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자의 게임 돌려보기] ‘서머너즈워’ vs ‘세븐나이츠’…오래가는 게임은 이유가 있다

[김기자의 게임 돌려보기] ‘서머너즈워’ vs ‘세븐나이츠’…오래가는 게임은 이유가 있다

기사승인 2017-07-11 12:56:45


[쿠키뉴스=김정우 기자] 최근 모바일 MMORPG(대규모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가 주목을 받고 있지만 국내 게임 업계의 무게중심이 모바일로 이동하는 데 가장 크게 기여한 장르는 수집형RPG(역할수행게임)다.

10일 현재 구글플레이 게임 매출 1위 자리는 지난달 출시된 엔씨소프트의 ‘리니지 M’이 차지하고 있다. 리니지M 출시 전까기는 넷마블게임즈(이하 넷마블)가 지난해 선보인 ‘리니지2 레볼루션’ 정상을 지키고 있었다. 두 게임 모두 MMORPG 장르로 본격적인 ‘모바일 MMORPG 시대’를 열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MMORPG의 재미는 이동이 자유로운 대규모 온라인 공간에서 다른 이용자들과 교류하며 캐릭터를 키워가는 것이 기본이다. 스마트폰의 발달과 함께 화려한 그래픽과 실시간 전투로 ‘모바일 게임은 단순하다’는 고정관념을 깨는 장르다.

반면 수집형RPG는 상대적으로 단순한 게임 스타일을 갖지만 여러 캐릭터를 육성, 조합하며 전략적인 전투를 이끌어가는 재미를 제공한다. 1990년대 닌텐도 등 콘솔 게임에서 익숙한 ‘카드 배틀’ 방식과 턴제 전투가 기본으로 PC 대비 작은 화면과 낮은 사양, 이동 등 다양한 환경에서의 모바일 플레이에 적합해 꾸준한 인기를 누리고 있다.

국산 수집형RPG의 대표주자인 ‘세븐나이츠’와 ‘서머너즈워’는 2014년 상반기 출시 이후 3년이 지난 지금도 꾸준한 업데이트를 통해 각각 국내 구글 플레이스토어 게임 매출 6위, 11위를 기록(10일 기준)하고 있는 장수 타이틀이다.

◇ 승부욕 자극하는 ‘서머너즈워’…e스포츠 요소까지



컴투스의 서머너즈워는 최근 전 세계 누적 다운로드 8000만건을 돌파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장수 타이틀 자리로써 위용을 과시했다. ‘한국 모바일 게임 최초 매출 1조원을 달성’, ‘56개국 애플 앱스토어 매출 1위’, ‘2개국 구글 플레이스토어 매출 1위’ 등 타이틀도 갖고 있다.

서머너즈워는 단순한 턴제 플레이 방식으로 진입 장벽이 낮지만 수집 가능한 1000종 이상의 ‘몬스터’와 능력치를 올려주는 ‘룬’ 시스템 등 전략 요소로 꾸준한 승부욕을 자극한다.

몬스터는 ‘물’, ‘불’, ‘바람’, ‘빛’, ‘어둠’ 5가지 속성으로 나눠지며 각각 서로에게 강하거나 약한 상성 관계를 갖는다. 이는 여타 RPG들과도 유사한 부분이지만 몬스터에 각각 다른 세부 능력과 등급의 룬을 각인시키고 이를 ‘강화’ 함으로써 공격력을 높인다거나 공격 우선권을 높이는 등의 플레이가 가능하다. 다만 몬스터가 무기나 방어구 따위 장비 아이템을 장착하지는 않는다.

또한 몬스터 등급을 높일 뿐 아니라 능력치가 대폭 강화되는 ‘각성’을 통해 새로운 스킬과 고유 이름, 외형을 부여 받을 수도 있다. 초반에 약했던 몬스터를 꾸준히 키우면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 것이다. 후반부로 갈수록 몬스터에 대한 선호는 갈리지만 종류가 많은 만큼 의외의 조합을 만드는 것도 가능하다.



