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령인구 걱정 없는 충청권…‘의대삼천지교’ 지방 유학 시작되나

학령인구 걱정 없는 충청권…‘의대삼천지교’ 지방 유학 시작되나

기사승인 2024-06-25 11:00:07
지난 3월 서울 영등포구 문래초등학교에서 1학년 신입생들이 학부모와 함께 입학식에 참석하고 있다.

학령인구 감소로 서울에도 폐교가 발생하는 가운데 지방권역 중 충청권이 유일하게 초등학교 순유입이 나타났다. 충청권은 오는 2025학년도 대입에서 의대 신입생 선발 규모가 전국 최대이기도 하다. 전문가는 향후 지역인재전형에 유리하며 교육 인프라 구축이 상대적으로 양호한 지역의 선호가 높아질 수 있다고 예측했다.

종로학원은 ‘2023년 전국 권역별 초등학교 전입, 전출 지역별 분석’을 24일 발표했다. 2024년 학교알리미에 공시된 전국 6299개 초등학교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지방권 6개 권역 가운데 초등학교 순유입은 충청권이 유일했다. 충청권은 전입에서 전출을 뺀 순유입이 237명 발생한 반면 부울경은 978명 순유출을 기록했다. 그 뒤를 제주 399명, 강원 372명, 호남권 281명, 대구경북 160명 순유출로 나타났다.

특히 충청권은 2025학년도 의대 지역인재 모집 확대 인원이 전국 최대 규모이다. 지방 6개 권역 중 수도권과 가장 가깝기도 하다. 지난해 충청권 의대 정원은 170명에 그친 반면 올해는 294명이 증원돼 총 464명으로 집계됐다. 여기에 KTX 등 교통여건 개선으로 지방유학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지 않다는 게 학부모들의 의견이다.

서울에 거주 중인 초등생 학부모 김모(40)씨는 현재 부모님이 거주하시는 충남 지역으로 이사를 고민 중이다. 김씨는 “학군이나 정보 면에서는 지방 거주가 불리하게 작용하기도 하지만 충청도는 서울과 물리적인 거리가 가까워 그래도 단점이 적은 편”이라며 “입시 방향이 지방에 혜택을 주는 쪽으로 가고 있어 KTX접근성 고려해 여러 (이사)후보지를 선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충청권의 구체적인 순유입을 분석해보면 신도시나 교육 인프라가 양호한 지역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었다. 695명의 순유입을 보인 충남아산은 충청권역 중 가장 젊은 지역으로, 삼성디스플레이 공장 입주로 교육 여건이 양호한 편이다. 이외에도 대전 유성구와 세종에서도 각각 341명, 230명의 순유입을 보였다. 유성과 세종 모두 대표적으로 교육열이 높은 지역이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전출입에 따른 순유입은 신도시 개발, 지역 부동산 개발 등의 요인도 상당히 작용할 수 있었지만, 초등학생 순유입 발생은 교육 인프라에 대한 기대심리도 높았던 것으로 보인다”며 “여기에 의대 지역인재전형 모집 확대로 향후 의대 입시결과 지역별 유불리 상황 결과도 향후 초등학생들의 전입, 전출에 상당한 영향을 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해당 지역 주민들은 지역인재전형을 노린 유학으로라도 지방소멸이 해결되길 희망하고 있었다. 충청남도 논산에 거주 중인 임모(32)씨는 “지방 이주 목표가 의대 진학이어도 지방으로 사람이 모이면 지방소멸 극복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잠시 머물다 가더라도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 같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비수도권 의대 증원 이유이자 목표인 ‘지역 의료’ 살리기가 지방소멸 극복이라는 낙수효과가 되길 바랐다. 임씨는 “지역에 젊은 인구가 증가하는 건 지역 주민에겐 지방부활의 신호이자 기회”라며 “국가 차원에서 지방유학 인구가 지역에 잘 정착할 수 있도록 정책을 설계해줬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유민지 기자 mj@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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