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차기 당권 도전을 위해 당 대표직을 사임했다. 연임 도전에 대해 공식적으로는 발표하지 않았지만 사실상 전당대회 출마 뜻을 밝혔다. 이 대표를 대신할 대안이 없다는 당내 목소리가 큰 가운데 친명계의 충성경쟁이 심해질 것이라는 우려도 함께 나온다. 

이 대표는 2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종료 후 별도의 기자회견을 열고 대표직에서 물러나겠고 밝혔다. 그는 “길지 않게 고민해서 저의 거취를 결정하겠다는 말씀을 드린다”면서도 “아무래도 전당대회에 출마하지 않을 것으로 확정했다면 사퇴하지는 않았을 것 같다”고 말했다. 사실상 당대표 연임을 위해 전당대회에 출마할 것이라는 답을 내놓은 것이다. 민주당은 당대표와 최고위원을 선출하기 위해 오는 8월 18일 전당대회를 개최한다. 

민주당 당헌당규에 따르면 당대표 후보자는 후보자 등록 전까지 지역위원장을 제외한 모든 당직을 사퇴해야 한다. 당초 이 대표도 이달 내에 사퇴하는 것으로 시점을 조율해왔다. 이달 내에 사퇴하고 전당대회를 하기 전까지 재정비하는 시간을 가지는 것으로 잠정 결정했다. 

이 대표가 최근 주변 측근들에게 당대표 연임과 관련해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쳤던 것으로 전해진다. 차기 대권주자인 이 대표가 당대표로 이미지를 계속 소모시키는 것 보다 민생에 주력하는 것이 낫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당내에선 이 대표 외에 마땅히 대표를 할 인물이 없다는 인물 부재론을 내세웠고, 대표 또한 공감해 내린 행보로 평가된다. 

이 대표는 이날 모두발언에서도 이와 관련 내용을 말했다. 그는 “당이나 전체의 입장보다 개인의 입장을 생각하면 모두가 생각하시는 것처럼 지금 상태로 가장 유리할 것”이라며 “국민의 입장에서 대한민국 정치에 어떠한 것이 더 바람직한지를 우선해 결정하겠다”고 했다. 이 대표는 특히 민생회복과 책임감을 강조했는데, 당내에서도 윤석열 정부를 맞서 대여공세를 강화해야 할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지배적이다. 

당내에선 이 대표 일극체제가 강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 대표를 둘러싼 강성 친명계들의 충성경쟁이 심해질 것이라는 주장이다. 민주당 한 중진의원은 이날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요즘은 이 대표 주변에 참 열심히 사는 의원들이 많은 것 같다”며 에둘러 비판하기도 했다. 민주당 한 초선 의원은 “일극체제가 우려되긴 하는데 대안이 없다”고 말했다. 

반면 제1야당인 민주당이 당장 앞둔 목표는 집권해서 정권을 탈환하는 것인데, 오히려 일극체제로 단결해야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야당 입장에선 단결해서 정권을 뺏어 와야 하기 때문에 리더십이 분산되는 게 오히려 정권 탈환에 불리하다는 풀이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목표는 대선 승리인데 일극체제를 견제하는 게 민주당의 지금 직면한 과제인가”라고 했다. 

이승은 기자 selee2312@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