이 같은 전략적 요소는 이용자 대전(PvP) 시스템인 ‘아레나’에서 빛을 발한다. 일반 아레나에서 방어 진영의 다른 이용자를 골라 공략하거나 복수할 수 있으며, 전 세계 고레벨 이용자들끼리 대전하거나 다른 이들의 전투를 실시간 또는 리플레이로 관전하는 ‘월드 아레나’ 이용도 활발하다.

이는 다시 e스포츠 경쟁력으로 이어진다. 지난달 미국 뉴저지에서 열린 아마존의 ‘모바일 마스터즈 인비테이셔널 2017’에서 진행된 서머너즈워 현지 토너먼트는 트위치 생중계에서 경기 시간 동안만 3만5000건에 가까운 시청수를 기록했다. 또 지난달 업데이트된 ‘친선 대회’를 통해서는 이용자들이 직접 다양한 조건의 대전 모드를 설정하고 대회를 열 수 있어 e스포츠 요소를 많은 이용자가 즐길 수 있게 됐다.

이처럼 서머너즈워는 전략적 재미를 관전·참여하는 e스포츠로 발전시키는 사례가 되고 있다. 앞으로도 컴투스는 각국에서 지역별 대회를 지속 개최하고 올 하반기 국가대항전 형식을 빌린 세계대회까지 선보일 계획이다. 

서머너즈워의 또 다른 특징은 이용자가 자신만의 ‘천공의 섬’을 꾸밀 수 있다는 점이다. 아이템 상점이나 자원을 모을 수 있는 건축물을 세우고 그 안에서 보유한 몬스터들이 돌아다니는 모습이 SNG(소셜네트워크게임)와도 비슷한 재미를 준다. 친구를 맺은 이용자의 섬을 방문하거나 몬스터 능력치를 높여주는 건축물을 세우는 것도 가능해 커뮤니티와 전략적 요소를 동시에 만족시킨다.

결론적으로 서머너즈워는 전략적 대전을 통한 승부욕 외에도 섬 꾸미기 같은 아기자기한 매력으로 지속적인 플레이를 유도한다.

◇ 개성 강한 영웅으로 충성도 높인 ‘세븐나이츠’



세븐나이츠 역시 500여종의 ‘영웅’ 캐릭터를 활용한 턴제 전투 방식이다. 서머너즈워와 마찬가지로 등급을 높이고 각성 또는 ‘초월’시켜 능력치를 크게 높이는 육성이 주가 된다. 물, 불 등 속성으로 구분되지 않아 실제 만날 수 있는 영웅 캐릭터는 서머너즈워보다 많다.

세븐나이츠는 영웅 속성이 없기 때문에 영웅과 아이템 능력치, 스킬 효과가 승패를 가르는 중요한 부분이다. 육성한 만큼 강함을 뽐낼 수 있는 전통적 RPG 성향이 강하다 볼 수 있다. 전투에서 다른 점은 영웅들을 공격 또는 방어에 적합하게 배치하는 ‘진형’과 능력치를 높여주는 ‘펫’ 시스템 정도며 최근에는 특정 영웅을 모으면 버프가 발동하는 ‘인연’ 시스템이 변수로 추가됐다.

세븐나이츠는 ‘공격형’, ‘방어형’, ‘마법형’, ‘만능형’ 등으로 나눠지는 영웅들이 화려한 스킬을 주고받으며 싸우는 장면이 백미다. 화면을 가득 채우는 그래픽 효과는 줌인‧아웃과 함께 역동적인 연출을 보여주며 스킬 사용 시 영웅이 육성으로 외치는 대사도 현란함을 더한다. 



