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스포츠] 부상을 털어낸 김태균이 연일 매섭게 방망이를 돌리고 있다. 창단 이후 첫 12연패에 빠지며 상실감에 빠졌던 한화 팬들도 되살아난 김태균이 팀을 가을 잔치로 이끌어 줄 것이라는 기대에 부풀고 있다.
별명이 하도 많아 ‘김ㅇㅇ’의 ㅇㅇ에 아무 말이나 넣어도 별명이 되는 김태균의 요즘 별명은 ‘김부활’이다. 김태균은 지난 7일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 8회말 터진 만루홈런을 포함해 5타수 2안타 6타점을 쓸어담았다. 머리 부상 후유증을 털어내기 위해 2군에 머물다 1군에 올라온 지난달 26일 이후 10경기에서 17안타 4홈런을 터뜨렸다. 부상 직후였던 5월엔 17경기 10안타 1홈런에 그쳤던 것과는 확실히 달라진 모습이다. 최근 5경기에선 21타수 10안타(0.476) 4홈런을 뽑아내 WBC에서 세계무대에 심었던 강렬한 인상을 완벽히 되찾았다.
김태균의 회복은 한화에겐 더 없는 원군이다. 12연패에 빠져 허우적거릴 동안 한화는 41득점에 그쳤다. 한 경기당 3.41점에 그치는 빈곤한 공격력은 한화를 제외한 나머지 7개구단 경기당 평균 실점(4.92)에도 미치지 못했다. 매 경기 5점을 내준다는데도 3점을 조금 넘는 득점밖에 거두지 못한 셈이다. 한화의 팀 컬러가 적은 점수를 내고 이를 지켜 승리를 따내는 것이 아니라 화끈한 장타를 바탕으로 승수를 쌓아왔다는 점에 비춰보면 현 상황에서 김태균의 가세는 무척 고무적이다.
한화는 26승 3무 48패를 기록 중이다. 무승부를 패배로 간주하는 올 시즌의 특성상 26승 51패와 다름없다. 4위 롯데와는 12경기 차이가 난다. 롯데가 12연패를 당하는 사이 12연승을 거둬야 4위 복귀가 가능하다는 이야기다. 133경기 중 77경기를 소화했으므로 남은 경기는 56게임에 불과하다. 포스트시즌의 안정권이라는 5할 승률에 복귀하려면 한화는 앞으로 37승(19패)을 더 거둬야 한다. 매번 3연전을 위닝 시리즈(2승1패 이상)로 이끌어야 한다는 계산이다.
김태균의 복귀로 도화선에 불이 붙은 ‘다이너마이트 타선’은 정상궤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7일 히어로즈전처럼 타선이 10점을 뽑아도 상대에게 12점 씩이나 내주는 마운드로는 불안하다.
한화는 히어로즈와의 3연전 이후 LG, 롯데, KIA와 차례로 맞붙는다. 전반기 상대전적에서 우위를 점했던 히어로즈(5승4패), LG(7승4패)와 박빙 승부를 펼쳤던 KIA(5승6패)를 상대로 승수 쌓기에 실패한다면 4강 재진입이 어려워 보인다. 창단 이래 가장 잔인한 여름을 보내고 있는 한화 팬들은 부활한 김태균이 반전 드라마를 연출하기를 바라고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선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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