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 두 인터넷은행 모두 1분기 호실적을 거두는데 성공했다. 두 은행 모두 중·저신용자 대출 부문에서 큰 질적 성장을 거둔 공통점이 있다. 반면 케이뱅크는 가상화폐 거래소와의 제휴를 통한 이익확대, 카카오뱅크는 플랫폼 사업 부문에서 강점을 보였다는 차이점도 있다. 여기에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소상공인 대출’ 시장에 두 은행 모두 진출하게 될 전망이라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 사이 경쟁이 더 치열해 질 것으로 전망된다.
케이뱅크, 1분기에 지난해 연간이익 돌파…가상화폐 수수료 ‘톡톡’
케이뱅크는 올해 1분기 245억원의 잠정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고 16일 밝혔다. 1분기에만 지난해 연간 이익 규모인 225억원을 넘어서는 당기순이익을 뛰어넘는 성과를 거둔 것.
케이뱅크는 고객 수와 여수신 잔액의 꾸준한 성장이 실적 개선으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말 717만명이었던 고객 수는 1분기 말 750만명으로 전분기 대비 33만명 늘었다. 여기에 같은기간 7조900억원이었던 여신은 7조8100억원으로 7200억여원 증가했으며 11조3200억원이었던 수신은 2200억원 증가한 11조5400억원으로 집계됐다.
시중은행과 마찬가지로 금리인상기의 수혜를 케이뱅크도 누리게 됐다. 케이뱅크 1분기 이자이익은 824억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해당 수치는 전년동기 대비 216% 증가했다. 여기에 지난해 1분기 1억원의 손실을 냈던 비이자이익은 19억원을 기록, 지난해 2분기 이후 네 분기 연속 흑자를 이어가는데 성공했다.
이같은 케이뱅크의 호실적은 ‘업비트’가 큰 기여를 한 것으로 분석된다. 국민의힘 윤창현 의원실에 따르면 업비트는 케이뱅크에 계좌서비스 이용 수수료로 292억4500만원을 지급했다. 이는 케이뱅크의 주요 수익원인 이자이익(1980억원)의 14%가량을 차지하며, 지난해 당기순이익(225억원)보다도 많다.
또한 케이뱅크에 예치된 업비트 투자자 현금이 5조5000억원으로 케이뱅크의 예금 잔액 11조5400억원의 절반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비트 이용 고객 특성상 예금 잔액이 저비용성 예금으로 분류되는 만큼 해당 자금을 통한 영업은 높은 수익률을 보장하게 된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법인 수신을 대출로 일부 활용하는 것은 은행의 업무”라며 “다만 변동성이 큰 자산인 만큼 즉시 현금화할 수 있도록 안정적으로 운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카카오뱅크, 일부 지방은행 제쳤다…플랫폼 사업이 ‘효자네’
카카오뱅크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 668억원을 기록했다. 해당 수치는 전년동기 대비 43.2% 증가한 것으로, 광주은행(635억원)·전북은행(544억원) 등 일부 지방은행의 순이익을 뛰어넘은 것.
영업이익도 큰 폭으로 증가했다. 카뱅의 1분기 영업이익은 884억원으로 전년보다 63.8% 증가, 분기 최대치를 기록했다.
특히 카카오뱅크의 플랫폼 사업은 ‘순항’을 거듭하고 있다. 이를 알 수 있는 대표적인 지표인 고객 수를 보면 1분기 기준 카카오뱅크 고객 수는 지난 분기 대비 62만명 증가한 1861만명을 기록했다. 경쟁업체인 케이뱅크(약 750만명)의 2.5배를 넘어간다. 또한 신규 고객 중 40대 이상의 비율은 70%로, 인터넷은행의 고객군이 2030세대라는 인식과 달리 기존 오프라인 은행 주요 고객군들도 카카오뱅크로 끌어오는데 성공했다.
플랫폼 수익성도 개선됐다. 플랫폼 부문 수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8.5% 증가한 253억원으로 집계됐으며 연계대출 실행액은 4520억원으로 총 누적 대출 취급액은 4조6000억원이었다. 제휴 신용카드 발급도 1분기 신규 5만장을 기록해 누정 41만5000장을 달성했다.
플랫폼 사업의 확장은 여수신의 성장세를 큰 폭으로 증가시켰다. 1분기 수신 잔액은 전년말 대비 3조153억원 불어난 33조414억원, 여신 잔액은 25조9651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1037억원 늘었다. 여신의 경우 중·저신용자 대상 대출 잔액이 지난 분기보다 2269억원 늘어난 2조6912억원을 기록했다.
하반기 ‘소상공인 대출’ 전쟁…토스·케뱅·카뱅 ‘삼국지’
현재 두 인터넷은행들은 본격적인 ‘소상공인 대출’ 시장에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후발주자로 가장 늦게 출발한 토스뱅크가 개인사업자 대출을 선보인 바 있으며, 이후 케이뱅크가 신용보증재단과 손잡고 개인사업자를 위한 100% 비대면 ‘사장님 대출’을 출시했다. 카카오뱅크는 오는 4분기 개인사업자 대출을 신규 출시를 예고했다.
인터넷은행들이 기업대출 시장에 진출하는 이유는 ‘포트폴리오 안정화’와 ‘신규 수익원 창출’이 있다. 먼저 인터넷은행들은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 확대’를 숙제로 안고 있다. 당초 금융당국은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잔액 비중 목표로 ▲케이뱅크 21.5% ▲카카오뱅크 20.8% ▲토스뱅크 34.9%를 각각 제시했지만 이들 인터넷은행 모두 지난해 해당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 이에 따라 올해는 이를 충족하기 위한 방법의 하나로 개인사업자 대출을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인터넷은행 관계자는 “그간 인터넷은행들은 가계대출 시장 내부에서만 영업이 가능하다 보니 수익성 확보라는 측면에서 명확한 한계점이 있었다”며 “소상공인 대출 시장은 기업대출 부문 진출과 중·저신용자들이 많은 소상공인들을 통한 포트폴리오 조정이라는 두 가지 이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김동운 기자 chobits309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