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삼성·KB 등 주요 증권사 CEO 임기 연장 여부 ‘전전긍긍’

NH·삼성·KB 등 주요 증권사 CEO 임기 연장 여부 ‘전전긍긍’

기사승인 2017-09-07 05:00:00

[쿠키뉴스=유수환 기자] 올해 상반기 주요 증권사들의 성적표는 합격점을 받으면서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증권사 대표들의 입지가 넓어졌다. 

주요 증권사 CEO 가운데 올해 말 혹은 내년 초에 임기가 만료되는 증권사 대표는 NH투자증권의 김원규 대표이사, 삼성증권 윤용암 사장, KB증권 윤경은·전병조 각자대표, 하나금융투자 이진국 대표이사, 키움증권 권용원 사장 등이다. 

표면적인 실적으로 볼 때는 이들의 연임이 순탄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기업 오너의 구속, 정권 교체에 따른 인사 물갈이, 각자대표 등의 변수가 남아있다. 


NH투자증권 김원규 대표이사, 실적 상승에도 연임 여부 ‘안갯속’

우선 내년 3월 임기가 마무리되는 NH투자증권 김원규 대표이사의 경우 실적 부문에 있어서는 리스크 요인이 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14년 말 NH투자증권의 좌장이 된 이후 순영업수익과 순이익이 증가했다. 구조조정 논란을 빚기도 했지만 실적만 놓고 보면 최고경영자로서 능력을 인정받은 셈이다. 

표면적으로 볼 때 김 대표이사의 연임은 가능해 보이지만 변수도 존재한다. 그의 연임 여부는 농협중앙회의 몫이기 때문이다. 정권교체가 맞물리면서 인사 물갈이도 벌어질 수 있어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김원규 대표이사는 LG투자증권에 사원으로 입사해 30년 동안 증권업계에서 활동한 인물이기에 낙하산 인사는 아니다”라고 하면서도 “그가 전무에서 부사장으로 거치지 않고 대표이사가 된 것은 그의 동생 김재원의 영향력도 일부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김원규 대표이사의 친동생은 박근혜 정부 시절 친박계 실세였던 김재원 자유한국당 의원이다. 김 대표가 기업의 수장이 된 것은 그의 개인적 능력도 있지만 동생의 영향력도 무시하기 어렵다는 것이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들의 의견이다. 

A증권사 관계자는 “김재원 의원의 존재가 박근혜 정부 시절에는 김 대표에게 호재였을 수 있으나 정권이 교체된 지금에서는 부담이 되는 악재로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김 대표는 당초 취임할 때 기본임기 2년에 플러스 알파를 보장받았지만 또다시 연임을 보장받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윤용암 삼성증권 사장 실적 好…미전실 해체·이재용 재판 ‘변수’

윤용암 삼성증권 사장은 지난 2015년 1월 회사의 좌장 역할을 맡으면서 3년 간 삼성증권을 지휘했다. 그의 임기는 내년 1월 만료된다.

윤 사장이 취임 후 3년간 실적을 평가한다면 이전 대표이사였던 김석 전 삼성증권 사장 보다는 낫다는 평가다. 특히 올해 초부터 IB(투자은행) 사업을 강화하는 등 사업 다각화 포석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변수는 미래전략실 해체와 이재용 부회장의 수감 여부다. 삼성은 ‘최순실 게이트’라는 악재로 인해 그룹 내 컨트롤타워인 미래전략실을 해체했다. 이재용 부회장을 비롯한 그룹 내 실세들의 지휘에 따라 움직이던 체제에서 벗어나 각자도생하는 처지에 놓인 셈이다. 

삼성증권은 최근 금융감독원의 단기금융(발행어음)업무 인가 심사 보류로 초대형 IB 출범이 어렵게 된 상황이다. 또한 매각설이 돌 만큼 대내외적으로 어수선한 분위기에 놓여 있다. 

하지만 반론도 있다. 이재용 부회장이 1심에서 실형 선고로 기업 내 총수 부재의 상황을 맞았다. 올해 삼성 계열사 가운데 삼성물산 최치훈 사장, 삼성생명 김창수 사장 등 계열사 대표들이 모두 연임에 성공했다. 

또한 윤 사장과 이재용 부회장의 관계다. 윤 사장은 삼성물산 상사부문 뉴욕지사 관리팀장으로 근무했을 당시 삼성가 사람들과 인연을 맺어왔다. 업계에 따르면 윤 사장은 이재용 부회장으로부터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KB증권 윤경은·전병조 각자대표 체제…동거 허니문 연말 이후 결정

KB증권의 각자대표 체제는 지난해 KB투자증권과 현대증권의 화학적 결합(합병)에 의해서 발생한 결과물이다. 두 사람 모두 임기는 올해 12월 말까지다. 투톱체제를 통해 기업의 덩치가 커졌고, 실적도 향상됐다. 

윤경은 대표는 KB증권에서 WM(자산관리)부문과 S&T(세일앤트레이딩)부문, 경영관리부문을, 전병조 대표는 투자금융(IB)부문과 홀세일(WS)부문을 맡고 있다. 올해 상반기 해당 사업의 실적은 전년 보다 증가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각자대표 체제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는 이들은 적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연임될 가능성도 있지만 두 체제가 오래갈 것으로 생각하는 이들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KB투자증권과 현대증권 내부 보이지 않은 갈등도 변수로 꼽힌다. 두 회사는 합병을 했지만 아직까지 연봉문제 등에서 개선해야 할 사안들이 많다. 아울러 올해 하반기 조직 개편과 맞물려 있다. 

한편 중소형 증권사 대표이사 가운데 올해 혹은 내년 초 임기가 만료되는 곳은 하이투자증권, IBK투자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 등이다. 

shwan9@kukinews.com

유수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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