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한동훈표 특검법’ 받을까…당내에서도 의견 분분 

민주당, ‘한동훈표 특검법’ 받을까…당내에서도 의견 분분 

민주당 지도부 측 “한동훈 제안 특검법, 시간끌기용” 비판
정성호 “한동훈 제안 받아들여야”

기사승인 2024-06-26 06:00:17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모습. 쿠키뉴스 자료사진

국민의힘 당권주자인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채해병 순직사건과 관련해 국민의힘 주도의 특검법을 추진하자고 주장하면서 양당의 ‘채상병 특검법’ 추진 방향에 대한 논쟁이 확산되고 있다. 

26일 민주당에 따르면 당내에서도 채상병 특검법의 추진 방향에 대해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다. 민주당 지도부 측에서는 원안대로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한동훈표 특검법을 수용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민주당 한 원내 지도부는 25일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합리적인 의견이라면 받아들일 수 있지만 ‘시간끌기용’이라면 전혀 받아들일 수 없다”며 “특검법을 할거면 지금 있는 법을 가지고 하면 되고 진짜로 본인들이 특검법을 통과시킬 생각이 있다면 지금 있는 법을 본회의에서 처리할 때 수정안을 내면 된다”고 비판했다. 

박성준 원내수석부대표도 이날 KBS라디오에서 “한동훈 전 위원장은 구차한 조건 걸지 말고 지금 특검법에 동의하라”라며 “중립적이라는 이유로 대법원장에게 특검 추천권을 맡기자는 것은 안이한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한동훈표’ 특검법은 야권에서 특별검사를 추천하는 방식이 아닌 제3자인 대법원장에게 특검을 추천하자는 내용을 담고 있다. 

반면 한동훈표 특검법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입장도 있다. 여당에서 추진하는 특검법을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명분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정성호 민주당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에서 “여당 내 유력 당권주자가 이런 제안을 한 것은 매우 의미 있고 진일보한 것”이라며 “민주당이 받아들여도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당내에서 의견이 분분하지만 민주당은 채상병 특검법을 빠르게 추진해야 한다는 데는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박 원내수석은 7월 첫째 주 쯤에 특검법이 본회의에서 상정될 것이라며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해도 8월 재표결에선 통과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 의원도 특검법이 빠르게 통과돼야 하기 때문에 한동훈표 특검법을 수용하자는 생각이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특검법 추진 방향을 두고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한 전 위원장을 제외한 당권주자인 나경원, 윤상현 의원은 모두 특검법 자체를 반대하고 있지만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특검법을 여당이 주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에서 “이게 해결이 안 되면 오히려 계속 민주당에서 문제로 삼으면서 정부는 더 곤란한 지경으로 자꾸만 빠지게 될 것”이라며 “우리는 당당하게 채상병 특검에 대해서 우리가 앞서서 주도해 나가야 된다”라고 강조했다. 

채상병 특검법을 둘러싼 여야의 갈등이 격화되면서 향후 특검법 추진 방향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민주당은 자신들의 특검법 추진을 강력히 밀어붙이겠다는 입장이지만 한 전 위원장의 제안도 마냥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정치권내에서 특검법에 대한 찬성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여야 간 협상과 타협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이번 특검법 논쟁은 단순히 채상병 사건을 넘어 한국 정치의 중립성과 공정성을 시험하는 중요한 시금석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승은 기자 selee2312@kukinews.com
이승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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