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생활] 드라마 속 여주인공은 항상 예쁜 옷만 입고 나온다. 쇼윈도에서 방금 튀어나온 듯한 완벽한 착장은 시청자의 눈을 사로잡는다.
인기 월화드라마 MBC ‘파스타’ 속 공효진은 딴판이다. 커다란 귀마개에 남자 옷을 빌려 입은 듯한 헐렁한 점퍼는 선뜻 따라하기 힘든 스타일이다. TV를 보는 ‘보통의’ 시청자는 그녀의 촌티 패션에 고개를 갸웃한다.
그러나 패션 피플들로부터는 열렬한 지지를 받고 있다. 패션의 거리인 서울 압구정이나 청담동을 나가보면 드라마 속 공효진 스타일을 따라 하는 사람들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촌스러운 듯 보이지만 하나씩 뜯어보면 세련의 결정을 담고 있다는 것이 패션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공효진은 이번 작품에서 입고 나오는 의상 대부분에 자신의 의견을 반영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공효진이 드라마에서 보여주는 스타일은 ‘보이프렌드룩’과 ‘러블리 큐티룩’, 두 가지로 요약된다.
먼저 1980년대 유행했던 보이프렌드룩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유행을 끌었던 이 스타일은 이름 그대로 남자친구의 옷을 빌려 입는 듯 헐렁한 옷을 입는 것을 말한다. 드라마에서 공효진은 커다란 사파리 점퍼나 후드 야구 점퍼 등을 하늘거리는 치마 위에 아무렇지 않게 걸친다.
여기에 레이어드, 일명 겹쳐 입기를 많이 선보인다. 여러 겹 겹쳐 입은 셔츠와 본인의 치수보다 큰 듯한 점퍼가 어우러져 주방 보조에서 갓 요리사로 등극한 역할에 걸맞은 활동적인 이미지를 준다.
남자 주인공인 이선균과의 러브 라인에 혁혁한 공헌을 하는 것은 사랑스러운 이미지의 액세서리들이다. 토끼털 귀마개, 꽃무늬가 촘촘하게 박힌 스카프, 손뜨개 장갑 등은 보이프렌드룩의 남성적인 이미지에다 사랑스러움을 더해준다.
의류 홍보 대행사 유끼 커뮤니케이션의 김종혁 실장은 “여러 가지 아이템이 많이 들어가 과하다고 느껴질 수 있지만, 반대로 자유분방한 이미지를 줄 수 있다”며 “드라마 속 ‘공효진 룩’이 부담스럽다면 몇 가지 아이템만 선택해 자신만의 스타일로 소화하는 것이 적당하다”고 조언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