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예수병원(원장 신충식)이 병원 내 간부급 직원과 전북도청 고위급 직원 부인의 진료비 정산 과정에서 과다한 할인 혜택을 제공했다는 ‘특혜의혹’이 불거졌다.
예수병원노동조합은 대자보를 통해 행정국장 진료비 중복혜택, 전북도청 직원 부인의 진료비 감액 처리를 문제 삼고 나섰다.
노조에 따르면 병원 A행정국장은 지난 4월 병원 진료를 받고, 정산 과정에서 총 진료금 563만원여원 중 건강보험공단 부담금을 제외한 310만여원 중 직원 50% 감액 혜택으로 145만여원만 진료비로 부담했다.
또한 A행정국장은 진료비 직원 감액 혜택에 더해 사회사업과 의료구제비 기금, 원목실 기금 등으로 60만원을 지원받아 특혜의혹의 단초가 됐다.
행정국장이 지원받은 사회사업과 의료구제비기금은 병원 직원들 월급에서 선교비로 매월 1%씩 공제, 이중 일부를 사회사업과 ‘의료구제비’로 경제적으로 어려운 환자들을 위해 쓰이고 있다. 원목실 기금은 병원에 입원한 환자와 가족들이 예배실에서 쾌유를 바라는 기도로 바치는 소중한 헌금으로 조성된다.
노조 관계자는 “병원 간부급 직원이 경제적으로 어려운 환자들에게 지원되는 ‘의료구제비’로 진료비 지원 혜택을 받은 것도 놀라운데, 환자와 가족들이 병고에 기도로 바치는 헌금으로 주성된 원목실 기금까지 지원받은 데 대해 경악했다”면서, 병원 측의 간부급 직원에 대한 과도한 특혜 제공을 비판했다.
노조는 또 “전북도 고위급 직원 부인도 과도한 진료비 할인 혜택을 받아 병원 측과 유착 관계를 의심할 수밖에 없는 정황이 포착됐다”고 주장했다.
노조에 따르면 전북도 고위급 직원 부인은 지난 22일 진료를 받고, 본인부담 진료비 113만원 중 72만원 감액 혜택을 받아 40만원만 지불한 것으로 확인됐다.
노조 관계자는 “원무과장이 담당직원에게 지시해 ‘도청 사모님’이라며 감액 처리를 지시해 과도한 혜택을 줬다”며“병원 측에서는 일반 자선금 명목으로 72만원을 감액 처리했다는데, 도청 사모님이 자선금을 지원할 정도로 경제적으로 어려운 형편인지 되묻고 싶다”고 성토했다.
이와 관련 예수병원 사회사업과 관계자는 “A행정국장에 대한 의료구제비 지원 관련한 부분에 대해서는 뭐라고 말을 할 수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원목실 관계자는“목사님 지시로 원목기금 30만원을 A행정국장 퇴원진료비 감면 명목으로 전산에 메모를 넣었고, 원무과에서 감액 처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최전식 원무과장은 “행정국장에게 의료구제비와 원목실 기금 등을 지원한 것은 사실이다”면서도 “50% 진료비 감액 혜택만 해도 감사하고, 암에 걸린 병원 직원들에게 지급하고 보통 직원들은 혜택을 받지 않는데 이번 경우는 본인이 요구를 했는지, 사회사업과에서 스스로 했는지는 잘 모르겠다. 법적으로 문제는 없고 도덕적으로는 본인이 판단할 일이다”고 해명했다.
또한 그는 “전북도 고위급 직원 부인에 대한 진료비 감액은 사실이지만 본인이 요구한 것은 아니다”면서 “진료비를 감액해주고 안 해주고는 병원 재량이고 예우감액이라는 부분이 있는데 아주 오래전부터 이어진 관행이고 병원이 필요에 의해서 판단해 할 수도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북도 고위급 직원은 “아내가 실비 보험이 들어있어서 보험회사에서 실비를 돌려받을 것인데 제가 돈 몇 만원 감액을 받으려했겠냐”면서 “전혀 모르고 있었고 몇 일전 예수병원 관계자에게서 ‘사회공헌 부분으로 진료비 감액을 해줬고, 미리 얘기를 못해서 죄송하다’는 전화를 받아 알게 됐다. 참으로 난감하다”고 억울한 심경을 토로했다.
전주=김영재 기자 jump022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