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농협, 광고업 진출 검토...“사업 다각화 차원”

[단독] 농협, 광고업 진출 검토...“사업 다각화 차원”

중소 종합 광고대행사 인수 검토
문어발 사업 확장, 일감 몰아주기 지적도

기사승인 2023-02-08 06:00:20
농협중앙회 본사.   농협 제공

농협이 중소 광고대행업체 인수를 통한 광고업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 수백억원 규모의 범농협 광고물량을 바탕으로 기본적인 시장 경쟁력 확보가 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다만 농민·농촌 지원이라는 핵심업무에서 벗어난 농협의 문어발식 확장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8일 복수의 농협 관계자에 따르면 농협중앙회는 자회사인 농협네트웍스를 통해 광고대행업체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 농협네트웍스는 앞서 NH개발에서 상호를 변경한 농협의 자회사로 여행업부터 건설업, 시설관리용역업 등 다양한 영역의 사업을 영위하는 회사다.

농협 안팎에서는 현재 유력 인수 대상 업체로 A 광고대행업체가 거론된다. A 업체는 직원 수가 20~30여명에 불과하지만, 업력이 30년이 넘어가는 매출액 100억원대 업체이다. 그동안 농협중앙회는 물론 농협은행, 농협손해보험, NH투자증권 등 금융계열사와 농협목우촌, 또래오래 등 비금융 계열사 광고를 맡아왔다.

농협에 정통한 관계자는 “범농협 광고물량을 기반으로 광고대행업 진출을 검토해 오던 중 최근 검토를 마치고 기존에 농협 광고를 대행해왔던 업체를 농협네트웍스가 인수하는 방식으로 구체적인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범농협의 한 해 광고비가 수백억원에 달하는 만큼 농협의 광고업 진출시 이른 시간 안에 안정적인 경영상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반면 농민·농촌 지원의 핵심업무에서 벗어난 사업영역 확장은 ‘문어발식 확장’이라는 비난과 함께 ‘일감 몰아주기’ 지적을 불러올 것으로 보인다.

농협의 문어발식 확장은 꾸준히 제기되어온 문제다. 앞서 농협은 최원병 농협중앙회장 시절 상시 농산물 수송체계가 필요하다는 입장에서 택배업 진출을 추진했다. 당시 정치권에서는 농협의 비핵심 분야인 택배업 진출을 두고 반대 의견이 쏟아졌다. 그럼에도 농협은 택배업 진출을 강행했고 현재 농협의 사업영역은 편의점까지 확대됐다.

일감몰아주기도 우려의 대상이다. 벌써 광고업계에서는 농협의 광고업 진출에 대한 우려 섞인 반응이 나온다. 광고업계 관계자는 “농협은 그동안 여타 대기업과는 달리 자체물량이 없는 중소광고회사에 경쟁 비딩(가격제시)을 통한 공정한 비즈니스 기회를 제공해 왔다”며 “농협이 광고업에 진출할 경우 최근 경영상황이 어려워진 중소광고업계는 큰 충격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농협 측은 이러한 우려에 일단 확정된 바가 없다는 입장이다. 농협 관계자는 “지난해 말부터 농협네트웍스의 사업다각화 차원에서 검토하고 있는 방안중 하나”라며 “아직 확정된 바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검토중인 사안인 만큼 여러 우려에 대해 입장을 밝히기 어렵다”고 밝혔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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