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브란스병원 진료봉사단이 올해도 제주도를 찾았다.
세브란스병원은 지난달 30일 오전에 제주 표선면에서, 오후에는 성산읍 시흥리에서 총 210여명의 주민들을 대상으로 건강검진을 제공했다고 2일 밝혔다.
세브란스병원 진료봉사단은 올해로 30년째 제주를 찾아 주민 건강검진 등 진료 봉사를 이어오고 있다. 올해 봉사단은 단장인 홍그루 교수(심장내과)를 비롯해 의사, 치과의사, 간호사, 약사, 사회복지사 등 22명으로 구성됐다. 지난달 29일에는 NH농협생명과 함께 준비한 혈압계 200개를 우도면 주민들에게 전달했다.
세브란스병원의 제주 진료봉사의 시작은 1995년으로 거슬러 간다. 당시 지역 주민들이 장병철 세브란스병원 심장혈관외과 교수에게 의료적 도움을 요청한 것을 계기로 소규모 진료 봉사가 시작됐다. 이후 주민들의 높은 호응에 힘입어 1995년 서귀포시 표선면을 시작으로 1998년 제주시 우도면으로 그 대상을 확대했다. 이후 2009년 세브란스병원은 제주올레와의 인연으로 서귀포시 성산읍 시흥리(올레 1길) 및 우도면(올레 1-1길)과 1사 1마을 협약을 맺으면서 공식적인 건강검진 진료봉사를 포함한 여러 협력 활동을 진행했다. 2018년에는 서귀포시 표선면과 업무 협약을 맺었다.
세브란스병원은 상급병원에서 치료가 꼭 필요한 환자들에게 진료 편의를 제공하고, 경제적으로 어려움이 있는 경우 사회사업팀을 통해 치료비를 지원하는 등 지역 주민들에게 여러 도움을 주고 있다. 진료과목은 65세 이상 성인 환자가 대부분인 마을의 특성을 고려해 심장내과(외과), 재활, 소화기내과, 치과를 중심에 뒀다. 지역 의원에서 확인하기 어려운 질환을 살피기 위해 심장 초음파, 복부 초음파, 심전도 등 정밀 검사도 제공한다. 특히 우도는 보건지소 외에는 약국은 물론 의료기관이 전혀 없어 건강검진을 통해 질환을 조기에 발견해 치료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홍그루 단장은 “제주의 지역적 특성 등에 따라 고혈압, 당뇨가 동반된 환자들이 많은데, 이번 검진에서도 비후성심근염, 심장판막질환 등 위급한 질환자들이 여럿 발견됐다”며 “30년 간 이어온 진료봉사를 통해 지역 주민들의 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어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