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은행 성과급 지난해 1.4조…정치권 “국민 납득 못 해”

5대 은행 성과급 지난해 1.4조…정치권 “국민 납득 못 해”

기사승인 2023-02-14 10:33:43
쿠키뉴스DB

윤석열 대통령이 은행의 ‘돈 잔치’를 지적한 가운데 여야를 가지리 않고 정치권에서도 은행을 향한 질타가 나왔다. 특히 정무위원회 차원에서 은행의 성과급 돈 잔치에 제동을 걸겠다는 계획이다.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황운하 의원이 13일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의 2022년 성과급 총액은 1조 3823억원으로 전년도 1조 193억원에서 3629억원(35%) 늘어났다.

2022년 성과급 규모는 △농협은행 6706억원 △국민은행 2044억원 △신한은행 1877억원 △하나은행 1638억원 △우리은행 1556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2021년 성과급 규모와 비교해 보면 2021년 직원 성과급을 지급하지 않은 하나은행을 제외할 경우 우리은행이 86% 늘어났고, 뒤이어 국민은행(25%), 신한은행(24%), 농협은행(10%) 순으로 성과급이 증가했다.

직원 1인당 평균 성과급은 △농협은행이 3900만원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이 1300만원 △국민은행이 1100만원 △우리은행이 1000만원을 보였다. 임원은 △국민은행이 2억1600만원 △신한은행 1억7200만원 △하나은행 1억6300만원 △우리은행 1억400만원 △농협은행 4800만원 순이다.

농협은행은 이와 관련해 “각 은행별 급여체계는 매우 상이하다. 농협은행의 성과급 관련 자료는 기본급을 제외한 정기상여금 등이 포함된 계수로 급여체계가 다른 타행 계수와는 차이가 크다”면서 “상여금, 성과급 등을 포함한 당행의 총 급여는 타 시중은행보다 낮은 수준”이라고 해명했다.

5대 은행 가운데 1인당 최고 성과급은 직원의 경우 우리은행에서 1억7200만원, 임원은 국민은행에서 15억7800만원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통상적으로, 당해연도 발생 성과급은 이듬해 성과평가 확정 후 지급된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2022년 성과에 따른 5대 시중은행 2023년도 성과급은 사상 최대 규모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황운하 의원은 “가파른 금리 인상과 물가 상승으로 국민 대다수가 대출 이자 인상과 가계 부채로 힘겨워하는 와중에 은행들이 성과급으로 ‘역대급 돈잔치’를 벌인 것은 은행의 공공적 성격을 저버리는 행위”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경기 침체로 은행 경영이 어려울 땐 공적 자금까지 투입했던 전례와 다르게, 사상 초유의 영업이익에 대해서는 상생금융 대신 성과급 잔치를 벌인 것에 대해 어느 국민이 납득하겠느냐”라며 “국회 정무위원회 위원으로서 선배‧동료 의원과 함께 은행권 성과급 체계를 종합적으로 정비해 은행의 사회적 책임을 강화하겠다”라고 밝혔다.

황 의원의 발언은 윤 대통령의 지적과 일맥상통한다. 윤 대통령은 전날 “은행 고금리로 인해 국민들 고통이 크다”며 “‘은행의 돈 잔치’로 인해 국민들의 위화감이 생기지 않도록 금융위는 관련 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그러면서 “은행은 공공재적 성격이 있다. 수익을 어려운 국민, 자영업자, 소상공인 등에게 이른바 상생 금융 혜택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배려하고 향후 금융시장 불안정성에 대비해 충당금을 튼튼하게 쌓는 데에 쓰는 것이 적합하다”고 관치논란을 일축했다.

대통령부터 정치권까지 은행을 향해 강도 높은 사회적 책임을 요구하면서 조만간 금융위의 후속조치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은행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높아지면서 반발도 예상된다. 은행권 관계자는 “금리인상에 따라 어려움에 빠진 취약차주 등을 은행이 지원해야 한다는 사회적 요구에 공감한다”면서도 “그렇지만 은행이 공공재라는 인식에 동의하기는 어렵다. 은행도 주주라는 주인이 있는 증시에 상장된 민간 회사”라고 항변했다. 아울러 이 관계자는 “민간회사의 임금구조를 정부가 조정하겠다는 것이 적절한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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