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영우 "軍 일류무기에 집착하다 허찔렸다""

"천영우 "軍 일류무기에 집착하다 허찔렸다""

기사승인 2014-04-09 20:34:00
[쿠키 정치] 천영우 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은 9일 “이번 북한의 소형 무인기 침투는 우리 군이 일류무기에만 집착하다 허(虛)를 찔린 사건”이라며 “우리 군에 큰 교훈을 주고 있다”고 진단했다.

천 전 수석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이번 사건은 우리 군이 최고 성능과 값비싼 무기에 의존하는 동안 북한은 제한된 자원으로 우리 군의 약점을 파고드는 실효성 있는 전략을 고안해왔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명박정부 시절 청와대에서 근무했던 천 전 수석은 “소형 무인기 자체는 현재 군사적으로 크게 위협적이지는 않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2010년 천안함 폭침이나 연평도 포격도발 사건처럼 우리 군이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또 다시 도발한 것은 북한이 끊임없이 새 유형의 전략을 개발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반면 우리 군은 이런 북한의 진화하는 전략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수한 첨단무기로 미래전쟁에 대비하는 것도 중요하다”면서 우수 무기 획득 필요성은 인정했다. 하지만 북한을 상대할 때 매번 전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무기를 꺼내들어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북한의 주요 지역을 타격하는 데 정확히 필요한 무기체계를 갖춰야지 비싼 무기가 있어야만 효과적인 공격이 가능한 것처럼 과장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다. 그는 “북한보다 적어도 5배 이상 많은 국방예산을 사용하고 있는 우리 군이 매번 고(高)성능 무기 도입 필요성만 강조해서는 국민의 신뢰를 받을 수 없다”고 꼬집었다.


천 전 수석은 우리 군의 무기획득방식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우리 기술로 개발하는 것이 가능하고 민간에서 사용하는 장비들을 활용할 수도 있는데, 매번 과도한 작전성능(ROC)을 내세워 외국에서 도입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미다.

그는 “이번 무인기 침투가 북한 소행으로 최종 판명된다면 우리 무인기를 북한에 보내는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며 강경한 입장을 내비쳤다. 북한 무인기 침투는 우리 영공을 침입한 것으로 우리도 동일한 방법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
최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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