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진단] 돌아오는 ‘웃찾사’, 웃음을 되찾을 수 있을까

[방송 진단] 돌아오는 ‘웃찾사’, 웃음을 되찾을 수 있을까

기사승인 2013-03-30 13:05:01

원년 멤버 속속 합류…일요일 오전 파격 편성

[쿠키 연예] 한때 개그 프로그램은 지상파 방송 3사를 장악하며 전성기를 누렸다. KBS ‘개그콘서트’를 비롯해 ‘웃음을 찾는 사람들(이하 ‘웃찾사’)’ MBC ‘개그야’ ‘하땅사’ 등 각 방송사마다 개그 프로그램을 내세워 시청률 경쟁에 나섰다.

하지만 어느 순간 저조한 시청률을 이유로 하나둘씩 폐지되더니 결국 ‘개그콘서트’만 남아 이름을 이어갔다. MBC는 2009년 ‘개그야’가 폐지된 후 MBC가 3년 만에 ‘코미디에 빠지다’를 지난해 말부터 선보이고 있지만 이 역시도 시청률 3%대를 맴돌며 고전 중이다.

공개 코미디 시장이 ‘개그콘서트’의 독주로 자리매김한 가운데, SBS 개그 프로그램 ‘개그투나잇’이 ‘웃찾사’로 간판을 바꾸며 과거의 명예를 되찾기 위해 팔을 걷어 부쳤다.

SBS는 ‘웃찾사’가 폐지된 후 1년여 만에 ‘개그투나잇’을 신설하며 SBS 개그 프로그램의 영광을 재현하고자 했으나, 기존과 차별화된 시사코미디를 야심 차게 선보였음에도 토요일 밤 12시 10분이라는 시간대 방영이라는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주목받지 못했다.

제작진은 “‘개그투나잇’이 ‘웃찾사’의 제목으로 개편함에 따라, SBS 코미디의 영광을 다시 한 번 재현하고, 과거 ‘웃찾사’가 갖고 있던 브랜드 파워와 시청자들에 대한 인지도를 그대로 가져올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다시 태어나는 ‘웃찾사’는 일요일 오전 10시 45분 방송이라는 파격적인 편성으로 시청자를 찾는다. 지난 2003년부터 2010년까지 총 7년 8개월 동안 방송됐던 ‘웃찾사’는 한때 시청률 30%를 기록했었으나 3%까지 떨어지며 끝내 폐지됐었다.

‘웃찾사’가 폐지 수순을 밟은 것은 저조한 시청률에 따른 제작비 부담 때문이었다. SBS 5년 동안 해마다 20억씩 100억 가까운 돈을 코미디에 투자했으나, 시청률이 떨어지자 버티지 못하고 폐지 수순을 밟았다.

이후 1년 만에 ‘개그투나잇’을 야심차게 선보이며 1년 안에 시청률이 7% 이상 나올 시 평일 시간대로 옮길 계획을 갖고 있었으나 4%대의 시청률 기록으로 목표 달성에 실패했다.

이에 따라 SBS는 프로그램 폐지 대신 일요일 오전이라는 파격적인 편성과 ‘웃찾사’라는 제목을 다시 사용함으로써 마부위침의 자세로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의 명맥을 이어가는 것을 택했다.

이러한 배경에는 KBS ‘개그콘서트’의 시청률이 연이어 하락세를 보이며 주춤하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 24일 ‘개그콘서트’는 시청률 14.9%를 기록, 2년여 만에 15%대 미만으로 떨어졌다. MBC ‘백년의 유산(19.6%)’과 SBS ‘돈의 화신(15.3%)’의 시청률 상승으로 주춤거리고 있는 것.

20%대를 넘나들며 최고의 주말 예능 프로그램으로 군림하던 ‘개그콘서트’의 지속적인 시청률 하락은 ‘웃찾사’의 재탄생에 자신감을 불어넣었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개그콘서트’는 특별한 내용 없이 게스트 출연용으로 명맥을 잇고 있는 ‘생활의 발견’ 등을 비롯한 다수의 코너가 시청자에게 식상함을 안겨준다는 지적이 나오고 예능 프로그램으로서는 처음으로 PPL(간접광고)을 도입해 눈총을 사는 등 내부적인 혁신과 변화를 필요로 할 때라는 지적이 나오는 상황이다.

참신한 아이디어를 내보이고 각종 유행어를 대거 양산하며 큰 웃음을 선사했던 개그의 아이콘이었던 ‘개그콘서트’가 작금의 위기에 몰리는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시청자들이 새로운 개그에 목말라하는 이 시기에 ‘웃찾사’가 틈새를 공략한다는 분석이 설득력 있게 다가온다.

‘웃찾사’는 전성시대를 이끌었던 주역들이 속속들이 찾아와 기대를 더욱 높이고 있다. ‘비교충격’이라는 코너로 컴백한 공채 7기 개그맨 엄승백(‘병아리유치원’), 박상철(‘화상고’)에 이어 ‘그런 거야’ ‘귓밥 봐라’ 등의 유행어로 유명한 권성호가 새 코너 ‘해피하우스’의 첫 녹화를 마쳤다.

그러나 과거에 명성을 누렸더라도, 원년 멤버가 다시 뭉치더라도 이것이 경쟁력을 뒷받침해주는 것은 아니다. ‘웃찾사’는 10여년 넘게 꾸준히 사랑받고 있는 MBC ‘신비한TV 서프라이즈’와 KBS ‘출발 드림팀’ 시즌2와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한다. 두 프로그램의 시청률은 6~7%대. SBS 측은 “일요일 오전 편성으로 개그 프로그램의 인기를 좌우하는 10대 이하 시청자 층의 유입 등 다양한 시청자 층의 확보가 기대된다”고 전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두정아 기자 violin80@kukimedia.co.kr
두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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