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핵 실험 등으로 사드 배치 문제가 공론화되면서 국내 연예 기획사들도 ‘빨간불’이 켜졌다. 특히 연기자 매니지먼트를 담당하는 상장 연예기획사들의 주가는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실적도 주춤한 상태다. 키이스트는 지난해 적자 손실을 기록했고 판타지오는 2015년 제외하고 5년간 영업손실을 냈다. 화이브라더스코리아와 이매진아시아는 지난해부터 올해 2분기까지 영업손실을 낸 상태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사드 배치 문제가 실마리를 찾지 못하면 그만큼 큰 수익원인 중국 시장에서 매출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상장 연예기획사들의 주가는 엔터 대장주 에스엠(SM)과 JYP를 제외하고 주가가 내리막을 걷고 있다.
특히 배우 소속사 중심인 기획사들의 주가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배우 배용준이 최대주주인 ‘키이스트’를 비롯해 이매진아시아, 판타지오, 씨그널엔터테인먼트그룹, 화이브라더스 등 연기자 소속사의 주가는 지난 1년 간 꾸준히 떨어지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애프엔가이드와 한국거래소의 자료에 따르면 키이스트의 현재 주가(8일 종가기준)는 2000원으로 1년 전(2016년 9월 9일, 2815원)에 비해 28.95% 하락했다. 시가총액도 하락한 상태다. 현재 키이스트의 시가총액은 1554억원으로 1년 전(2180억원)에 비해 28.71% 감소했다. 현재 이 회사의 종속기업(자회사)의 실적(올해 2분기 기준)도 디지털어드벤처(15억97만6000원 이익)를 제외하고 모두 손실을 낸 것으로 확인됐다.
배우 이일화, 류화영이 소속된 이매진아시아도 1년 전에 비해 곤두박질을 치고 있다. 이매진아시아의 1년 전 주가는 2350원이었으나 하락세를 보이면서 현재(올해 9월 8일) 주가는 1385원으로 급락했다. 1년 전과 비교해 41.06% 하락한 것이다.
배우 김성균이 소속된 판타지오는 주가 하락뿐만 아니라 실적 부진에 늪에서 빠진 상태다. 판타지오는 지난 2012년부터 올해 2분기까지 5년간 실적 부진으로 고전했다. 2015년이 유일하게 영업이익(9억원), 당기순이익(10억원)을 기록했다. 판타지오는 운영자금 조달을 위해 최근 최대주주 골드파이낸스코리아를 대상으로 320억의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현재 판타지오의 주가는 1360원으로 1년 전(1595원) 14.73% 하락했다.
송승헌이 소속된 씨그널엔터테인먼트그룹의 경우 주가 하락과 함께 일부 자본 잠식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씨그널엔터테인먼트그룹은 2012년 이후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로 인해 현재 자본총계(274억원)가 자본금(487억원) 보다 적은 일부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주가도 실적 부진으로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이 회사의 1년 전 주가는 1610원이었으나 올해 9월 8일 종가기준 주가는 334원에 불과하다. 1년 사이에 79.25% 떨어진 것이다. 씨그널엔터테인먼트그룹은 지난 7월 최대주주를 변경했고 지난달 무상감자를 실시했다. 이 기업은 4년 간 영업손실이라는 실적 악화로 관리 종목으로 지정한 상태로 상장 폐지 위기에 놓였다.
배우 김윤석, 이시영, 주원, 유해진 등 스타플레이어 소속사인 화이브라더스코리아의 상황도 녹록치 않다. 이 회사는 지난해 영업손실(-6억원)을 낸 이후 1분기 흑자 전환했으나 2분기에 다시 손실을 기록했다. 주가도 하락세다. 화이브라더스코리아의 8일 종가기준 주가는 3400원으로 1년 전(8550원)에 비해 60.23% 급락한 상태다.
이 같은 상황에도 주가 회복은 녹록치 않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국내 연예 기획사의 매출 비중에서 20%를 차지했던 중국 시장 관련 매출이 사드 이슈 이후 하락했다”면서 “최근 북한 미사일 실험 등으로 인한 한반도 갈등이 커지면서 정부도 사드 임시 배치를 결정한 만큼 중국과의 관계 개선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유수환 기자 shwan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