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오후 4시 서울 중구 세종대로 일대에서는 일본 후쿠시마 핵 오염수 해양투기 규탄 대회가 개최됐다. 시민들과 함께 규탄 집회에 참석한 국회의원들의 얼굴에는 오염수 방류를 막지 못했다는 국민에 대한 미안함과 일본의 무도한 행태를 바로잡겠다는 강건한 의지를 함께 드러냈다.

이날 집회장에서 만난 의원들은 일본의 일방적인 해양투기에 대해서는 특히 분노했다. 오염수 해양투기가 미치는 피해가 엄청난 만큼 철저한 검증과 전면 재검토를 요구했지만, 이를 무시한 채 방류를 강행한 일본 정부의 태도가 괘씸하다는 것이다.

또 정부를 향한 거센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오염수 방류를 반대하는 국민 여론이 컸음에도 방류가 안전하다는 내용의 홍보 영상을 만든 정부가 과연 우리 국민의 정부가 맞느냐는 주장을 하면서 이번 집회가 변화의 계기가 될 것임을 확신했다.

윤준병 민주당 의원은 “윤석열 정부가 어처구니가 없는 태도와 결정을 하고 있으니 통탄할 일”이라며 “제1야당인 민주당이 직접 나서서 바로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집회를 시작으로 계속해 반대 목소리를 내어 정부와 여당을 압박하고, 개선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가야한다”고 부연했다.

집회 시작 직전 만난 조승래 민주당 의원은 쿠키뉴스에 “민주당이 오염수 방류 문제 해결을 위해 국회에서 현안질의를 비롯해 국정조사 합의까지는 했지만, 결국 일본의 오염수 방류를 저지하지 못했다는 점에서는 국민께 죄송하다”며 “이날 집회를 시작으로 반전의 계기를 만들어 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일본 오염수 방류 중단은 민주당의 힘만으로는 되는 게 아니다. 많은 국민이 오염수 방류 반대 목소리를 내어 주셔야 한다”며 “국민적 반대 여론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과 정부의 생각을 바꾸어 내고, 더 나아가 일본 정부의 태도도 변화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민주당에 대한 지지가 변화를 이끌 수 있다는 점을 밝혔다.

오염수가 향후 30년간 방류 예정인 만큼 이는 정쟁적 요소가 아닌 민생의 문제라는 점을 짚기도 했다. 

집회가 끝난 후 만난 황희 민주당 의원은 “오염수 방류를 멈출 때까지 민주당은 끊임없이 문제를 제기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일각에서는 오염수 문제를 정쟁으로 치부하던데 정치 영역을 넘어섰다. 이제 민생의 영역”이라며 “무엇보다 오염수가 계속 생성되기에 중단시키는 게 급선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집회 현장에는 민주당·정의당·진보당·기본소득당 등 야4당 소속 의원들이 대거 참석했다. 이재명 대표를 비롯한 야4당 대표 의원들은 오염수 방류를 강행한 일본 정부와 이를 방조한 윤석열 정부를 향해 강한 규탄을 쏟아냈다. 

이날 주최 측이 추산한 집회 참석 인원은 5만명에 달했다. 

황인성 기자 his1104@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