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관 실수로 수능 완전히 망쳤어요.”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치른 대구의 한 수험생이 감독관의 실수로 시험을 망쳤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20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감독관 때문에 수능을 망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대구 상원고등학교에서 수능을 봤다고 자신을 소개한 글쓴이는 “감독관 때문에 국어를 평소보다 말도 안 되게 망쳐버렸다”면서 이야기를 시작했다.
글쓴이는 “1교시 국어 시험 시작 후 10분정도 독서지문을 풀고 있을 때 감독관이 전체 학생들에게 ‘선택과목부터 푸세요’라고 말했다”면서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런 법은 없다는 생각에 제가 하던 데로 문제를 풀었다”고 설명했다.
그때였다. 시험지 2페이지를 풀고 있던 글쓴이에게 다가온 감독감은 “선택과목부터 풀어야 됩니다”라고 말한 뒤 강제로 시험지를 9페이지로 넘겼다.
글쓴이는 “그 순간 시험지를 강제로 집어 들어 넘기는 행위가 너무 강압적이어서 진짜 그런 규칙이 있는 줄 알고 지문을 읽어 내려갔지만 머리에 들어오지 않았다”며 “생전 틀려본 적 없던 화작에서만 10점 넘게 날아갔다”고 적었다.
글쓴이는 2교시에도 1교시에 일이 생각나 시험을 제대로 볼 수가 없었다. 억울하고 분한 마음에 시험을 다 본 뒤 시험본부에 찾아가 1교시 때 상황을 말했다.
글쓴이는 “지금 이 상황을 알고 있는데도 그냥 어물쩍 넘어가려고 하는 감독관이 너무 원망스럽고 국어 논술시험을 준비하는데 분하고 눈물이 난다”고 했다.
논란이 일자 해당 감독관은 작성자 부모에게 연락을 취해왔다. 그러나 책임 있는 태도나 사과는 없었다.
글쓴이 부모님이 감독관에게 논술 시험을 앞두고 글을 읽지 못하거나 손발을 부르르 떠는 등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증상을 겪고 있다고 알리자 감독관은 “그래서 어떤 걸 원하나. 고소 진행을 원하는 거냐 아니면 손해배상이라도 청구 할 거냐”고 답했다.
글쓴이는 “장학사나 교장 선생님께도 연락을 받았으나 ‘그래봤자 감독관에게 큰 징계는 없다’는 식이거나 ‘그래서 무엇을 원하나’라고 묻기 밖에 안 해 너무 억울하고 분하다”고 토로했다.
사연을 접한 네티즌들은 “이 시험에 모든 걸 쏟아 부었을 건데 배상받아내야 한다”, “무조건 고소해야 한다”, “아무리 공부 잘하는 애들도 저 상황이면 멘탈 나간다”, “철저하게 조사해서 책임을 물어야 한다” 등의 의견을 보였다.
한편 대구시교육청은 구체적인 사실 관계를 확인한 뒤 피해 수험생에 대한 처리 방향 등 대책을 세울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최재용 기자 gd7@kuki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