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 청문회를 추진하겠다고 밝히면서 여론전에 돌입했다.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발의를 촉구하는 국민청원 동의수가 100만명을 넘어서자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야당 의원들이 탄핵 청문회 카드를 꺼내든 것이다.
다만 민주당은 탄핵 청문회를 법사위에 맡기며 당 차원의 공식 입장으로 삼지 않는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는 법률적으로 명백한 탄핵 사유가 부족한 상황에서 당 차원에서 탄핵을 추진할 경우 정치적 위험성이 크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6일 민주당에 따르면 법사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을 중심으로 탄핵 청문회를 준비할 방침이다. 법사위 청원소위원회 위원장인 김용민 민주당 의원은 소위에서 먼저 청문회를 하고 이후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한 번 더 종합 청문회를 진행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청원에 담긴 탄핵 사유와 관련된 사건이 있으면 사실 확인을 위해 증인들을 소환한다는 방침이다.
김 의원은 5일 유튜브 ‘김어준의 겸손을 힘들다 뉴스공장’에서 “윤 대통령 탄핵 청문회를 진행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이르면 8월 초부터 청문회가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청문회 방식에 대해선 “직원들을 현장에 파견해 자료를 수집하거나 참고인도 부를 수 있다. 전문위원들이 별도 조사하게 하고 일반적으로 상임위에서 할 수 있는 건 다 할 수 있다”며 “국회가 권한을 제대로 활용해서 국민의 청원 열망에 대해 답을 하지 않는 것은 직무유기”라고 했다.
다만 당 지도부는 탄핵 청문회 추진이 당의 공식적인 대응이 아니라며 거리를 뒀다. 실제 탄핵 절차로 이어지지 않는 여론전을 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당내에선 실제로 탄핵이 진행되려면 명백한 위법 사항이 나와야 되는데 지금 시점에서는 다소 어렵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또 현실적인 접근보다는 청문회를 통해 윤 대통령의 문제점을 부각시켜 국민적 비판 여론을 조성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소속의 한 중진 의원은 “탄핵이라는 것은 쉽게 꺼내면 안 되는 말”이라며 “다만 지금 같은 전쟁 상황에서는 탄핵 청문회 정도로 여론전은 할 수 있지만 당에서 공식적으로 탄핵을 추진하겠다고 할 만한 상황은 아니다. 정치적으로 위험하기 때문에 법사위 선에서 하는 게 맞다”고 했다.
또 다른 민주당 관계자는 이날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실제 탄핵이 가능하려면 집권여당(국민의힘)에서 추진해야 가능해지는 것”이라며 “그렇다고 국민청원 100만 명을 무시할 수 없으니 대응을 하긴 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유정 원내대변인도 “탄핵이라는 말을 우리가 꺼내는 순간 효력이 발생할 수 있는 본격적 의제가 되기 때문에 집중적으로 이야기하고 있지 않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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