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대구·경북(TK)에서는 수성을 국회의원 보궐선거를 비롯해 시장과 도지사, 교육감, 기초단체장, 광역·기초의원 등 299개 선거구에서 538명을 선출한다. 이미 기초단체장 3곳과 광역의원 37곳 등 40곳은 국민의힘 후보가 무투표 당선됐다.
이번 TK선거에서의 최대 관전 포인트는 ‘무소속 바람’ 여부다.
국민의힘 공천이 곧 당선으로 인식되면서 과열 경쟁과 공천 잡음 끝에 ‘무소속 연대’가 출범 하는 등 거센 후유증을 앓는 곳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특히 단체장 등을 지낸 무소속이나 진보정당 후보의 경우 4~8년 이라는 긴 시간 동안 쌓은 인지도가 높아 본선 결과는 그야말로 안개정국이다.
이들은 “공천 과정에서 공정을 무시하며 스스로 망가진 국민의힘에 경종을 울려달라"고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경북 경산·군위·의성은 국민의힘과 무소속 후보 간의 2파전으로 치러진다.
경산시장 선거는 국민의힘 조현일 후보와 무소속 연대를 이끌어 낸 오세혁 후보의 숨막히는 한판 승부가 예고됐다. 당초 국민의힘 공천을 신청했던 오 후보 등 10명은 조 후보의 단수추천에 반발해 시민협의체를 결성하고 무소속 단일 후보로 오 후보를 선출했다. 또 오 후보를 비롯한 경산지역 도·시의원 후보 7명은 16일 무소속 공동 연대를 구성하기도 했다.
군위군수는 국민의힘 김진열 후보에 맞서 ‘현직 프리미엄’을 앞세운 무소속 김영만 후보가 맞붙는다. 국민의힘 공천 심사 과정에서 현역 컷오프 뒤 기사회생한 김영만 후보는 김진열 후보의 해당행위(害黨行爲)를 주장하며 경선 배제를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아 탈당했다.
의성군수 선거는 국민의힘 이영훈 후보와 재선의 김주수 후보가 한판 승부를 벌인다. 국민의힘은 김주수 후보를 포함한 4자 경선 방침을 발표했지만 법원이 최유철 후보가 낸 ‘김주수 군수를 경선에서 제외해달라’는 취지의 가처분신청을 인용하면서 김 후보는 경선에 참여하지 않고 무소속으로 선회했다.
지난 선거에서 무소속 바람을 일으켰던 영천시장 선거는 이번에도 무소속 최기문 후보에 국민의힘 박영환 후보가 도전장을 던졌다.
더불어민주당의 ‘4년 전 돌풍’ 재연 여부도 관심사다. 당시 민주당은 대구·경북에서 구미시장을 비롯해 14명의 광역의원을 당선시키며 보수 일색이던 정치 지형에 새바람을 일으켰다.
민주당은 대구시장, 경북도지사, 구미, 칠곡, 달성군 등에서 집권여당인 국민의힘과 맞붙는다.
대구시장 선거에는 서재헌 후보가, 경북도지사 선거에는 임미애 후보가 보수정당의 독주를 막겠다며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국민의힘에서는 대구시장에 홍준표 후보를, 경북도지사에 이철우 후보를 일찌감치 낙점했다.
구미시장 선거는 '현직' 장세용 후보가 버티며 탈환을 노리는 국민의힘 김장호 후보와 피할 수 없는 한판 대결을 예고했다.
수성구청장 선거는 지난 선거 돌풍의 주역인 민주당 강민구 후보가 국민의힘 김대권 후보에게 도전장을 던졌다.
달성군수 선거는 전유진 후보가 국민의힘 최재훈 후보와 무소속 단일화를 이끈 전재경 후보와 3자 대결을 벌인다.
칠곡군수 선거는 민주당 장세호 후보가 국민의힘 김재옥 후보, 무소속 김창규 후보와 치열한 승부를 예고했다.
정당이 없는 교육감 후보들도 저마다 ‘인물론’을 앞세우며 표심 잡기에 나섰다. 대구·경북교육감 선거는 중도·보수 연대에 참여한 강은희(대구) 후보와 임종식(경북) 후보가 재선에 도전한다. 여기에 대구교육감에 엄창옥 후보가, 경북교육감에 임준희·마숙자 후보가 도전장을 내밀었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특정정당(국민의힘)으로의 쏠림현상이 심화되면서 무투표 당선자가 무더기로 나오는 등 경쟁구도가 약화된 점은 아쉬운 대목”이라면서도 “일부 지역에서 무소속과 민주당의 강세가 이어지고 있어 결과에 따라 지역 정치의 해묵은 숙제인 정당 중심이 아닌 인물 위주의 실현 가능성도 엿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대구·경북=최재용 기자 gd7@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