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국립대 국제지역연구원, '유라시아 지역의 인문학적 연구 방향' 발간

경상국립대 국제지역연구원, '유라시아 지역의 인문학적 연구 방향' 발간

프랑스·러시아·중국 등 유라시아 지역에서의 문화·역사·언어의 연구 내용 담아
박선아, 이정민, 정경택, 최수경, 김정남, 김혁, 김정필 교수 참여

기사승인 2023-05-25 16:08:21
경상국립대(GNU·총장 권순기) 국제지역연구원(원장 정경택 러시아학과 교수) 해외지역연구센터는 2022년 총서 '유라시아 지역의 인문학적 연구 방향'을 발간했다.

유럽과 아시아를 아우르는 명칭인 유라시아는 지난 1991년 12월 소련의 해체로 나타난 신생 독립국을 접함으로써 본격적으로 우리의 관심을 끌게 됐다. 


1880년대 오스트리아인 학자 쥬스(Eduard Suess, 1831-1914년)가 유라시아라는 고유 명칭을 만들어 사용하면서 널리 퍼지기 시작했는데, 지금은 포스트 소비에트 공간을 의미하는 것으로도 사용하고 있다. 

정경택 국제지역연구원장은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시작된 전쟁은 대다수 학자나 일반인들의 예상과는 달리 현재도 계속되고 있다"며 "이 전쟁은 해당 지역을 넘어서 유라시아 전역, 그리고 더 나아가 전 세계에 커다란 영향을 끼치고 있는데, 이는 전쟁 당사국뿐만 아니라 이를 배후에서 지원하는 미국 외 유라시아 지역 각 민족과 국가의 정보와 정체성을 바로 알아야 한다는 책임감, 그러면서도 순수 인문학적 연구를 계속 진행해야 한다는 의무감을 우리 연구자들에게 안겨 주고 있다"며 이번 총서 발간 배경을 설명했다.

이번 총서는 프랑스, 러시아, 중국에서의 문화·역사·언어에 관한 연구를 내용으로 담고 있다. 

박선아(불어불문학과) 교수는 '프랑스 인문과학 총서 <인류문화기> 연구'에서 이론 중심의 기존 문화 연구를 보완하고 있다. 박 교수는 이 연구에서 총서가 학술적, 이론적 기원에도 불구하고 독자들에게 평범하고 소외된 구체적 인간들에 대한 미시적 성찰을 유도해 이론과 실천의 통합, 중심과 주변의 통일, 유명 저자와 무명 저자의 조화, 장르 간의 혼융으로 방대한 문화적 에큐메니즘에 이르렀다는 점을 밝힘으로써, 실용적이고 적합한 문화 연구로서의 가능성과 변별적 가치에 주목하고 있다. 

이정민(사학과) 교수는 '9세기 카롤루스 왕들의 형제애(fraternitas)에 관한 고찰'에서 고대 프랑스 왕조의 통치 전통을 다루고 있다. 유럽의 틀을 마련한 카롤루스 마그누스(Carolus Magnus)의 손자들은 프랑크 왕국의 분할상속을 둘러싼 치열한 정쟁(政爭)을 벌였는데, 카롤루스 왕들 간의 갈등은 842년 스트라스부르그 서약(the Oath of Strasbourg)이나 843년 베르됭 조약(the Treaty of Verdun)으로 잘 마무리됐다. 이 과정에서 카롤루스 왕들을 하나로 묶어내는 카롤루스적 통치원리가 등장하는데 바로 이것이 형제애(fraternitas)임을 밝히고 있다. 

정경택(러시아학과) 교수는 '우즈베키스탄의 민족-언어 문제'에서 소련의 민족-언어정책의 결과로 지금 우크라이나를 포함한 유라시아의 포스트 소비에트 공간에서 발생하고 있는 부정적인 현상을 우즈베키스탄 사례를 들어 설명하고 있다. 또한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우즈베키스탄을 포함한 중앙아시아 전역에서 러시아의 정치, 경제, 군사적 영향력 외에 러시아가 가진 문화, 정보 그리고 러시아어의 영향력 등 즉 러시아의 소프트 파워(Soft power)가 급격히 추락할 것을 예측할 수 있다. 

최수경 학술연구교수는 '女將'의 추억과 明淸代 廣東의 로컬리티에서 지방지(地方志)와 지역 문헌을 중심으로 명·청대(明·淸代) 문인들이 과거 광동(廣東)에서 활약했던 여장(女將)을 로컬리티의 지형 속에 수용하는 과정에 초점을 맞추었다. 

김정남 학술연구교수는 '逸周書' 난독(難讀) 현상의 원인과 관련 용례 해석-淸華簡 皇門'을 중심으로라는 연구에서 최근 공포된 청화간(淸華簡), 황문(皇門)과 전래본 일주서(逸周書) 황문(皇門)을 비교해 이러한 난독 현상을 유형별로 분석했다. 

김혁 중어중문학과 교수는 '交와 爻의 同源 관계에 대한 시론'에서 한자 가운데 交(사귈 교)자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에 대한 새로운 연구 결과를 서술했다. 기존 학자들은 交자가 사람이 다리를 꼬고 있는 모양을 형상화 한 글자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갑골문(甲骨文)에 등장하는 자가 交가 아닌 黃자라는 학설이 제기되면서 交자는 사람이 다리를 꼬고 있는 모양이라는 기존의 설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김혁 교수는 이러한 연구에 입각하여 交자가 사실은 爻(효)라는 글자에서 분화되어 생성된 것으로 보았다. 

김정필 중어중문학과 교수는 '한중 동소(同素)한자어의 활용과 인지 사유'에서 한자 사용의 혼란을 살펴보고 있다. 특히 서구 외래어가 유입된 이래 한국어는 한글과 한자, 그리고 외래어의 유의성으로 인해 어휘의 활용에 많은 혼란을 초래하는 것과 관련해 김정필 교수는 한국인의 이러한 언어 감각은 오랜 기간 한자어를 사용하는 과정에서 나온 외래어와 한국어의 비변별성에서 비롯됐다고 판단했다. 

이렇게 2022 해외지역연구센터 총서는 프랑스, 러시아, 중국을 아우르는 유라시아 지역에서의 문화, 역사, 언어의 연구 내용을 담으며 다양한 연구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정경택 국제지역연구원장은 "총서에 흔쾌히 논문을 게재해 주신 연구자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며 "앞으로도 경상국립대 국제지역연구원 해외지역연구센터는 전문 연구자와 일반인 모두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주제로 총서를 발행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진주=강연만 기자 kk77@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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