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라를 수백채씩 사들인 ‘바지 빌라왕’을 거느리고 대규모 전세사기를 벌인 배후 세력으로 지목된 부동산 컨설팅업체 대표가 구속됐다.
13일 법원과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김상우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전날 오후 부동산 컨설팅업체 대표 신모(39)씨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한 뒤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법원은 신씨가 증거 인멸 및 도망할 염려가 있다고 판단했다.
신씨는 자신의 부동산 컨설팅업체에 명의를 빌려주는 ‘바지 집주인’들을 통해 무자본 갭투기 방식으로 다세대 주택을 사들여 임차인의 전세 보증금을 가로챈 혐의(사기)를 받는다.
무자본 갭투기는 자기 자본 없이 세입자의 전세보증금으로 주택 매매대금을 충당하는 수법이다.
신씨는 서울 강서·양천구 일대에서 신축 빌라와 오피스텔 약 240채를 사들여 세를 놓다가 2021년 7월 제주도에서 갑자기 사망한 정모씨의 배후로 추정되는 인물이다.
경찰은 신씨가 숨진 정씨 외에도 다른 여러 빌라왕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경찰은 지난 5일 사기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고, 검찰은 다음날 영장을 법원에 청구했다.
앞서 윤희근 경찰청장은 지난 9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사망한 임대인의 배후는 확인돼 수사가 진행 중. 대구, 인천 건도 확인 중에 있다”며 “바지에 가까운 경우도 있고 본인이 주체인 경우도 있는데 이건 좀 바지 상황에 가깝고 컨설팅 업체가 실질적 조직으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