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치과의사협회가 국립치의학연구원 충남 설립에 힘을 보탰다.
충남도는 16일 도청 5층 상황실에서 대한치과의사협회와 국립치의학연구원 설립 추진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국립치의학연구원 설립은 도의 민선8기 공약이면서 윤석열 대통령의 충남지역 정책과제 중 하나로, 도는 천안아산 KTX역세권 연구·개발(R&D) 집적지구에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도와 대한치과의사협회는 이번 협약으로 국립치의학연구원 충남 설립을 함께 추진하는 한편 치의학 연구 활성화와 치과 의료산업 발전을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
이날 협약식에 앞서 두 기관이 서로 뼈있는 말들이 오가 주목을 받았다.
충남 유치에 사력을 다하고 있는 김태흠 지사가 먼저 “이제야 제대로 찾아왔다”고 직격한뒤 “그동안 치과의사회가 부산, 대구, 광주 등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업무협약을 맺어 불쾌했었다”고 그동안의 불편했던 심기를 드러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도 부산, 광주 가서 치의학연구원 얘기하지 않았다. 충남에 설립하겠다고 약속했다"며 “국민에 대한 공약은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고 포문을 열었다.
김 지사는 “그런 의미에서 치과의사협회가 이제야 제대로 찾아온 것”이라며 “공약을 공모로 몰아가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이에 박태근 치과의사회장은 “지난해 11월 충남을 방문하려다 늦어졌다. 김 지사에게 꾸중 들을 각오를 하고 왔다”고 운을 뗀뒤 “치의약연구원 설립에 힘을 써 주셔서 반갑고 감사하다”고 입을 뗐다.
그러면서 “'의료인 면허취소법'이라 불리는 의료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지 못해 속을 태우고 있었는데 이제 김 지사 도와주면 급물살을 타지 않을까 기대된다“며 지원을 요청했다.
의료법개정안과 관련해 삭발까지 하고 내달 7일 치러지는 협회장 선거에 재출마한 박 회장으로선 정치적 무게감이 남다른 김 지사의 도움이 필요했을 것이란 분석이다.
치의학연구원이 충남 공주시를 염두에 두었다는 발언도 주목을 받았다.
협약식에 함께 한 신은섭 부회장은 ”치의학연구원 설립은 지난 대선때 내가 윤석열 캠프에 참여해 충남을 염두에 두고 제안했던 것“이라고 밝히고 ”사실 천안보다는 공주를 생각했는데 지사도 천안을 고집하지 말고 마음을 열어 달라“고 요청했다.
반면 함께 자리한 이창주 치무이사는 ”나는 충남회장이다. 천안에 설립되었면 한다“고 말해 장내 폭소가 터졌다.
김 지사는 ”천안이건 공주건 같은 아픈 손가락이다. 치과의사회가 하나가 돼서 강하게 천안 설립을 요청해달라“며 ”충남도와 치과의사협회가 오늘 협약식을 통해 힘을 하나로 모으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전 세계 치의학 의료 서비스 시장은 2030년 6988억 달러로 예상되며, 국내 치과 의료 서비스 시장은 최근 5년 간 연평균 8.3%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정부의 치의학 분야 연구개발(R&D) 투자 규모는 2019년 기준 399억 원으로, 보건의료 R&D 총액의 2.1%에 불과한 상황이다.
게다가 국내에는 치의학 분야 산업 육성과 전문인력 양성 등 종합 전략 수립 및 정책 지원, 인프라 구축 등을 총괄할 연구기관도 없는게 도의 설명이다.
충남도가 설립 지역으로 내세운 천안 지역에는 단국대학교 치과대학 및 치과병원, 순천향대학병원 등이 위치해 있고, 치의학 연구개발 인프라 및 줄기세포 조직 재생 분야 글로벌 연구인력을 보유하고 있다.
협약식후 김태흠 지사는 “인구 고령화와 구강질환 증가로 치과 의료 수요와 의료비 지출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체계적인 정책 지원이나 치과의료산업을 이끌어 갈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며 “최근 대통령께 국립치의학연구원은 국민과의 약속인 만큼, 공모 없이 바로 충남에 설립 추진돼야 한다고 말씀드렸다”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내포=홍석원 기자 001hong@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