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소속 경찰관들의 연이은 비리로 경남경찰이 체면을 구기고 있다.
적발된 이들을 보면 업무 관련 업자들에게서 수천만원의 뇌물을 받는가하면 성추행에 이어 잇따른 음주운전 등 ‘비리 백화점’이 연상될 정도다.
잊을만하면 터지는 경찰관 비리로 기강해이가 도를 넘었다는 공분에 특단의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연이은 비리, 연이은 ‘줄징계’
추석 연휴 창원서부경찰서 소속 경찰관들이 잇따라 음주운전에 적발됐다.
이 경찰서 소속 A(45)경정이 지난 8일 오후 9시30분께 경남 밀양시 내이동 한 도로에서 지인의 차량을 몰고 가던 중 음주운전 단속에 적발됐다.
적발 당시 A경정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정지 수준인 0.070%로 조사됐다.
지난 2일에도 같은 경찰서 소속 B(55)경위도 음주운전을 하고 가다 경찰에 적발됐다.
B경위는 이날 오전 1시30분 창원시 의창구 한 아파트 인근 도로에서 술을 마신 상태에서 차량을 몰다 단속됐다.
B경위의 혈중알코올농도 역시 면허정지 수준인 0.091%로 나타났다.
경찰은 음주운전 단속에 걸린 경찰관 2명을 지난 10일 직위해제했다.
경찰은 조만간 징계위원회를 열어 이들을 징계할 예정이다.
또 업자들에게서 뒷돈을 받은 혐의로 같은 경찰서 소속 경찰관 2명이 입건되기도 했다.
경남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뇌물수수 혐의로 김해중부경찰서 소속 C(60)경감을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
C경감은 2009년부터 지난 1월까지 교통관리 부서에 근무하는 동안 교통시설물 업자들에게서 뇌물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현재 경찰이 파악한 뇌물수수 금액은 3000만원가량이지만, 수사 결과에 따라 더 늘어날 수도 있다.
경찰은 뒷돈을 받은 대가로 C경감이 교통안전시설 심의 등 편의를 제공한 것으로 보고 있다.
C경감은 지난 7월 말 열린 징계위원회에서 해임된 뒤, 직무고발됐다.
최근 3년 동안 사업가 2명에게서 수차례에 걸쳐 600만원 상당의 뇌물과 향응을 받은 혐의(뇌물수수)로 같은 경찰서 소속 D(45)경정이 입건됐다.
D경정은 뇌물이 아니라고 혐의를 부인했다.
하지만 경찰은 경찰관의 직무 관련성의 폭넓은 범위 등을 고려해 혐의가 인정된다고 판단,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앞서 지난 8월에는 “축구 경기 베팅업체에 투자하면 수익금을 받을 수 있다”고 속여 20여 명의 투자자들에게 4억원가량을 받아 가로챈 혐의(유사수신행위의 규제에 관한 법률 위반)로 진해경찰서 모 파출소 E(54)경위가 구속되기도 했다.
지난달 3일에는 경남청 소속 F(40)경사가 함양의 한 펜션에 동료 경찰관들과 놀러 갔다가 성추행 혐의로 경찰에 붙잡히기도 했다.
술에 취한 F경사는 여성이 혼자 잠을 자고 있던 객실에 들어가 가슴을 만지는 등 성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잠에서 깬 이 여성은 112에 신고했고, F경사는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F경사는 “술에 취해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고 혐의를 부인했다.
같은달 중순께 열린 징계위원회에서 F경사는 해임됐다.
특히 이 사건은 원경환 경남경찰청장이 성폭력에 대한 강력한 근절 대책을 시행하고 있는 가운데 발생한 것이어서 헛구호에 그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게다가 F경사의 동료 여경이 이 사건 피해 여성을 찾아가 접촉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었다.
여경은 피해 여성에게 “가해자가 동료 경찰관인데 이 문제 때문에 직장을 잃게 생겼다”고 호소했다.
그런데 이 여경이 경남경찰청 학교폭력 상담 부서에서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면서 논란이 확산됐다.
이 부서가 학교폭력뿐만 아니라 교내 성폭력 상담도 맡고 있어 이 여경이 자신의 직무를 망각했다는 비난 여론이 일기도 했다.
이처럼 경찰관들의 비리 행위가 잇따르자 재발 방지 차원 특단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비등하다.
창원=강승우 기자 kkang@kuki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