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이 유주택자 주택담보대출(이하 주담대)을 제한했다. 금융당국은 은행의 주담대 제한으로 대출이 다른 업권으로 쏠릴 수 있다며 보험사에 관리를 당부했다. 여타 주요 보험사들은 아직까지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5일 보험업권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지난 3일 유주택자 주담대를 제한하기로 했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전날 “최근 2금융권에서 실수요자 외 과도한 대출 수요가 들어오고 있다”며 “이에 유주택자 주담대를 제한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사뿐 아니라 타 금융사도 조치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은 대출 수요 쏠림을 염려하고 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4일 열린 ‘가계대출 실수요자‧전문가 현장간담회’에서 “금융회사 간 대출 수요가 이동하는 풍선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며 보험사 등 전 금융권이 합심해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화‧교보‧NH농협‧동양‧푸본현대 등 여타 보험사들은 아직까지 대출 제한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삼성생명을 제외하고 지난 6월 기준 부동산담보대출금 규모가 가장 큰 생보사다. 삼성생명과 같은 계열사이면서 손해보험사 가운데 부동산담보대출 규모가 가장 큰 삼성화재도 주담대를 제한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주담대 제한 관련) 이미 기존에도 신용등급을 강화하는 등 대출 조건을 관리해 왔다”면서 “추가 검토되는 내용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증가하는 폭이 커지는 등 풍선효과가 보이면 조치하겠지만 현재로서는 그런 움직임이 없다”고 말했다.
이들은 금융당국이 염려하는 주담대 쏠림 조짐이 아직 보이지 않는다고 입을 모았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주담대 추이를 보면 늘지 않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NH농협생명 관계자도 “(주담대에) 큰 변동이 없다”고 설명했다. 동양생명 관계자 역시 “대출 신청 건이 크게 늘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푸본현대생명도 동일한 입장이다.
실제 생명보험사의 부동산담보대출금은 올해 들어 계속 감소하고 있다. 지난 1월 59조 1102억원에 달했던 부동산담보대출금은 매달 5000억원 이상 줄어 지난 6월에는 56조 5563억원에 그쳤다. 손해보험사의 부동산담보대출금은 지난 1월부터 5월까지 큰 변화 없이 32조원대를 유지했다.
대출 증가폭이 크지 않아 추가 제한에 나설 이유가 없다 것, 삼성화재 관계자는 “고객분들이 주담대를 보험사에서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잘 모른다”면서 “바로 변화가 일어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다만 보험사들은 시간을 두고 추이를 살펴본다는 방침이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모니터링을 지속하먀면서 추가 상황이 보이면 제한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교보생명 관계자도 “업계 1위인 삼성생명이 제한을 두면서 수요가 넘어올 수는 있지만, 대출이 실행돼 통계로 잡히려면 적어도 몇 달은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