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맨’ 조재호(NH농협카드⋅43)가 시즌 최강을 가리는 ‘월드챔피언십’에서 우승, 두 시즌 연속 정상을 밟았다.
17일 오후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한라체육관에서 열린 ‘SK렌터카 제주특별자치도 PBA 챔피언십 2024’ 준결승서 조재호는 다비드 사파타(스페인·블루원리조트)를 상대로 풀세트 접전 끝에 5:4(15:8, 7:15, 15:4, 14:15, 15:11, 10:15, 15:14, 0:15, 15:6)로 승리를 거두고 우승컵을 들었다.
이로써 조재호는 지난 시즌(22-23) 월드챔피언십 우승에 이어 이번 시즌도 왕좌를 지켜내며 PBA 최초로 2연속 월드챔피언십 우승에 올랐다. 동시에 우승 상금 2억원으로 이번 시즌 ‘제비스코 상금랭킹’ 종전 3위(1억1900만원)서 1위(3억1900만원)로 두 시즌 연속 랭킹 1위로 마감했다.
아울러 통산 5회 우승, 누적 상금도 8억2200만원으로 1위(프레드릭 쿠드롱, 8회 우승, 상금 9억9450만원)에도 바짝 다가섰다.
반면 첫 번째 20-21 월드챔피언십 정상에 오른 ‘초대 월드챔프’ 사파타는 21-22 월드챔피언십 준우승에 이어 두 시즌만에 다시 결승 무대에 올랐으나 우승 문턱서 아쉬움을 삼켰다.
한 경기 가장 높은 애버리지를 기록한 선수에게 주어지는 ‘웰뱅톱랭킹’(상금 400만원)은 16강서 황형범을 상대로 애버리지 3.750을 기록한 에디 레펀스(벨기에⋅SK렌터카)가 수상했다.
한 큐에 세트 모든 득점을 성공하는 선수에게 주어지는 ‘TS샴푸 퍼펙트큐’(상금 2000만원)는 조별리그서 응우옌꾸옥응우옌(베트남⋅하나카드)을 상대로 1세트 3이닝째 15점을 한 번에 득점한 다비드 마르티네스(스페인⋅크라운해태)가 수상했다.
결승전 답게 양 선수가 팽팽하게 맞붙었다. 조재호가 첫 세트를 따내면 사파타가 곧바로 한 세트를 추격하는 분위기가 풀세트까지 이어졌다. 첫 세트를 조재호가 10이닝만에 15:8로 따내자, 2세트를 사파타가 15:7(6이닝)로 맞불을 놨다. 3세트서 조재호가 6이닝만에 15:4, 4세트는 다시 사파타가 15:14(12이닝) 1점차로 경기를 원점으로 돌렸다.
세트를 거듭할수록 두 선수의 큐는 활발하게 움직였다. 5세트 13이닝서 조재호가 15:11로 다시 앞서가자 사파타가 6세트서 7이닝만에 15점을 채워 15:10으로 따냈다. 어느덧 세트스코어는 3:3, 시소 게임이 이어졌다.
7세트는 다시 한 번 조재호가 앞섰다. 사파타는 10이닝 12:11로 근소하게 앞선 공격 상황서 2득점 이후 시도한 비교적 쉬운 배치의 뒤돌리기를 놓치는 실수를 범했고, 이를 조재호가 4득점으로 연결하며 그대로 15:14 세트를 따냈다. 실수를 만회하려는 듯 사파타가 8세트 첫 이닝부터 퍼펙트큐를 달성했다. 사파타는 선공 조재호가 득점을 놓친틈을 타 15득점을 한번에 내며 15:0 기어코 승부를 9세트까지 끌고갔다.
승부의 9세트 초반. 사파타가 2득점으로 돌아선 데 반해 조재호가 6득점으로 초반 격차를 벌렸고, 이후 공타 없이 2-5득점을 내며 13:6까지 차이를 벌렸다. 4이닝 6:13 상황서 사파타가 과감하게 시도한 대회전 공격이 아쉽게 빗나갔고, 비교적 손쉬운 포지션으로 공격권을 이어받은 조재호가 남은 두 점을 나란히 뒤돌리기로 성공, 큐를 번쩍 들고 포효했다. 세트스코어 5:4로 조재호의 우승이 확정됐다.
경기 후 조재호는 “처음 세운 대회 목표는 ‘예선 통과만 하자’였는데, 이렇게 우승할 수 있어서 너무 행복하고, 감사하다”면서 “지난 시즌 스스로에게 200점을 줬다면, 이번 시즌에는 부담이 더욱 컸고, 더 쟁쟁한 경쟁자들이 생겼는데 월드챔피언십까지 우승해서 300점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또 조재호는 “제주에 온 지 12일째인데, 기상 시간, 첫 식사 시간, 연습 시간, 낮잠 시간 등 모든 시간을 똑같이 맞추어 루틴을 지킨 것이 우승하는데 큰 도움이 됐다”는 소감을 밝혔다.
시즌 최종전인 월드챔피언십을 마무리한 PBA는 오는 19일 오후 4시30분부터 서울 그랜드워커힐 워커홀에서 ‘2023-24시즌 프로당구 PBA 골든큐 시상식’을 끝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이영재 기자 youngja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