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준석과 이대호의 최근 활약에 NC와 롯데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최준석은 올 시즌을 앞두고 유독 추운 겨울을 보냈다. 자유계약선수(FA)를 맞았지만 롯데 자이언츠가 재계약 불가 의사를 밝혔기 때문이다.
최준석은 롯데 자이언츠에 몸담은 4년간 506경기에서 타율 2할8푼8리 87홈런 351타점을 기록했다. 정상급 활약을 펼친 그였지만 지난해 150억을 받고 친정으로 돌아온 이대호로 인해 팀 내 입지가 좁아졌다. 포지션이 겹치는데다 타격능력까지 열세인 최준석에 대한 필요성이 반감됐다.
롯데 뿐만 아니었다. 노쇠하고 수비 포지션에 한계가 있는 그를 원하는 팀은 없었다.
독립리그 진출까지 타진하고 있던 최준석에게 극적으로 손을 내민 팀은 NC였다. 옛 스승 김경문 감독은 최준석이 베테랑으로서 팀의 중심을 잡아줄 거라 기대했다. 최준석은 백의종군의 의지로 5500만원 헐값에 NC와 손을 맞잡았다.
15kg 감량에 성공하는 등 절치부심 시즌 준비에 임한 최준석은 곧바로 자신의 가치를 증명했다. 대타로 나오는 등 상대적으로 적은 기회에도 4일 오전 현재 타율 3할7푼5리 1홈런 7타점을 기록 중이다.
특히 지난달 29일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에선 8회 극적인 역전 스리런 홈런으로 팀에 승리를 안겼다. 31일엔 친정팀 롯데를 상대론 역전 적시타를 때려내며 비수를 꽂았다.
반면 최준석의 절친한 친구 이대호는 시즌 초반 극심한 부진에 빠져있다. 타율 2할6리 1홈런 3타점에 그친다. 장타율은 2할9푼4리, 출루율과 장타율을 합친 OPS는 5할8푼4리에 머무른다. 득점권에서도 7타수 무안타다. 3일 난타전을 주고받고 패한 한화전에서도 이대호만 유일하게 무안타로 침묵했다.
그가 빈타에 허덕이는 동안 롯데 역시 개막 7연패에 빠지는 등 리그 최하위로 내려앉았다.
물론 롯데 타선의 전체적인 타격 컨디션이 좋지 않은 건 사실이다. 패배의 모든 책임을 이대호가 질 순 없다. 하지만 팀의 중심 역할을 다해주길 바랐던 이대호기에 아쉬움이 짙다.
이대호는 지난해 개막 9경기에서 타율 4할6푼9리 3홈런 6타점을 기록했다. 이 기간 팀은 7승2패로 공동 1위에 올랐다. 이대호의 활약 여부에 따라 롯데 성적도 달라질 수 있음을 방증하는 대목이다.
누구나 타격 사이클은 있기 마련이다. 이대호는 언제든지 반등이 가능한 타자다. 하지만 몸값에 맞지 않는 기복과 성적은 문제다. 지난 시즌 역시 리그 최고 연봉을 받는 타자라기엔 다소 아쉬운 활약이었다.
이대호는 지난 시즌 3할2푼 34홈런 111홈런을 때려냈다. 단순 수치론 중심타자 역할을 해냈지만 대체선수대비승리기여도(WAR)는 3.64로 리그 20위에 불과했다. 지난해 7000만원을 받은 SK 한동민이 WAR 3.75로 이대호보다 높았다.
문대찬 기자 mdc0504@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