듀브론트가 그간의 부진을 깨고 반등할 수 있을까.
롯데 자이언츠는 11일 울산 문수야구장에서 열린 2018 KBO리그 넥센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 12대0 대승을 거뒀다. 시즌 첫 연승을 달리며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하지만 여전히 4승11패로 최하위다. 5할 승률까진 7승이 더 필요하다. 시기를 놓치면 상위권 도약이 어려워질 수 있다. 승수 쌓기에 서둘러 박차를 가해야 되는 상황이다.
12일 넥센과의 3차전, 롯데의 승리를 견인할 책임을 진 선수는 펠릭스 듀브론트다.
일찌감치 롯데의 1선발로 낙점된 듀브론트는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가장 기대를 모았던 외국인 투수다. 메이저리그 6시즌 118경기(선발 85경기)에 나와 31승26패4세이브 평균자책점 4.89를 기록했다. 2013시즌엔 보스턴에서 월드시리즈 우승 멤버로 활약했다.
시범경기를 치를 때만 해도 듀브론트는 올 시즌 리그 최고의 외인 투수가 될 것으로 보였다. 2경기에 나와 9이닝 3피안타 8탈삼진 1실점 호투하며 기대감을 더 높였다.
하지만 정규 시즌에 접어들자 실망스러운 결과가 나왔다. 3경기에서 2패만을 떠안으며 12.2이닝 동안 17실점 평균자책점 11.37로 최악의 부진을 겪었다.
일각에선 베네수엘라 출신 듀브론트가 한국의 꽃샘추위에 적응하지 못했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듀브론트가 등판한 경기는 유난히 바람이 많이 불고 추웠다.
대만에서 온 왕웨이중의 호투와 비교하며 듀브론트의 몸 상태에 이상이 있는 것은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도 나오는 상황이다. 듀브론트는 지난해 팔꿈치 수술을 받고 재활을 거쳤다. 이에 대한 여파로 구위가 떨어졌을 수 있다. 실제로 듀브론트는 직전 등판인 6일 LG전에서 포심 평균 구속이 140km 초반에 머물렀다. 제구도 정교하지 않았다.
롯데에게도, 또 듀브론트 본인에게도 이날 투구 내용은 중요하다. 롯데는 연승 기간 마운드가 부활 조짐을 보였다. 선발 김원중이 안정감을 찾았고 진명호도 깜짝 호투를 펼쳤다. 허리에서도 오현택이 배장호의 자리를 대신해 역투했다. 듀브론트 역시 정상궤도에 오른다면 롯데는 도약을 향한 추진력을 얻을 수 있다.
다만 듀브론트가 이번에도 무너진다면 올 시즌 우승을 노리는 롯데로선 교체카드를 만지작거릴 수도 있다. 여론도 좋지 않다. 일부 팬들 사이에선 벌써부터 지난 시즌 NC 다이노스에서 뛰었던 에릭 해커가 대체 선수로 거론되는 형편이다.
경기가 치러지는 12일 울산의 기온은 영상 21도다. 완연한 봄 날씨다. 이제는 날씨 핑계도 댈 수 없다. 듀브론트는 이번 등판에서 어떻게든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