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태용 김해시장, '지게 짐이 무거우면 일어설 수가 없다' [칼럼]

홍태용 김해시장, '지게 짐이 무거우면 일어설 수가 없다' [칼럼]

성공한 시장 되려면 가칭 '김해공공의료원 유치'와 '트램 설치' 공약부터 우선 추진해야

기사승인 2022-07-19 15:00:33


지게 짐은 지고 일어설 수 있을 만큼이 가장 알맞다. 짐이 무거우면 일어설 수가 없다. 지고 일어설 수 있는 짐의 무게는 사람마다 다르다. 이는 세상사 삶에서도 그대로 적용된다. 뜬금없이 '지게의 짐' 논리를 꺼낸 데는 선출직 단체장들의 공약 이행과 무관하지 않기 때문이다.  

선출직들은 선거 전에는 화려한 공약(公約)들을 남발한다. 그러다 당선 이후는 예산이나 민원 등의 문제에 부닥치면 곧바로 흐지부지 빈 공약(空約)으로 돌린다. 유권자 표심을 의식해 이행하기에 너무 무거운 공약들을 내놓은 것도 한 요인이다.

허성곤 전 김해시장도 임기 내 공약을 이행하느라 바쁜 행보를 이어갔으나 못다 이뤘다. 이런 현상은 지자체 대다수 단체장들도 마찬가지다. 나는 이 지점에서 홍태용 시장이 성공한 시장이 되고자 한다면 그의 공약 이행과 관련해 한가지 제언을 하고자 한다.

모름지기 단체장이 시민을 위해 공약을 이행한다면 시민 모두가 골고루 수혜를 입는 공약부터 우선 추진해야 한다. 지역주민 모두가 혜택을 입는 공약이라면 그만한 가치도 있지만 퇴임 후에도 후대에 길이길이 치적으로 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홍 시장은 가칭 '김해공공의료원 유치'와 '친환경 트램 설치' '400만평 동북아 물류스마트단지 조성' '김해청년 스태이션 G 조성' 등 4대 핵심공약을 제시했다. 그가 임기 내 이 공약들을 모두 이행할 수 있다면 무슨 말이 필요하겠는가.

문제는 4대 핵심 공약을 이행하는데 여러 사정으로 차질이 불가피하다면 최소한 '김해 공공의료원 유치'와 '트램 설치' 건은 야심 차게 추진할 필요가 있다. 이 두 공약은 56만 김해시민이나 김해 양산 밀양 등 동부 경남 지역민들까지 골고루 혜택을 누릴 수 있는 공약사업이기 때문이다. 더불어 4년 이후 홍 시장의 치적사업으로도 충분한 가치가 있다. 여기다 김해시민 모두가 만족하는 그야말로 '시민 체감형의 대표 공약사업'이다. 

선출직 단체장이라면 누구든 성공한 시장으로 남고 싶어한다. 홍 시장의 성공한 시장 조건도 이 두 공약 추진에서 출발한다. 정녕 여건이 안된다면 그가 임기내 '주춧돌'이라도 놓아야 한다. 이 두 공약 사안 추진을 꼽은 데는 나이가 들면 몸 아프지 않은 사람 없고 사람이 어디로 나서고자 한다면 대중교통 이용하지 않는 사람은 없기 때문이다. 몸 아픈 사람에게는 저비용 고효율 병원이 있으면 좋고 시민들은 사통팔달의 편리한 대중교통망이 거미줄처럼 얽혀 있으면 금상첨화다.

같은 공약사업이라도 시민들이 몸소 느끼는 이른바 '체감형 공약사업'부터 우선으로 추진해야 하는 이유다.
나는 김해시장 선거기간인 지난 6월 말쯤 김해에서 택시를 탈 일이 있었다. 택시를 타고 창원으로 가던 중 당시 최대 관심 사안이었던 허성곤 후보와 홍태용 후보 중 누가 시장 당선 가능성이 큰지 택시기사에게 물었다.

대답은 큰 산 메아리처럼 주저 없이 되돌아왔다. 허 시장은 전국체전 유치를 빼고 나면 김해시민을 위해 한 일이 뭐가 있느냐는 것이다. 택시 운전자로서는 허 전 시장이 이른바 '시민체감형 사업'들을 추진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나는 허 전 시장이 시장 재임 동안 누구보다 시민을 위해 일을 많이 한 시장으로 평가한다. 허 전 시장이 김해시민이나 김해시 위상을 위해 나름 일을 하고도 제대로 인정을 받지 못한 데는 한의사로 치면 진맥을 잘못 짚었기 때문이다.

정녕 환자의 '아픈 부위(시민 체감형 사업)'는 놔두고 '다른 부위(체감도가 낮은 사업)'에만 '뜸과 침'을 땀 흘러 놓은 셈이다. 홍 시장은 이를 반문교사로 삼을 필요가 있다. 그의 4년 임기도 짧다면 매우 짧은 기간이다.

세상사 일이 그렇듯이 큰 일에는 반드시 넘어야 할 장애물들이 생기기 마련이다. 그만큼 호락호락하지 않다는 것이다. 그의 임기 중 공약이행 과정에서 문제가 생긴다면 그건 그에게 짐이 너무 무거운 공약을 내 놓은 탓이다. 지게 짐은 무겁지 않아야 지고 일어서기가 쉬운 법이다. 홍 시장이 임기 내 최소 이 두 공약사업만 이행해도 성공한 시장으로 남게 될 것이다.

김해=박석곤 기자 p2352@kukinews.com
박석곤 기자
p2352@kukinews.com
박석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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