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장주’ 애플 주가 급락…투자 대가도 엇갈린 베팅

‘美 대장주’ 애플 주가 급락…투자 대가도 엇갈린 베팅

기사승인 2022-05-19 19:35:14
로이터 연합뉴스
최근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미국 빅테크 대장주 애플의 주가도 크게 흔들리고 있다. 애플은 그동안 증시 조정 상황에서도 선방했으나 최근 주가가 큰 폭으로 빠지고 있다. 

이 가운데 애플에 대한 투자 대가의 시선도 엇갈리고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예측한 마이클 버리(헤지펀드 사이온에셋매니지먼트 창업자)는 최근 애플 주가 하락에 베팅했다. 반면 ‘투자의 귀재’ 워런버핏은 애플 주가가 하락하자 적극적으로 매수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마이클 버리가 이끄는 자산운용사 사이언에셋매지니먼트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주식 보유 현황 자료(13F)를 통해 애플 풋옵션 20만6000주(한화 460억원)를 보유하고 있다는 것을 공개했다.

사전적인 의미의 풋옵션이란 기업이 자금조달과 같은 거래를 할 경우 거래당사자들이 미리 정한 가격(행사가격)으로 장래의 특정시점에 특정한 가격으로 팔 수 있는 권리를 뜻한다. 즉 풋옵션은 해당 자산의 가치가 떨어지면 이익을 얻을 수 있다. 그가 애플에 풋옵션 계약을 걸었다는 것은 애플 주식 하락에 베팅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물론 마이클 버리의 ‘빅쇼트’(하락베팅)이 늘 성공한 것은 아니다. 그는 지난해 테슬라 주가 하락에 베팅했다가 버티지 못하고 결국 손절(손실 확정 후 매도)했다. 

다만 최근의 애플의 주가 흐름을 살펴보면 마이클 버리의 예측은 타당해 보인다. 현재 애플의 주가(5월 18일 현지시간 기준)는 140.82달러로 고점 대비 약 22% 이상 하락했다. 한때 180달러를 치솟던 애플 주가가 몇 달만에 연초로 돌아간 것이다. 

다른 빅테크(거대 IT기업)의 주가가 흔들릴 때도 홀로 선방하던 애플의 주가 하락은 자칫 미국 증시 흐름을 흔들 수 있다고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미 경제매체 CNBC는 이 같은 애플의 주가 하락이 미 증시 전체에 불길한 징조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데이터트렉 리서치의 공동 창업자인 닉 콜래스도 "글로벌 투자자들은 폭풍우에 휘말린 증시에서 애플이 가장 안전한 항구라고 생각하고 있다"며 "시장 바닥은 최고의 기업들이 시장 대비 저조한 수익률을 나타낼 때 도달한다는 오래된 증시 격언"이라고 지적했다.

다니엘 셰이 심플러트레이딩 부사장은 “애플이 주식시장에서 굳건히 버티고 있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희망을 품고 있는 것”이라며 “하지만 애플의 주가가 무너지는 순간 바로 투자자들이 ‘무조건 항복’ 단계로 돌입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반면 현재 애플의 주가에 대해 저평가됐다고 판단하는 투자자들도 있다. 바로 애플의 대주주 버크셔해서웨이를 이끄는 워런버핏 회장은 애플을 여전히 저평가됐다고 판단하고 있다. 버핏은 이달 초 CNBC와 인터뷰를 통해 “지난 1분기 애플의 주가가 하락했을 때, 이 회사 주식 6억 달러(약 7610억원)를 추가 매입했다”고 밝혔다.

그는 "주가가 다시 올라 추가로 매수를 더 못한 것이 아쉽다"며 "애플의 주식이 더 떨어졌더라면 더 매수했을 것"이라며 "우리가 애플의 주식을 얼마나 더 사들였을지 누가 알겠느냐"고 덧붙였다.

버크셔해서웨이는 ETF(상장지수펀드)를 제외하고 애플의 최대주주이다. 버핏은 지난 2016년 처음으로 애플을 투자하기 시작해 지속적으로 지분을 늘렸다. 애플은 버핏의 투자회사 버크셔 해서웨이의 포트폴리오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지난 3월 말 기준 버크셔 해서웨이의 투자 자산 가운데 애플 비중은 약 40%에 달한다. 이는 1591억달러(약 201조8000억원)에 달하는 금액이다.

버핏은 올해 2월 주주총회를 앞두고 발송한 주주서한을 통해 “애플은 버크셔 헤서웨이가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시현할 수 있었던 ‘4대 거인 중 하나”라고 표현했다. 

유수환 기자 shwan9@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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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wan9@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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