 개별의원(상임위, 예결위 집중)을 접촉해 협조를 요청하고, ‘광양청’과 ‘여수시’는 간부공무원이 의원별로 전담해 설득하도록 한다는 역할 분담 계획을 밝혔지만, 예산확보를 위한 여수시민과 시의회의 우려 해소 대책은 마련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민점기 진보당 전남도지사 후보도 ‘경도 개발사업’을 ‘전남판 대장동’이라고 비판하며, 미래에셋과의 유착 의혹을 제기하고 관련 자료와 입장을 밝힐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청은 국비 40%(478억), 전남도와 여수시, 미래에셋이 각각 20%(239억 원)를 분담해 총 1195억 원의 사업비를 들여 1.35km의 연륙교를 2024년까지 완공한다는 계획이다.

경도관광개발사업은 미래에셋 컨소시엄이 1조5000억 원을 들여 세계적인 휴양 관광시설로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지역 정치권과 시민단체들은 수차례 사업계획 변경을 통해 당초 관광개발 목적은 쇠퇴하고 레지던스 건립을 앞세운 투기로 전락하고 있다는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무안=신영삼 기자 news032@kukinews.com
신영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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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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