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 적체로 인해 고위직 인사규모가 워낙 소폭이어서 ‘대체로 무난한 인사’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영암출신들이 약진했다’는 뒷말과 함께 사무관 전보 과정에서 일부 잡음도 있었다. 이번 인사에 대해 고정언 아시아뉴스통신 기자와 김두헌 호남교육신문 기자, 신영삼 쿠키뉴스 기자가 모여 대담을 나눴다. [편집자 주]
▲김두헌 기자=박상길 총무과 인사팀장이 한 장 밖에 없는 서기관 승진티켓을 잡는데 성공했습니다. 중등교육과에서 임용팀장으로 근무하다 김대중 교육감 취임 이후 단행된 7월 15일자 인사에서 총무과 인사팀장으로 자리를 옮겼으니 5개월 15일만에 승진한 셈입니다. 고흥교육지원청 행정지원과장으로 근무하다 지난 2020년 1월 1일자로 당시 교원인사과로 전보됐는데 본청 전입 3년만에 서기관으로 승진했습니다.
전임 교육감 시절 결정적인 순간에 승진이 좌절되곤 했는데 축하드립니다. 2015년 1월 1일자로 승진했던 사무관 동기 중에서는 정미라 광양평생교육관장에 이어 두 번째로 서기관으로 승진했습니다.
▲고정언 기자=본청에 자리가 없어 중앙교육연수원 파견을 다녀 온 선승헌 서기관이 또다시 순천대로 파견을 떠났습니다. 이정도 서기관도 국제교육원에 짐을 풀었습니다. 보직을 받기가 하늘에 별 따기다 보니 중앙교육연수원 고급관리자과정 파견을 꺼린다고 합니다.
2021년 7월 1일자로 승진한 이정래 서기관과 이번 인사에서 승진한 박상길 서기관이 연수를 떠났습니다. 1965년생이 공로연수에 들어가는 2025년 7월 1일까지 이같은 공로연수 기피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내년 3월 1일자로 단행될 조직개편 과정에서 서기관 자리가 3자리 정도 생기면 추가 승진요인이 발생해 숨통이 트일 것으로 기대됩니다. 사무관 파견자도 사정은 여의치않습니다.
전임 교육감 시절에는 교육부에 파견됐다 복직하는 사무관은 인재양성 차원에서 젊은 사무관을 파견하기 위해 복귀 시에 본청에 보직하는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부여했죠. 이번에 비서관으로 발탁된 김윤석, 여수 재정지원과장으로 보직 받은 김성주 사무관이 교육부에 1년 파견 후에 치열한 본청 전입 경쟁 없이 입성한 케이스죠. 하지만 교육부 지방교육재정과에 1년 파견됐다 복귀하는 차봉근 사무관은 본청에 전입하지 못하고 나주공공도서관 한직으로 복귀했습니다. 인재양성의 측면에서 지속성이 단절된 점은 아쉬운 대목이라고 봅니다.
▲신영삼 기자=행‧재정지원과장과 센터장 등 사무관 전보과정에서 일부 잡음이 있었습니다. 2020년 1월 1일자로 사무관으로 승진한 김영삼 교육감실 비서관과 김성주 체육건강과 보건교육팀장이 각각 신안교육청 행정지원과장과 여수교육청 재정지원과장으로 발령받았습니다.
두 명 모두 출중한 능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긴 합니다만 빨리 간다고 멀리가는 가는 것은 아닙니다. 특히 여수 출신인 김성주 사무관의 경우, 여수에서 오랫동안 터줏대감으로 맹활약하고 있는 전직 관료가 강력하게 추천했다는 설이 파다합니다. 1973년생으로 22개 지역교육지원청 과장 중 최연소 과장으로 이름을 올린 김 과장은 공무원으로서의자세를 반듯하게 잡고 있어야 합니다. 자신을 추천했던 지역 토호세력과 부화뇌동(附和雷同)해 흔들리다가는 선배 공무원들처럼 낭패를 볼 수 있습니다. 명심하시길 바랍니다.
▲김두헌 기자=항간에 파다하게 전파된 사실 한 가지도 짚고 넘어가야 합니다. 박영수 행정국장이 영암 출신이어서 그런지 몰라도 이번 인사에서 유난히 영암 출신이 약진했습니다. 김영권 영광교육지원청 행정과장, 백수호 영암교육지원청 학교지원센터장, 정순길 전남도의회 입법정책전문위원이 영암 출신입니다. 또 인사권자의 요청에 따라 행정지원과장 전보가 좌절된 김윤석 교육감실 비서관까지 합하면 상당한 숫자입니다.
물론 과거에도 장성출신, 고흥출신, 해남출신, 강진출신, 화순출신이니 하며 인사를 책임지는 고위직들의 출신지역에 따라 특정시기에 해당 지역 출신 공무원들이 약진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같은 인사 기조가 지속되면 직원들이 부모님, 남편, 아내의 고향이 영암이라고 호적을 속여 급기야 고향이 3∼4곳인 경우도 발생될 수 있으니 유의해야 합니다.
