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대기만 꽂아도 춤사위가 되어라-안중국 소설가·전 월간산 편집장
알루미늄 판에 긴 리본 모양의 곡선무늬를 새겨 넣은 그의 작품을 대하자 수십 년 전 초등학교 교문 밖 구석대기의 ‘또 뽑기’ 좌판이 떠올랐다. 뽑기 아저씨는 설탕을 녹여 휘젓다가 소다를 뿌려 부옇게 부풀어 오를라치면 얼른 쇠판대기에 부어 납작하게 누른 다음 별이나 나무 모양의 틀을 꾹 찍어서는 스윽 내밀었다. 그걸 그늘로 들고 가 옷핀 끝에 침을 묻혀가며 별 모양, 나무 모양을 그대로 따내는 데에 골몰하곤 했다. 그러다 결국 성공한 순간의 환희심이란-. 뽑기를 또 할 수 있어서가 아니라 집중해서 별을 완성했다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