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태용 김해시장 표 '행정공직책임제', 지자체 '롤모델' 될 수 있다 [칼럼]

홍태용 김해시장 표 '행정공직책임제', 지자체 '롤모델' 될 수 있다 [칼럼]

일명 '행정공직책임제' 는 시민이 맡긴 '보검(시장 권한 행사)'을 적재적소에 활용할 때 성공
공조직 변화를 외부의 수동적 '개혁'이 아닌 공무원 스스로 능동적인 '혁신'으로 이끌어 내
행정전문가인 공직자의 전문성을 발휘하도록 유도해 시민과 약속한 '시정 성과물' 창출 기대 

기사승인 2023-01-30 17:35:00

입과 말로만 일하는 공직시대는 지났다. 대신 성과를 중시하는 '공직 성과물 시대'가 도래했다. 

'의사' 출신 홍태용 시장이 이끄는 김해시가 시정 성과물을 '시정의 핵'으로 삼는 이른바 '공직 성과물 창출시대'를 맞았다. 시장 취임 7개월을 넘긴 홍 시장은 "올해부터는 시민과 약속한 사업에 성과나 성과물을 내 놓을 때가 됐다"며 공직자들에게 '공직 성과물'을 주문하고 있다. 

이런 주문은 그가 올 초에 시 공직자들에게 밝힌 신년 인사말에서 이미 예고했다. 그는 신년인사에서 "행정은 공직자들에게 맡기고 시장은 시민과의 소통을 강화하는 데 시간을 더 할애하겠다"고 강조했다. 

행정 내치(內治)는 공직자들이, 외치(外治)는 시장이 맡겠다는 일종의 '역할분담'을 강조한 셈이다. 시장이 집무실에만 앉아 실무자처럼 일일이 업무를 챙기기보다는 김해 발전과 시민 행복을 위해 더 큰 시정을 펼치겠다는 것이다.

행정은 행정전문가인 공직자들이 책임지고 일하는 이른바 '행정공직책임제'를 시정에 도입하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이 '행정공직책임제'가 성공하면 공직자들은 행정전문가로서 전문성을 발휘할 수 있다. 단체장은 '조직장악'에 '공직 성과물'까지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셈이다.

홍 시장이 '행정공직책임제'라는 '개인 화기'를 꺼내 공직 내 변화를 이끌어내는 '혁신 시장'이 되고자 하는 듯하다. '혁신'은 외부세력에 의한 수동적 변화가 아닌 공조직 스스로 능동적 변화를 이끌어 낸다는 점에서 '개혁'과 차별화된다. 홍태용 표 '행정공직책임제'가 제대로 정착한다면 지자체의 새로운 '공직 롤모델'이 될 수 있다.
   
'홍태용 시장=혁신 시장'의 등식은 어쩌면 그의 '시대적 운명'일 수도 있다. 나는 민선 5기 김종간 시장은 '책 읽는 도시' 시장으로서 시민들의 의식 수준을 향상하는 데 이바지했다고 진단한다.

민선 6기 김맹곤 시장은 빚더미에 앉은 시 재정을 안정화하고자 시 채무를 갚는데 올인한 '부채 탕감 시장'이다. 민선 7기 허성곤 시장은 공직 사회에 일하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일하는 시장'에 올인했다.

민선 8기 홍태용 시장은 '혁신 시장'을 자처하고 있다. 그의 '공직 성과물' 주문도 이런 김해시정의 시대적 흐름과 결코 무관하지 않다.   

관건은 그가 공직자들에게 공직 성과물을 기대하려면 시민이 맡긴 소중한 '보검(시장 권한 행사)'을 적재적소에 잘 활용해야 한다. 그는 한 손에는 '공직 성과물'을 또 다른 한 손에는 '시민 간 소통'이란 두 고삐를 붙잡고 있다. 

'공직 성과물'과 '시민 간 소통'의 성공도 결국 '시민 보검'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달렸다. '시민 보검'의 사용법은 '신상필벌'을 원칙으로 삼아야 한다. 

공조직에 '성과 문화'를 정착하려면 공직자를 위한 사기진작책을 도입해야 한다. 유능한 인재를 발탁해 승진하는 인사제도도 고착할 필요가 있다. 주무국(局)과 주무과(課) 주무계(係)팀장 자리에 있어야 승진 때 유리하다는 낡은 '관행'도 손질해야 한다. 직원들 간 수평적 인사에서도 온갖 '빽과 '뒷줄'을 동원하는 부작용을 낳고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 격무부서나 한직 부서에 있더라도 훌륭한 공직 성과물을 만들어 낸다면 이에 상응하는 대가를 제공하는 공직문화도 정착할 필요가 있다.

이는 공직자들이 일에 치중하는 시간보다는 '뒷줄' 잡기에 더 열정을 쏟는 폐단을 제도적으로 막는 방안이다. 인간사 삶에는 노력 없는 대가도 없지만 아무런 대가도 없는데 머리를 싸잡아 매고 노력하는 바보도 없다.

홍 시장은 '용장(勇將)과 지장(智將) 덕장(德將)' 중 '지장과 덕장' 에 더 가까운 인물이다. '지장과 덕장'의 시장도 결국 시민이 준 '권한 행사'란 '무기'를 제대로 활용할 때 성공할 수 있다. 

용(龍)도 '힘'을 상징하는 '여의주'를 입에 물고 있어도 조화를 부리려면 '물'이 있어야 한다.

세상은 과거와 달리 개인의 미래를 보장하는 담보가 '가족'에서 연금을 지급하는 '정부'로 옮겨가고 있다. 김해 시정의 미래도 시민을 우선한다면 이와 별반 다르지 않다.

김해=박석곤 기자 p2352@kukinews.com
박석곤 기자
p2352@kukinews.com
박석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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