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들이 올해 3분기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업계가 국민지원금 사용처에서 제외되면서 고전했던 영향이 컸다. 이마트와 롯데마트 모두 시장 기대치를 밑도는 실적을 거뒀다. 반면 편의점들은 매출 특수를 누리며 뚜렷한 실적 개선을 이뤄냈다.
16일 이마트 3분기 실적 자료에 따르면, 할인점 매출은 3조1109억원으로 2.2%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803억원으로 29% 감소했다.
3분기 기존점 신장률은 1.6%로 5분기 연속 신장을 이어갔다. 2분기 8.3%에 비해서는 둔화됐지만 9월을 제외한 7~8월 기존점 신장률은 7.8%로 상반기와 유사했다. ‘기존점’이란 전년 동기 이후 신규 개점 점포를 제외한 점포를 뜻한다.
실제로 월별 데이터를 보면 7월에는 14.7%, 8월 1.7%의 신장률을 보였으나 9월부터 대형마트가 국민지원금 사용처에서 제외되면서 신장률이 8.9%로 하락했다. 이마트는 “9월에 지급된 재난지원금의 대형마트 오프라인 매장 사용처 제한이 연중 가장 대목인 추석 행사에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같은 오프라인 매장인 이마트 트레이더스도 매출이 9053억원으로 같은 기간 13% 늘었지만, 영업이익이 268억원으로 28억원 감소했다. 전문점 사업은 32억원의 영업 적자를 기록했지만, 일부 전문점의 폐점 등 효율화 작업으로 적자 폭은 소폭 개선됐다.
롯데마트 상황은 더욱 좋지 않았다. 매출은 1조4810억원으로 8.4% 줄었고 영업이익은 120억원으로 50.5% 감소했다. 롯데쇼핑 사업부중 가장 부진한 성적을 기록했다.
판관비는 절감했지만 재난지원금 사용처 제한 영향에 따른 기존점 매출 부진으로 영업이익이 감소했다고 롯데마트는 풀이했다.
마트업계는 지난해 전 국민에게 재난지원금이 지급됐을 당시에도 사용처에서 제외되면서 타격을 받았다. 고객들이 재난지원금 사용이 가능한 편의점이나 온라인몰 시장으로 대거 옮겨간 영향이다. 주요 대형마트들은 재난지원금 지급 시작 이후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약 10~15%가량 감소했다.
반편 편의점 업계는 번화가의 유동 인구가 늘어난데다 국민지원금 사용처에 포함되면서 매출이 늘었다. 편의점은 대기업 유통점이지만 가맹점 대부분이 소상공인인 만큼 국민지원금 사용처에 포함됐다.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 매출은 1조8365억원, 영업이익은 695억원으로 각각 9.1%씩 증가했다. 반면 GS25는 매출이 1조9252억원으로 2.5%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743억원으로 67억원 감소해 상대적으로 CU가 좋은 실적을 냈다.
유통업계에서는 4분기에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 시행으로 소비심리가 회복하고 외출이 늘면서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의 실적 회복세가 강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전진 기자 ist1076@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