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진호의 경제 톡톡] 블록체인(Block Chain)은 비트코인이 아니다

[금진호의 경제 톡톡] 블록체인(Block Chain)은 비트코인이 아니다

금진호 (목원대학교 겸임교수 / 한국연금개발원 연구위원)

기사승인 2021-05-31 11:54:02
금진호 연구위원
가족들의 저녁 시간, 식사를 마치고 TV를 보는 가족들 틈에서 뉴스가 나오자 아빠는 불안해하고 있다. 기후와 환경문제를 생각하는 일론 머스크가 비트코인 채굴에 엄청나게 많은 전기가 들어간다는 이유로 부정적인 생각을 발표하자 시세가 큰 폭으로 출렁였다는 뉴스다. 슬금슬금 눈치를 보던 아빠는 휴대전화를 들고 몰래 작은방으로 들어갔다가 잠시 후 나온다. 필자도 대학에서 ‘부자학’이라는 금융 관련 교과목을 가르치고 있는데 비트코인에 대한 학생들의 질문이 많은 것을 보면 여기에 대한 청년들의 관심과 투자가 많은 것 같다. 

비트코인, 이더리움, 도지코인 등 비트코인 열풍에 누구나 한번은 들어봤을 법한 단어다. 코인 거래의 기술기반인 블록체인(Block Chain)은 암호화폐의 근간이 되는 기술로 처음 채굴하는 순간부터 거래가 될 때마다 누가 사용했는지 알려주는 꼬리표(소유주의 디지털 서명)가 붙어있다. 아무리 많이 거래돼도 현재까지의 사용 과정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기술로서 정부나 중앙은행, 금융회사의 개입 없이 온라인상에서 개인과 개인이 직접 돈을 주고받을 수 있도록 개발되었다. 

블록체인 시장은 앞으로 계속 성장이 가능할까. 엄밀히 얘기하면 암호화폐의 기반기술로 알려진 이 기술은 세계적으로 연평균 50% 이상 고성장이 예상되는 시장이라고 말할 수 있다. 지금은 대표적으로 가상화폐인 코인(대표적으로 비트코인)과 연계하여 거론되지만, P2P 기반의 송금, 암호화폐 등의 분산원장 기술에서 시작한 블록체인 기술은 스마트 콘트랙트 (Smart Contract)를 기반으로 다양한 플랫폼과 융합하여 발전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스마트 콘트랙트 (Smart Contract)란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금융 거래, 부동산 계약, 공증 등 다양한 형태의 계약을 체결하고 이행하는 것을 말하고 있다. 미래 사회는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화폐로 활용하고, 2세대엔 일반 거래 및 계약에 적용, 3세대는 전 산업에 적용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블록체인 기술은 이와 같은 보안과 신뢰 문제에 대한 해결책으로 성장했다. 

지금의 금융 거래 방식은 데이터 처리에 하나의 중앙 기관이 모든 거래명세(데이터)를 수집 보관한다. 은행의 경우 모든 거래명세를 은행의 중앙 전산 서버에 보관한다. 반면 블록체인 방식은 모든 거래명세를 거래에 참여하는 모든 이들에게 보낸다. 여기에 참여자들이 모두 같은 거래명세를 갖는 방식으로 참여자들은 각자가 데이터와 신뢰를 구축하는 것이다. 그래서 블록체인에 엮인 데이터는 구조상 조작이 불가능하다. 블록에 기록된 데이터는 알아보기 힘든 암호화 상태로 변환되어 저장되는데 이를 암호 해시(cryptographic hash)라 하며 이 암호 해시는 처음 데이터가 어떤 내용인지는 전혀 알 수 없다. 

블록체인 기술이 앞으로 세상을 어떻게 바꿀까. 이미 금융산업에서 해외 송금 서비스, 디지털 통화, P2P 대출 등 블록체인 기술은 그 효용성을 인정받아 다양한 형태로 적용되고 있습니다. 물류와 유통, 자동차, 에너지 산업 등 블록체인 기술이 활용될 수 있는 분야는 무궁무진하다. 금융산업에선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보안 솔루션이나 송금 시스템, P2P 대출, 비트코인과 같은 암호화폐 등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서비스가 출시되고 있다. 은행과 같은 중개 기관 없이 금융 거래가 가능하고 투명한, 금융 서비스가 나올 것으로 본다.

물류나 유통과정에도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면 생산부터 판매까지의 과정을 투명하게 기록할 수 있다. 어디에서 생산되고 가공되었는지 각 중간 단계에서 어떤 업자들을 거쳤는지 소비자들은 그 명세를 알 수 있다. 일상생활인 공공 서비스로 의료기록 관리, 선거, 여론 조사, 납세 등도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데이터를 통합 관리할 수 있고 인건비와 서버 등의 인프라 비용 등을 크게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예술 문화면에서도 콘텐츠, 저작권 등과 같은 지적 재산권의 소유 문제를 다루는 데 있어 블록체인 기술을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콘텐츠 또는 지적 재산권 사용에 따른 대가나 불법 이용 등에 대한 추적을 쉽게 해 저작권 보호에 활용할 수 있는 것이다. NFT (Non-fungible token) 라는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디지털 콘텐츠에 고유한 표식을 부여하여 저작권을 보호하는 것이다. NFT 기술이 예술계에 빠르게 확산하고 있는데 영국 현대미술의 거장 허스트도 이 물결에 동참했다. 이 기술로는 미술품의 복제나 위작이 나올 수 없는 것이다. 

최근 애플이 결제부문 구인공고를 통해 가상화폐를 포함한 ‘대체결제(Alternative payments)’사업개발 매니저를 찾는다고 밝혔다. 특히 자격요건으로 가상화폐 분야 경력자를 명시한 점도 이례적이다. 그동안 가상화폐와는 거리를 두었던 애플이 입장을 선회해 가상화폐를 활용한 결제지원 서비스를 준비한다는 관측도 할 수 있다. 블록체인에 관한 관심이 비트코인으로 대변되어 투기로 보여서는 안 된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블록체인 기술의 발전과 기여가 기대된다.
최문갑 기자
mgc1@kukinews.com
최문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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