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쿠키뉴스] 성민규 기자 = 기록적인 폭우를 동반한 지루한 장마가 끝나는가 싶더니 곧바로 찜통더위다.
늦은 여름 휴가 계획을 세워보지만 코로나19 여파로 마땅한 곳을 찾기가 쉽지 않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가능하면서 안전하고 여유로운 휴가를 즐길 수 있는 곳은 어디일까.
산, 바다, 숲, 이색체험에다 코로나19로 지친 심신 힐링까지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는 여행지라면 금상첨화다.
해답은 경북 경주다.
경주에 안 와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온 사람은 없다고 했던가.
'가장 익숙한 곳이 가장 안전한 곳'이라는 코로나19 시대 여행지로 경주가 다시 뜨고 있다.
◇경주 해안에서 '스트레스 날리기'
45㎞의 아름다운 해안선을 따라 청정 동해 바다를 품고 있는 경주는 다양한 즐길거리, 볼거리, 먹거리까지 부족함이 없다.
31번 국도를 따라 1시간 정도 달리면 오류고아라해변, 전촌솔밭해변, 나정고운모래해변, 감포 깍지길, 봉길대왕암해변, 주상절리 파도소리길, 관성솔밭해변을 만날 수 있다.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경주 해안은 코로나19 시대에 가장 적합한 비대면 휴가지다.
◇바다와 어우러진 천혜의 비경 '양남 주상절리'
제주도에만 주상절리가 있는 것이 아니다.
천연기념물 제536호로 지정된 양남 주상절리는 읍천항과 하서항 사이 해안을 따라 형성돼 있다.
조망공원 내 우뚝 솟은 전망대에 오르면 자연이 연출한 조각품이라 일컬어지는 천혜의 비경 '주상절리'를 한 눈에 볼 수 있다.
꽃 봉우리 모양, 위로 솟은 모양, 기울어진 모양 등 다양한 형태의 주상절리가 눈 앞에 가득 펼쳐진다.
그 중에서도 수평으로 넓게 퍼진 부채꼴 모양 주상절리가 압권이다.
신비로운 주상절리 너머로 떠오르는 일출은 꼭 봐야 할 특별한 경험이다.
◇파도소리 들으며 걷는 해안 트레킹 코스
부산에서 강원도 고성까지 770㎞에 달하는 해파랑길.
경주 구간에는 눈과 귀가 동시에 시원해지는 다양한 트레킹 코스와 해양 명소들로 넘쳐난다.
주상절리를 감상하며 걷는 '주상절리 파도소리길'은 1.7km 구간의 여유로운 트레킹 코스다.
파도소리길을 따라 걷다보면 읍천항 벽화마을을 만난다.
운치 넘치는 어촌 갤러리에 시선을 뺏기며 조금만 더 걷다보면 탈해왕길 해수 트레킹 로드가 기다린다.
경주 동해 바다의 진면목을 보고 싶다면 감포 깍지길을 추천한다.
깍지길의 '깍지'는 사람과 바다가 깍지를 낀 길이라는 의미다. 혼자가 아닌 함께 손을 잡고 걸어야 제 맛이다.
별을 관찰하는 마을이라는 뜻의 '관성솔밭해변'도 빼놓을 수 없다.
밤하늘 별자리를 따라 걷다보면 바다와 하늘이 하나가 되는 여름밤 환상여행이 가능하다.
◇경주 여행의 2부 '야경속으로'
낮 동안의 경주 여행이 만족스러웠다고 밤 일정을 제외한다면 절반만 즐기고 가는 것과 다름없다.
해가 지면 천년의 시간이 스며든 경주의 문화재들이 화려한 조명옷을 입고 야근에 들어간다.
형산강변의 '금장대'는 최근 경주 8색으로 조합된 화려한 새 조명으로 경주의 밤을 밝히고 있다.
'동궁과 월지'는 어둠이 짙어질수록 누각, 연못, 숲이 불빛과 어우러져 환상적인 자태를 드러낸다.
동부사적지에선 시시각각 색깔이 바뀌는 첨성대를 만나볼 수 있다.
계림숲을 지나 교촌마을로 들어서면 월정교의 웅장하고 화려한 모습에 넋을 잃는다.
시가지에 자리한 경주읍성도 향일문을 중심으로 화려한 조명을 뽐내며 새로운 야경명소로 입소문을 타고 있다.
◇자연 속 힐링
푸르름을 가득 머금은 산과 숲에서 힐링의 시간을 만끽해보자.
'토함산 자연휴양림'은 121ha의 울창한 산림에서 각종 야생동물과 식물을 직접 체험하며 슬로우 라이프를 즐기기에 제격이다.
이와 함께 야생화 단지, 관찰 데크로드, 전망대 등 다양한 볼거리와 숲에서 즐기는 이색적인 물놀이도 체험할 수 있다.
차로 5분 거리에 있는 '풍력발전소'에선 토함산의 수려한 풍경을 즐길 수 있다.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 촬영지인 '삼릉숲' 소남 사이로 쏟아지는 빛내림을 보려면 아침 일찍부터 서둘러야 한다.
이른 새벽 도착해 역광 상태에서 촬영하면 은은하고 환상적인 인생사진을 건질 수 있다.
단석산 자락에 위치한 건천 편백나무 숲내음길은 피톤치드를 한껏 느낄 수 있다.
500m 구간의 산책로에 나무데트가 설치돼 산책하기 좋고 정자도 2곳 마련돼 잠시 쉬어갈 수 있다.
smg511@hanmail.net
Copyright © KUKINEWS.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