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치패럴림픽 스키대표 "최선 다했기에 후회는 없다""

"소치패럴림픽 스키대표 "최선 다했기에 후회는 없다""

기사승인 2014-03-13 20:33:00
[쿠키 스포츠] “최선을 다해 달렸기에 후회는 없습니다.”

2014 소치 동계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에 출전한 한국의 알파인스키, 크로스컨트리스키 대표선수들은 대회가 시작된 지 닷새가 넘도록 메달 소식을 전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들은 모두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긴 승자들이다.

소치패럴림픽 알파인스키엔 3명의 한국 선수가 출전했다. ‘맏형’ 박종석(47)은 2006 토리노패럴림픽 첫 출전 이후 이번에 세 번째 패럴림픽 무대를 밟았다. 2000년 8월 전기기술자였던 그는 전신주에서 떨어져 척수장애 1급 진단을 받았다. 병상에 누워 절망하던 그는 장애인알파인스키 대표팀을 이끌던 김남제 감독을 만나 좌식스키에 입문했다. 2004년엔 전문선수가 됐다. 하지만 아무 지원도 받지 못했다. 다행히 2008년 10월 국내 최초로 장애인스키 실업팀을 창단한 하이원에 입단한 후 안정적인 환경에서 훈련에 매진할 수 있었다. 박종석은 “6회 연속 올림픽에 출전한 스피드스케이팅의 이규혁 선수처럼 나도 최선을 다해 평창까지 꿈을 이어가고 싶다”고 말했다.

이치원(34)은 만능 스포츠맨이다. 7세 때 후천성 소아마비를 앓은 뒤 두 다리에 장애가 생겼다. 하지만 장애에 굴복하지 않고 휠체어 농구, 휠체어 테니스 선수로 활약했다. 특히 농구에서는 1999년 방콕, 2002년 부산, 2006년 쿠알라룸푸르 장애인 아시안게임에서 각각 금, 은, 동메달을 따냈다. 슬로프를 질주할 때의 속도감에 매료된 그는 2011년 스키에 본격적으로 입문했다. 늦은 나이에 시작했지만 뛰어난 운동신경 덕분에 그는 국내 정상급 선수로 성장해 소치패럴림픽 출전권을 얻었다.

알파인스키의 막내 양재림(25)은 미숙아 망막증(산소 과다 투입으로 인한 망막 혈관의 이상 발생)으로 시각장애 3급 판정을 받았다. 왼쪽 눈은 아예 안 보이고 오른쪽 눈에 약간의 시력이 남아 있다. 이 때문에 양재림은 스키선수 출신 가이드러너 이지열(28)씨보다 5m 뒤에서 달리며 무선 통신기를 통해 코스 정보를 전달받는다. 양재림은 이화여대 조형예술학부에서 동양학을 전공하고 있다. 그림을 제외하고 확 빠져든 건 스키가 유일하다는 그는 “넘어지고 다쳐도 끝까지 도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크로스컨트리스키에선 좌식 부문의 서보라미(28)와 함께 시가장애 선수 최보규(20)가 출전했다. 최보규도 신생아 때 산소 과다 투입으로 망막이 손상돼 시력을 잃었다. 그는 1년 전 크로스컨트리 스키를 시작했지만 기량이 일취월장해 지난달 장애인 겨울체전에서 2관왕에 오르며 최우수선수로 뽑혔다. 최보규는 가이드러너 서정륜(24)씨의 도움을 받는다. 올림픽 출전이 꿈이었던 서씨는 패럴림픽에서 한을 풀었다. 패럴림픽에선 시각장애 선수와 함께 출전한 가이드러너에게도 똑같은 메달을 수여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
김태현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