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 축제 '선택과 집중' 지원·문화예술단체 육성 의지
충남도가 일본 지방자치단체와의 우호 협력과 교류를 강화해 12년만에 복원된 한일 셔틀외교를 뒷받침하고 대백제전·금산세계인삼축제 성공 개최를 위한 발판을 다졌다.
김태흠 지사는 6박 7일 동안 구마모토현, 오사카, 나라현, 시즈오카현, 도교 등을 차례로 방문하는 일본 출장 일정을 마무리하고 27일 오후 귀국했다.
김 지사는 이번 출장을 통해 우선 코로나19로 막혔던 지역외교를 정상궤도로 다시 올려놨다.
김 지사는 22일 가바시마 이쿠오 구마모토현지사 △23일 야마시타 마코토 나라현지사 △24일 가와카츠 헤이타 시즈오카현지사 등 일본 내 3개 교류 지방자치단체장을 만났다.
충남도지사와 일본 교류단체장이 직접 머리를 맞댄 것은 코로나19 이후 처음이다.
각 단체장을 만난 자리에서 김 지사는 양 지자체 간 그동안의 우정을 재확인하고, 상생 발전을 위한 교류·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김 지사는 이번 방문에서 또 대백제전과 금산세계인삼축제 등 도내 메가 이벤트에 대한 일본인 관광객 유치 활동을 중점적으로 펼쳤다.
교류단체 방문, 충남 관광 프로모션 등 현지 개최 행사에서 김 지사는 각 단체장을 비롯한 유력인사들에게 12년 만에 복원한 한일 셔틀외교를 뒷받침하기 위해선 대백제전 등을 통해 민간 문화 교류를 넓혀 나아가야 한다고 역설, 긍정적인 답변을 받아냈다.
가바시마 지사를 만난 자리에서 김 지사는 “한일 양국이 긴밀한 미래로 나아가기 위해선 일본이 더 적극적으로 화답해야 할 필요가 있다”라며 “그런 의미에서 대백제전에 일본 관광객이 오는 것은 그 출발이라고 생각한다. 충남과 구마모토현이 한일 미래 발전의 초석이 되길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야마시타 지사를 만나서는 “올해는 12년 만에 한일 셔틀외교가 복원된 뜻깊은 해”라며 “한일 관계 회복의 바탕에는 충남과 나라현의 흔들림 없고 지속적인 교류·협력이 쌓여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의 한일 관계 개선 결단에 대해 일부에서 비판을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의 결정은 한일의 미래를 향해, 진정한 이웃이 되기 위한 것”이라며 “그런 측면에서 올해 대백제전을 계기로 나라현과 충남도가 지금보다 더 많은 인적·문화적 교류를 하는 것이 양국 정상의 결정을 돕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가와카츠 지사에게는 셔틀외교 복원을 거론하며 “윤 대통령의 결단에 대한 우려와 비판을 불식시키는 데 가와카츠 지사와 앞장서겠다”라며, 대백제전과 환황해 포럼 초청장을 전달했다.
각 단체장들은 김 지사의 초대에 참가 의사를 피력, 행사 전망을 밝게 했다.
가바시마 지사는 “구마모토와 충남도의 우정은 40년간 흔들리지 않았다”라며 “10월 구마모토 방문단을 이끌고 충남을 방문할 예정이다. 대백제전 참가를 즐겁게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야마시타 지사는 접견 자리에서 “취임 2주차이어서 약속하지 못하지만,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으나, 만찬 자리에서 김 지사의 요청을 재차 받고 참가하겠다는 답변을 했다.
가와카츠 지사는 양 도·현의 인연을 거론하며 “2018년 이후 충남을 찾은 적이 없지만, 김태흠 지사가 시즈오카현에 왔으니 충남에 방문하고 싶다”고 밝혔다.
연이은 행사에서 김 지사는 백제를 매개로 한 한일 관계, 백제문화 확산을 위해 마련한 대백제전과, 고려인삼을 알리기 위해 마련한 금산세계인삼축제 등을 현지 인사 등에게 소개했다.
