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인터뷰] ‘순정’ 김소현 “아직도 오디션 무섭다… 긴장되고 식은땀 나”

[쿠키인터뷰] ‘순정’ 김소현 “아직도 오디션 무섭다… 긴장되고 식은땀 나”

기사승인 2016-02-07 00:05:55

[쿠키뉴스=이은지 기자] 아역으로 출발했다. 숱한 작품을 거쳐 드라마 ‘해를 품은 달’의 윤보경 아역으로 빛을 봤다. 영악하고 사랑스러운 눈빛은 시청자들에게 연신 감탄사를 연발하게 했다. 그러나 팔판동에서 만난 김소현은 “얼마나 불분명하냐”며 “그 직전까지 저는 이 길이 아닌가 보다 했어요”라고 당시를 소회했다.

아주 어릴 때부터 셀 수 없이 많은 오디션을 봤다. 작은 역부터 해서 카메라에 1초라도 비춰질 수 있는 오디션은 모두 봤다. KBS의 오디션을 보기 위해 여의도를 매일매일 다녔고, 매일 떨어졌다. 셀 수도 없이. 어떤 날은 오디션에서 울지 못해서 떨어졌다. 떨어지고 나오는 길이 눈물이 펑펑 났다. 울다 말고 나중에는, ‘나는 왜 필요할 때는 못 울고 지금 울고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 더 울었다. ‘나는 이 길이 아닌가 보다’라고 생각했을 때가 초등학생 때였다. 그만큼 어린 김소현은 성숙한 아이였다.

“저는 지금도 작품을 위해서 미팅을 하거나, 오디션을 봐야 한다는 소리를 들으면 식은땀이 나고 심장이 뛰어요. 가면서도 얼굴이 빨개지고 긴장하죠. 이제는 감독님이 저를 마음에 들어 하시는지 안 들어 하시는지도 보이잖아요. 요즘은 종종 선택을 받으니까 감사할 뿐이죠.” 선택이란다. 아역 중에서는 가장 유명하고 잘 한다는 소리를 듣는 김소현에게도 작품과 연기는 행운이고 선택받은 길인 것이다. 그래서 첫 주연 영화인 ‘순정’은 더욱 소중하다. 이전 브라운관에서 ‘후아유’등으로 주연을 하기는 했지만 방송처럼 연속으로 시청자를 만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주연이니까 부담스럽죠. 모든 연기가 자연스러워야 했는데 그러기가 힘들었어요. 작품 끝나자마자 일주일도 준비하지 못하고 촬영에 들어갔죠. 보통 80%정도는 준비하고 연기하고 싶은데, ‘순정’은 30%정도밖에 준비하지 못했던 것 같아요.” 그래도 촬영하는 순간만큼은 “나는 수옥이였다”라고 김소현은 말했다. 범실이를 볼 때, 친구들과 뛰놀 때 김소현은 김소현이기보다 수옥이였고, 그래서 더 즐거웠다고 회상했다.

“저는 아역을 많이 하다보니 드라마를 찍을 때 ‘자, 네 분량은 여기까지!’하고 끝나는 일이 많았어요. 스태프들과 친해져도 저는 항상 중간까지니까 아쉽고 또 보고 싶더라고요. ‘순정’은 현장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와 함께하니 좋았어요. 영화 한 편을 끝낼 때까지 모두가 저를 도와주고, 함께한다는 건 가족 같은 느낌이었죠.”

그런 김소현이 가장 미안한 것은 어린 동생과 엄마다. “동생도 엄마 손길이 필요한 나이인데, 전혀 아쉬운 소리를 제게 안 해서 더 미안해요. 엄마도 체력적으로 힘들 거예요. 제가 아주 어릴 때부터 같이 오디션에도 다니고 촬영장에도 다녔거든요. 게다가 제가 힘들면 전부 엄마한테 스트레스를 풀게 돼요. 아무래도 저를 제일 잘 알고, 당장 제 말을 들어주는 사람은 엄마 뿐이니까.”

실제로 인터뷰 장소에도 김소현의 어머니가 뒤늦게 동석했다. 마침 엄마 이야기를 하며 절로 눈시울을 붉히던
김소현은 엄마를 발견하고 깜짝 놀라 얼굴이 빨개졌다. 눈물도 쏙 들어갔다. 엄마 앞에서 솔직하게 사랑을 고백하기는 아직 쑥쓰러운 걸까. “음…. 미안하고, 이제 18세가 됐으니까 좀 성숙한 딸 될게요.” 황급히 엄마에게 하던 말을 마치는 모습은 방금 전까지 비치던 성숙함과는 사뭇 달랐다. 아마 김소현의 어머니에게도 마냥 귀엽고, 사랑스러운 딸일 것이다. 대중들이 김소현을 사랑하는 양보다 훨씬. rickonbge@kmib.co.kr / 사진=박효상 기자
이은지 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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