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창원=강승우 기자] 경남 창원의 방산업체 S&T중공업 사무직 근로자들이 퇴근 후 집회에 참가하려던 노조원들을 가로 막는 등 저지하고 나서 논란이 일고 있다.
이들 노사는 임금피크제‧휴업휴가 등을 두고 오랫동안 갈등을 빚고 있다.
하지만 사측은 회사 차원이 아닌 관리직 사원들이 자발적으로(?) 생산직 노조원들에게 집회를 자제해 달라고 호소한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16일 금속노조 경남지부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5시께 S&T중공업 사무직 근로자 수십 명이 나서 일부 출입문을 열쇠로 잠그는 등 노조원 퇴근을 저지했다.
금속노조 S&T중공업지회는 이날 오후 5시30분께 창원시 성산구 국방기술품질원(기품원) 기동화력센터 앞에서 방산제품 품질 향상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 예정이었다.
기품원은 군수품의 품질보증 등 방위사업청 산하 전문연구기관이다.
물리적 충돌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이날 양측 대치는 40여분 간 계속됐다.
이 때문에 노조는 기품원 앞에서 예정돼 있던 집회를 결국 사내에서 진행해야 했다.
금속노조 경남지부와 S&T중공업지회는 사측을 강하게 규탄했다.
노조는 “사측의 이런 행위는 민주주의 사회에서 도저히 해서는 안 될 헌법에 보장된 집회와 시위를 방해하는 행위”라고 성토했다.
그러면서 “노동자들의 근로의욕 상실과 고용불안으로 방산제품 품질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사측의 기약 없는 부당휴업휴가로 인한 품질 저하는 국가 안보와 국방기술 발전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비판 받아 마땅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사측은 “회사가 조합원들의 자유로운 퇴근을 막은 것이 아니라 관리직 사원들이 기품원 앞 투쟁을 자제해달라고 조합원들에게 호소한 것”이라고 회사 차원의 퇴근 저지가 아니라고 했다.
또 “당시 정문은 정상적으로 퇴근이 이뤄졌으며 퇴근 직원들을 태운 통근버스도 정시 출발했다”면서 “정문을 이용한 정상 퇴근이 가능하다는 사실은 안내방송을 통해 퇴근시간 동안 지속적으로 공지됐다”고 밝혔다.
이어 “노조의 ‘휴업휴가 때문에 방산제품 품질이 떨어진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며 “노조의 기품원 투쟁 계획은 왜곡된 사실을 선전해 회사의 신뢰도를 떨어뜨려서 투쟁을 유리하게 이끌려는 불순한 의도로 이뤄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측은 경영상의 이유를 들어 2015년부터 일부 생산직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휴업을 진행해오고 있다.
하지만 노조는 사측이 휴업할 만큼의 경영난을 겪고 있지 않는데도 ‘억지 휴업’과 임금피크제 도입을 강요하고 있다며 지난 1월부터 70여일 째 천막농성 중이다.
천막농성장 주변에 노조가 내걸은 현수막이 잇따라 사라지거나 훼손되는 사건이 발생했는데, 이 가운데 일부는 인사팀 직원들의 소행으로 밝혀져 교섭에 찬물을 끼얹기도 했다.
사측은 이때도 “애사심에서 나온 개인의 우발적 행위”라며 선을 그었다.
사측은 지난 13일 ‘2016년도 임금‧단체협상’ 최종제시안을 제시했으나, 노조는 “교섭 원칙을 무시한 일방 통보”라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노조는 사측을 ‘부당노동행위’로 고소할 예정이어서 노사 갈등이 언제 종지부를 찍을지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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