이들 영웅은 게임 배경 이야기에 따라 ‘세븐나이츠’, ‘다크나이츠’ 등 세력별로 나눠지며 지속적으로 업데이트돼 꾸준한 이용을 유도한다. 지난해 3월 2주년 기념으로 이뤄진 시즌2 대규모 업데이트부터 최근 다크나이츠 ‘플라튼’, ‘각성 제이브’, 신규 스페셜 영웅 ‘아킬라’ 업데이트까지 계속 추가되는 영웅은 수집 욕구를 자극한다. 여기에 넷마블은 업데이트에 맞춰 다량의 게임 재화를 제공하는 이벤트를 함께 진행해 신규 이용자의 빠른 성장을 돕는 운영의 묘미를 보여준다.

커뮤니티 콘텐츠도 충실하게 구성했다. ‘길드’ 시스템은 초반부터 초보자용 길드에 가입할 수 있도록 돼 있어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이용자도 다른 이용자들과 ‘공성전’, ‘길드 던전’, ‘레이드’, ‘길드전’ 등의 콘텐츠를 플레이하는 것이 가능하다. 초반 솔로 플레이에서 영웅들을 중심으로 한 서사적인 시나리오를 즐기는 것도 가능하며 인게임 PvP 대회인 ‘세나컵’에 참전해 강력한 영웅들을 뽐낼 수도 있다.

넷마블은 세븐나이츠의 개성 강한 캐릭터와 세계관을 IP(지적재산권) 경쟁력으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지난 1월 세븐나이츠의 MMORPG 버전 개발을 발표한 바 있고 영웅들을 소재로 한 피규어, 캐릭터 컬렉션 카드, 아트북 등도 지속 내놓고 있다. 이들 상품은 지난달 SSG마트 브랜드 기획전을 통해 선보이기도 했으며 최근에는 컬렉션 카드에 재질과 디자인을 차별화한 ‘프리미엄 골드 에디션’도 추가됐다. 장수 타이틀로써의 상품 확장성이 돋보인다.

◇ 그래픽 아쉽지만 쾌적성은 강점

서머너즈워와 세븐나이츠 모두 출시된 지 수년이 지난 만큼 장점과 단점을 동시에 보여준다. 최신 게임에 비해 떨어지는 그래픽은 매력을 반감시키지만 그 만큼 쾌적하고 빠른 플레이를 제공한다.

서머너즈워의 그래픽은 전체적인 모델링과 연출이 매우 단순하다. 각성 영웅 고유의 외형과 외형 변경 시스템 등이 심심함을 덜어주지만 전반적으로 화려함은 부족하다. 다만 아기자기한 게임 전체 분위기를 해치지 않는다는 점에서 크게 거슬리는 수준은 아니다.

세븐나이츠도 3D 모델링이 일러스트와 그래픽 효과를 따라가지 못한다. 특히 지나치게 화려한 스킬 효과와 전체적인 색 조화는 시인성을 떨어뜨려 눈에 피로를 줄 수 있다. 3D 모델의 텍스처는 화려하게 꾸며져 있지만 기본이 되는 3D 모델은 캐릭터 크기 등을 고려하면 섬세하지 못하다. 이 같은 단점은 각 영웅의 개성을 확연하게 강조함으로써 극복한다.



두 게임 모두 3D 처리가 단순한 만큼 게임 구동이 빠르다는 점은 돋보인다. 전투에 앞선 짧은 시간 외에 불필요한 로딩이 거의 없다. ‘갤럭시 S7 엣지’에서의 플레이 기준으로 세븐나이츠는 전투 직전 로딩에 1초도 걸리지 않았으며 서머너즈워도 약간의 전투 로딩이 있지만 각 화면 전환이 매끄럽게 이뤄져 쾌적한 플레이가 가능했다. 최신 게임들이 화려한 그래픽을 내세우지만 잦은 로딩으로 플레이 흐름을 끊는 것과 대조적이다.

서머너즈워와 세븐나이츠는 다소 단순한 플레이라도 충분히 전략적인 전투와 풍성한 콘텐츠를 쾌적하게 즐길 수 있는 장수 게임의 좋은 예를 보여준다.

tajo@kukinews.com

김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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