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양 주택이 다시 증가세를 보이는 가운데 수도권에서도 7개월 만에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지정하는 미분양관리지역이 나왔다.
15일 HUG는 지난 10일부터 경기 안성과 대구 남구, 울산 울주, 강원 강릉, 충북 음성, 전북 군산, 전남 광양, 경북 포항·경주 9곳이 미분양관리지역으로 지정됐다고 밝혔다. 적용 기간은 다음 달 9일까지다. 지난해 9월 이후 수도권에서 처음으로 미분양관리지역이 지정됐다. 안성은 지난해 7∼9월 3개월 연속 미분양관리지역으로 지정됐다가 10월 해제된 바 있다.
HUG는 미분양 세대 수가 1000가구 이상이면서 ‘공동주택 재고 수 대비 미분양 가구 수’가 2% 이상인 시군구 중 미분양관리지역을 지정하고 있다. 미분양 증가 속도가 빠르거나, 미분양 물량이 계속해서 해소되지 않는 지역, 신규 미분양이 발생할 우려가 있는 곳이 대상이다. 미분양관리지역에 포함되면 분양보증 발급 전 사전 심사를 받아야 하는 등 신규 분양 잣대가 까다로워진다. 신규 주택이 공급되는 것을 제한한 상태에서 미분양을 해소하기 위해서다.
안성의 미분양은 지난해 5월 1679가구에서 서서히 해소돼 지난 1월 459가구까지 줄었으나 최근 다시 대규모 미분양이 발생했다. 지난 2월 말 기준 미분양 규모는 1689가구로 조사됐다. 경기도 전체 미분양(8천95가구)의 21%가 안성에서 발생했다. 최근 분양 아파트 미분양이 원인으로 지목됐다. 지난 1월 청약을 진행한 안성 죽산면 죽산리 ‘안성 하우스토리 퍼스트시티’는 468가구를 모집했으나 14가구가 신청해 미달됐다. 지난해 청약 신청을 받은 안성당왕 경남아너스빌 하이스트 역시 970가구 모집에 58가구가 신청해 대거 미분양이 발생했다.
서울을 중심으로 집값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나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등의 호재가 부족한 경기 외곽 지역에선 찬바람이 불고 있다. 이달 미분양관리지역으로 선정된 전국 9개 지역 중 미분양 규모가 가장 큰 곳은 포항(3447가구)이다. 포항, 경주와 대구 남구, 울주, 음성, 광양 6곳은 미분양관리지역 지정 요건이 강화된 지난해 2월부터 15개월 연속 관리지역으로 지정됐다.
대구 남구의 지난 2월 말 기준 미분양 가구는 2232가구, 울주 1748가구, 음성 1603가구, 광양 1604가구, 경주는 1449가구다. 대구에서는 남구와 함께 중구가 지난해 2월 이후 쭉 미분양관리지역으로 지정됐으나 미분양이 일부 해소되면서 이번 달부터는 관리지역에서 빠졌다. 지난 2월 말 기준 대구 중구의 미분양 규모는 997가구다.
전문가 수도권 중심의 옥석 가리기 현상 심화로 수도권과 비수도권 지역의 양극화가 심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함영진 우리은행 자산관리컨설팅센터 부장대우는 “지난 1월 기준 미분양 6만3755호 중 지방 미분양이 5만3595호를 차지하는 상황”이며 “지방 미분양 중에서도 시장 개선 효과가 나타날 만한 양질의 사업지 위주로 매입이 집중되는 양극화가 발생할 수 있다”라고 내다봤다.
조유정 기자 youjung@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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