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리스크, 실적·주가 상관관계…삼성·SK·한화

오너리스크, 실적·주가 상관관계…삼성·SK·한화

오너리스크, 실적·주가 상관관계…삼성·SK·한화

기사승인 2017-09-04 07:11:24

[쿠키뉴스=유수환 기자] 지난달 25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심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으면서 ‘오너 리스크’ 문제가 다시 쟁점이 되고 있다. 

오너 리스크는 기업 총수가 독단적인 경영으로 물의를 빚거나 법적 위반 등으로 인해 기업의 경영활동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을 의미한다. 

재계에서는 재벌 총수의 공백에 따른 경영상의 위기를 늘 얘기해 왔다. 이재용 부회장을 비롯해 한화의 김승연, SK 최태원 회장 등이 법위반으로 구속될 때마다 재계는 늘 사업 위기 가능성을 언급했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오너의 행위로 회사의 신뢰가치에 타격을 받는 경우도 적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오너 리스크 주가에 큰 타격 없어”

그동안 재벌기업의 오너들이 불법행위 등으로 검찰 수사를 받는 일은 비일비재했으나 CJ 이재용 회장을 제외하고 대부분은 집행유예를 최종 판결되는 경우가 많았다. 또한 징역형을 선고받아도 나중에 사면을 받는 일이 대부분이다.

즉 재벌 오너를 구속할 경우에 생기는 리스크 요인이 전체 기업과 국가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지난 몇 년 간 대기업 총수들의 법적 구속에도 불구하고 주가와 기업의 밸류에이션(가치)에 큰 타격을 입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대표적으로 삼성전자는 이재용 부회장의 구속과 상관없이 주가와 실적에서 상승세를 탔다. 이재용 부회장이 구속된 지난 2월 17일 전날 삼성전자 주가는 189만6400원이었으나 징역형을 선고 받은 지난달 25일 주가는  235만1000원으로 23.97% 상승했다. 

삼성그룹 계열사도 주가도 이 부회장의 구속과 상관없이 오름세를 보였다. 삼성그룹의 신수종 사업의 핵심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주가는 9월 1일 종가기준 28만500원으로 이 부회장이 구속되기 전날 주가(15만8400원) 보다 77.08% 상승했다.

다른 대기업의 사례를 보더라도 총수의 역할과 기업의 밸류에이션은 큰 상관관계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화그룹도 2012년 8월16일 김승연 회장이 위장계열사 부당 지원 혐의로 구속됐을 당시 주가가 일시적으로 흔들렸으나 장기적으로 큰 타격을 받지 않았다. 

김 회장이 구속 당시 한화그룹의 주가는 3만100원이었으나 1년 후 3만1850원으로 주가가 반등했다. 

SK그룹 최태원 회장이 횡령 배임 혐의로 구속됐을 당시(2013년 1월31일) 기업의 주가는 10만3500원이었다. 최 회장의 구속 이후 2달 가까이 9만원대로 주저앉았으나 5월 말부터 주가가 10만원대로 회복했다. 구속 1년 시점에는 12만5000원으로 상승했다.

총수 부재, 기업 실적 영향 미미…계열사 수익은 타격 가능성

실적도 총수 부재와 상관없는 방향으로 흘러갔다. 삼성전자는 올해 상반기 매출 영업이익에서 사상 최대의 실적을 기록했다. SK도 2013년 이후 매출액과 영업이익에서 상승세를 기록했다. 

한화도 매출과 영업이익은 오름세를 보였다. 한화는 지난 2014년 1,63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으나 이듬 해 곧 회복됐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대기업은 이미 시스템화 되어 있기 때문에 총수의 부재 보다는 기업의 펀더멘탈이 주가에 더 영향을 받는다”면서 “총수 구속 이후 불확실성으로 인한 일시적인 하락 현상은 있지만 곧 회복되는 경우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오히려 총수의 구속과 사회적 물의는 기업 이미지에 타격을 미치는 경우가 많다. 대표적으로 삼성 이재용 부회장은 최순실 게이트로 연루되면서 여론의 도마에 올랐다. 

한화그룹의 경우에는 김승연 회장 뿐만 아니라 2세 경영인들이 사건사고에 휘말려 사회적 지탄 대상이 됐다. 김승연 회장의 차남 김동원과 막내 김동선 씨는 여러 차례 구설수에 올랐다. 현재 한화생명의 상무인 김동원은 지난 2011년 교통사고를 낸 이후 구호조치 없이 도주한 혐의로 벌금형을 받았고 이후 2014년에도 대마초 혐의로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막내인 김동선 전 한화건설 팀장도 두차례의 폭행 사건으로 여론에 오르곤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벌총수의 장기적인 부재는 계열사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넥스트소사이어티재단이 지난 2015년 발표한 ‘불법행위에 대한 처벌이 기업경영에 미치는 영향’에 따르면  총수의 기소시점에서는 계열사 수익률이 4.36%로 나타났지만 재판시점에서는 1.16%로 하락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shwan9@kukinews.com

유수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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