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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수 전 경남지사는 이재명 대표의 '민주당은 원래 중도보수' 발언을 두고 “민주당의 정체성을 하루 아침에 바꿀 수는 없다"고 비판했다.
20일 김 전 지사는 전날 오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페이스북을 통해 “당의 정체성을 지키면서 중도보수층 국민들의 지지까지 끌어안을 수 있는 그런 유능한 민주당이 돼야 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김 전 지사는 “우리 민주당에 대해 김대중 대통령은 '중산층과 서민을 위한 중도개혁정당'이라고 했다”며 “노무현 대통령이 서거 직전까지 붙들고 있었고, 그 고민을 담아 미완성으로 세상에 나오게 된 책이 '진보의 미래'”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우리는 중산층과 서민을 위한 유능한 민주개혁 정당이 되기 위해 노력해 왔다”며 “강령에도 '정의로운 나라', '사회경제적 양극화와 불평등을 극복하는 통합 국가'를 지향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탄핵과 조기 대선을 코 앞에 두고, 지금 보수냐, 진보냐 나누고 이념논쟁을 하는 것이 적절한지 의문이 든다”며 “유럽의 보수정당이 취하는 정책이 우리나라에서는 대단히 진보적인 정책이 되는 것이 현실이다. 진보와 보수의 구분은 시기와 장소에 따라 상대적인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전 지사는 또 "이제는 이런 이념 논쟁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탄핵 이후 민주당이 만들어 나갈 대한민국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에 대해서는 당내외의 폭넓은 합의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미 지난 이 대표와의 만남에서 당의 정체성과 관련한 중요한 의사결정은 당내 민주적 절차를 밟아야 한다고 말씀 드렸다”며 “한 번의 선언으로 민주당의 정체성을 바꿀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 18일 한 유튜브 방송인 ‘새날’에 출연해 “앞으로 민주당이 중도보수로 오른쪽을 맡아야 한다”며 “우리는 진보가 아니며 진보 진영은 새롭게 구축돼야 한다”고 발언했다.
이 대표는 전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서도 “자주 이야기하는데 민주당은 원래 성장을 중시하는 중도보수”라며 “우리는 원래 진보 정당이 아니다”라고 재차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