세계충청향우회와 현지 한국 언론 특파원과의 간담회 자리에서도 김 지사는 대백제전·금산세계인삼축제 지원을 요청했다.
최첨단 자동차 기업을 통한 외자유치도 이번 일본 출장에서 거둔 성과다.
김 지사는 지난 25일 도쿄 뉴오타니 호텔에서 오바 노보루 긴잔카이 투자조합 오바 노보루 이사장, 윤영표 비토넷에이피 대표이사, 박경귀 아산시장과 투자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MOU에 따르면, 도내 기업인 비토넷에이피는 아산시 음봉면 일원 13만 5884㎡의 부지에 자동차용 비접촉 안전센싱 시스템 생산 공장을 건설한다. 5년 내에 오바 노보루 긴잔카이 투자조합으로부터 4000만 달러를 투자받아 이 공장 건설에 투입할 계획이다.
고향사랑기부제의 모델인 '고향납세제'에 대해서는 질문을 쏟아냈다.
김 지사는 지난 24일 시즈오카현 야이즈시청을 찾아 나카노 히로미치 시장에게 고향납세제 운영 현황 및 기부금 활용 사례를 듣고, 도내 고향사랑기부제 활성화 방안을 모색했다.
일본 고향납세제는 지자체 재정 확충과 주민 복리 증진 등을 위해 2008년 도입했다.
인구 13만 5000명인 야이즈시는 2014년 고향납세제를 도입, 일본 내에서 고향납세제를 가장 잘 활용하고 있는 도시로 꼽히고 있다.
이 도시는 9년간 369억 2750만 2253엔(3511억 7300여만 원)의 기부금을 모금해 어린이회관 건립 등 육아 지원, 주민 건강 증진 사업 등에 사용 중이다.
이번 방일 기간에는 또 홍성 광천에 위치한 K-POP고등학교와 서천군립전통무용단, 부여군충남국악단 등이 축제·관광 프로모션, 리셉션, 한일 문화공연 등에 참여해 K-문화의 우수성을 알리는 등 문화예술 교류도 활발하게 진행했다.
한편 김 지사는 귀국길 도쿄 공항 내에서 기자와 만나 “이번 대백제전과 금산세계인삼축제 홍보에서 드러난 문제점에 대해 각 단체장을 불러 개선 방향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자신이 직접 위원장을 맡아 느슨하고 효율이 없어보이는 행사는 걸러내는 등 축제 성공을 위해 강한 브라이드를 걸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그러면서 “150억 원의 큰 예산이 투입되는 대백제전이 자칫 ‘그들만의 리그’와 ‘돈잔치’로 끝나는 것을 두고보지 않겠다”고 밝혀 4달여 앞으로 다가온 대백제전이 새 판을 짜게 될지 두고볼 일이다.
특히 행사기간 전후로 일본인 관광객을 담당하는 여행업체가 1개 밖에 선정되지 않은 것에 의문을 표하며 “한 곳에서 독점하면 여러 가지 옵션들이 제대로 작동하겠냐”고 문제점을 꼬집었다.
앞서 도쿄의 한국문화원을 찾았을 땐 불편한 심경도 드러냈다.
김 지사는 문화원 로비에 설치된 대형 모니터에서 한국을 소개하는 영상들을 유심히 지켜보다 대백제전 홍보영상이 없는 것에 곧바로 관계자를 불러 “일본인 관광객을 유치한다면서 정작 일본인들이 많이 찾는 이곳에 대백제전 홍보 영상이 없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질책했었다.
이어 도내 15개 시군에 1개의 축제만 지원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김 지사는 “자치단체마다 각종 축제나 행사 지원을 요청하지만 거절하고 있다”며 “자치단체마다 1개의 축제만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선택과 집중을 통해 내실있는 행사를 육성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밖에 일본 문화예술 행사에서 보여준 활력과 창의적 공연을 선보인 부여 5악사와 서천군립전통무용단, 한국K-POP고등학교 학생들에 박수를 보내며, 도내 문화예술 단체를 적극 지원하고 육성하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이를 통해 코로나19로 침체된 지역 문화예술계에 활력을 불어넣을 심산이다.
일본 도쿄=홍석원 기자 001hong@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