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유수환 기자]삼성증권이 IPO(기업공개) 사업 강화를 통해 외연 확대에 나섰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증권은 ING생명보험, 남동발전산업, SK B&T 대표주관을 맡는 등 12곳으로부터 상장 업무를 따냈다.
이는 지난해 부진했던 기업공개 실적과 대조적이다. 삼성증권은 지난해 기업공개 4건만 주관하고 공모금액규모는 2087억 원에 그쳐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요건을 갖춘 증권사(자기자본 4조원 이상) 가운데 가장 저조한 실적을 기록했다.
한국장외주식연구소 소영주 소장은 “그동안 삼성증권은 IPO 시장에 큰 관심이 없었다. 하지만 최근 사업 수익을 높이기 위해 다시 IPO 시장으로 발길을 돌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증권은 지난해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IPO 인력을 현 14명에서 최대 10명 더 충원하는 등 IPO 조직을 대폭 강화했다. 이 같은 노력이 올 상반기 기업의 상장 업무를 대거 따내는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증권은 이어 바이오 등 신산업 분야의 전문지식과 경험을 갖춘 인력을 확보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삼성증권은 최근 서울대 약대 박사 출신을 영입했고, 제약·바이오 부문 애널리스트 강화에도 힘을 쏟고 있다.
시장의 반응도 긍정적이다. NH투자증권 원재웅 연구원은 "올해부터 삼성증권에 변화가 일어날 전망"이라며 "미래전략실 해체로 수익성 개선을 위해 노력할 것이며 이는 공격적인 투자 확대로 연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관건은 수익성이다. 삼성증권이 주관하는 상장 예정 기업들 가운데 일부는 비인기 종목이거나 적자 경영에 허덕이는 기업도 있기 때문이다. 공모주 청약에서 부진할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
삼성증권이 주관사를 맡은 한국남동발전은 지난 2003년 상장을 추진했으나 기업가치 대비 가격이 적정하지 못한 관계로 철회한 바 있다.
증권투자업계 관계자는 “발전 공기업의 업종의 특성으로 볼 때 기업의 안정성은 있지만 상장 시장에서 높은 가치를 받긴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SK해운의 싱가포르 자회사인 SK B&T도 최근 침체된 해당 사업과 실적 악화로 부진을 거듭하고 있다. SK B&T의 경우 지난해 매출, 당기순손익 모두 전년보다 크게 감소했다. SK B&T는 지난해 매출 6497억원으로 전년(8228억원) 대비 21% 하락했다. 당기순손익도 지난해 마이너스(-) 197억원으로 적자전환해 전년(176억원) 보다 크게 실적이 줄어들었다.
자본시장연구원 황세운 실장은 “만약 상장에서 청약이 미달될 경우 주관증권사가 떠안아야 하는 리스크가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두산밥캣의 일반공모 청약 미달이 발생하면서 한국투자증권이 실권주를 떠안을 위기에 봉착한 적이 있다.
한편 삼성증권은 증권 중개, 자산관리, 기업금융과 자금운용에 이르는 다양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종합 금융투자회사다. 삼성증권은 지난해부터 자산관리를 온라인까지 확대시키기 위해 핀테크를 접목한 온라인 자산관리 플랫폼 ‘스마트 어드바이저’(Smart Advisor) 서비스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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