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유업 광주공장에서 생산된 멸균우유 제품에 세척수가 혼입되는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유통업계와 유업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17일 각계에 따르면 유통업계는 사고를 인지하고 해당 제품을 전량 철수했다. 제품을 입점하지 않은 업체들도 관심을 두고 지켜본다는 입장이다.
롯데마트는 제품을 전량 철수했다고 설명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14일 오전 ‘매일우유 멸균 오리지널 200ml’ 제품을 전량 철수해 미판매하고 있다”며 “반품 요청이 오는 경우 영수증을 들고 오면 환불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마트는 해당 제품을 취급하고 있지 않지만 매일유업 제품의 안전확인을 거쳤다고 전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해당제품 외 이마트에 들어오는 상품에 대해 확인한 결과 문제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매일유업 측에 확인을 받았다”고 말했다.
편의점도 곧바로 조치에 나섰다. CU는 해당 제품에 세척수 혼입을 인지하고 곧바로 발주를 멈췄다. CU 운영사인 BGF리테일 관계자는 “사태를 인지한 후 가장 빠른 시간인 14일 오전에 발주를 중지했다. 현재 들어오고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GS와 세븐일레븐도 각각 해당제품은 입점 제품이 아니라 들어오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유업계에서는 의아함과 동시에 추후 시장 반응을 예의주시하는 모양새다.
한 유업계 관계자는 세척수가 혼입된 과정에 대해 “보통 우유 가공시 자동화 세척 시스템을 사용해 세척수와 원유가 섞일 수 없을텐데, 어떻게 혼입이 됐는지 동종업계에서도 모르겠다는 반응이다”라며 “최종 출하까지 수시로 체크했겠지만, 수동으로 작동을 하는 부분이 있다거나 시스템에 오류가 있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국내 인구가 줄며 내수 부진으로 우유 시장도 줄고 있는데, 이번 사태가 유업계에도 영향이 있을 수 있다고 본다”며 “유업계에서는 소비자들의 의견에 귀기울이며 안전한 먹거리를 만드는 데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매일유업은 지난 12일 ‘매일우유 오리지널(멸균) 200mL’(소비기한 2025년 2월16일) 제품에 세척수가 혼입됐다며 자발적 회수한다고 13일 알렸다. 해당 제품은 약 50개 였으며 현재는 모두 회수했다는 설명이다.
매일유업은 전날인 16일 홈페이지에 공지를 띄우고 “생산 작업 중 밸브 작동 오류로 세척수가 약 1초간 혼입된 것을 확인했다”며 “매일우유 제품에서 결코 있어서는 안 될 품질 사고가 발생했다.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빠른 사과에 오히려 더 매일유업을 믿을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한 엑스(전 트위터) 이용자는 “빠른대처와 사과문 감사하다”며 “앞으로도 매일우유 소비자로서 안심하고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아이를 키우는 소비자들이 많은 맘카페 등에서는 아직 혼란스럽다는 반응이다. 한 소비자는 “먹을 것을 만드는 회사가 대형 실수를 했다는 게 너무 아찔하다”고 말했다. 이 가운데 세척수의 성분 등 정확한 설명이 없어 잘못된 내용도 노출되고 있다. 예로 ‘해당 제품에 혼입된 세척수가 락스원액이다’, ‘곧바로 위세척을 해야한다’는 말 등이다.
이에 대해 매일유업 측은 “해당 내용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사용된 세척수는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식품생산 라인에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한 가성소다류”라고 일축했다.
매일유업 관계자는 “문제가 됐던 제품은 모두 수거했다”며 “불안함에 신경쓰시는 고객들에게도 연락이 오면 모두 설명드리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