대안으로 김완 청계북초 교장 선생님이 강조한 ‘학연 혈연 지연보다 제4의 인맥, 근연(勤緣)’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김 교장선생님은 근무 인연을 ‘그 사람이 새롭게 주어진 업무에 대해 어떤 인지적 능력을 갖추고 있는지, 어떤 마음으로 그 일을 대할 것인지, 어느 정도 능숙하게 그 일을 처리할 것인지 가늠하는 일’이라고 정의를 내렸습니다.
특히 독일의 철학자 니체를 인용하며‘사람의 가치는 타인과의 관계로서만 측정될 수 있다’며, 학연‧혈연‧지연보다 함께 ‘근무한 인연’의 중요성을 되풀이 강조했습니다. 아부를 잘해 심기를 경호하고 술집이나 맛있는 식당을 잘 아는 직원, 입안의 혀 같은 부하직원은 동생이나 사촌간이라도 정중하게 결별해야 합니다.
▲신영삼 기자= 본청 홍보담당관 공보팀장으로 전보된 김선복 보성교육지원청 학교지원센터장의 경우 본청 근무경험이 없어 본청 전입을 희망했다고 합니다. 능력과 자질, 인품이 훌륭하다고 함께 근무해온 전희 보성교육장님이 귀뜸했습니다. 서기관 승진을 위해 20여명에 달하는 행‧재정과장 출신들이 본청 팀장으로 앉아 있다 보니 신규 사무관들의 전입이 그야말로 하늘의 별 따기입니다. 조직의 활력이 떨어진다는 소리도 들립니다.
특히 지난 교육감 선거에서 김대중 교육감 당선에 혁혁한 공을 세웠다며 큰소리치면서 후배들에게 전화 걸어 인사나 사업청탁을 하는 선배들, 이제 제발 그만들 하시죠. 잠자코 계시는 것이 김대중 교육감과 후배들을 도와주는 길입니다. 그런 선배들을 찾아가 인사청탁을 하는 현직 공무원들도 반성해야 합니다.
▲고정언 기자=이제 칭찬 모드로 돌입해보죠. 우선 1년 6개월동안 홍보담당관실에서 근무했던 마창우 사무관이 본청 전입 동기들을 제치고 목포교육지원청 행정지원과장으로 발령을 받았습니다. 까다롭고 개성이 무척 강한 기자님들 상대하느라 고생 많으셨습니다.
사실 홍보담당관실도 기피 부서이긴 하지만 치열한 전쟁터 같은 곳에서 하루하루 수련을 쌓다보면 사무관 승진, 서기관 승진은 물론이요 그동안 배출한 행정국장들은 또 얼마나 많습니까? 또 2년 동안 전남도의회 교육전문위원실에서 근무하다 순천교육지원청 행정지원과장으로 임명된 이대근 사무관도 축하드립니다.
여수로 가고 싶다고 하시더니 연료가 부족했는지 순천에서 정차하고 말았네요. ‘토끼같이 예쁜 딸’과 함께 따순밥 드시라는 신령님의 명이라고 생각하십시오. 또 고향앞으로 전보된 신임 김진곤 강진교육지원청 행정지원과장과 임미숙 진도교육지원청 행정과장님도 축하드립니다.
▲김두헌 기자=이번 인사에서 김영권 영암교육지원청 센터장과 김선복 보성교육지원청 센터장이 근 3년만에 희망지로 발령을 받았습니다. 2년 10개월 전 초창기 직위공모를 통해 센터장으로 임명돼 고생을 많이 했다고 합니다. 김영권 사무관은 지역교육청 과장을 희망했고 김선복 사무관은 본청 전입을 희망했다고 합니다. 김선희 담양교육지원청 행정지원과장과 오병환 본청 안전복지과 중대재해관리팀장도 센터장 출신입니다.
이처럼 센터장 출신들이 행‧재정지원과장으로도 가고 서기관으로도 승진하면 인사이동 루트가 다양해지면서 주로 민원을 담당해 기피했던
직위의 경쟁률이 높아지는 선순환 구조로 전환될 수 있다고 봅니다. 그래서인지 센터장 보직을 두고 사무관들의 경합이 치열해졌다는 뒷말이 무성합니다.
하지만 이번 인사는 이전 인사와 달리 직위공모가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경합이 되는 보직에는 인사기준이 필요합니다. 공모방식이 아니더라도 다양한 검증은 필요하다고 봅니다. 이제 한 줄 평과 함께 인사평점을 매기는 것을 끝으로 대담을 마무리하죠. 올 한 해 수고 많으셨습니다. 독자 여러분들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김두헌 기자=‘5급 이하 6∼7급 인사 문제 발생 소지 있어’ B+
▲고정언 기자=‘이제 김대중호 인사에 질서가 잡혀가나’ A
▲신영삼 기자=‘별다른 모험 없는 대체로 평이한 무난한 인사’ B
무안=신영삼 기자 news032@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