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를 보았다’ 감독 “삭제장면 불구 영화의 본질 변함없다”

‘악마를 보았다’ 감독 “삭제장면 불구 영화의 본질 변함없다”

기사승인 2010-08-11 21:16:00

[쿠키 영화] ‘제한상영가’ 등급에서 극적으로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으로 변경되어, 정상적으로 개봉하게 된 영화 <악마를 보았다> 김지운 감독이 등급 변경 이전과 이후, 영화가 보여주는 내용은 크게 차이가 없다고 설명했다.

김지운 감독은 11일 오후 서울 동대문 메가박스에서 열린 언론시사회 후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삭제 내용이 어디냐는 질문에 “스포일러성이 있어서 구체적으로 말할 수는 없지만, 시간적으로 약 1분 30초가량이 줄었다”며 “일단 어느 성격의 장면을 고스란히 드러냈다기보다는 컷의 지속 시간을 줄이거나 하는 방법으로 최대한 영화의 기운을 잃지 않으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감독은 “(비교를 하자면) 약간 와사비가 덜 묻은 생선 초밥을 먹는 느낌이다. 육질의 맛은 그대로 있는데, 와사비의 톡 쏘는 맛이 부족하지 않았나싶다. 어찌되었든 육질의 맛을 내는 것도 연출력이고, 톡 쏘는 맛을 내는 것도 연출력이라 생각한다”며 “어찌되었든 두 사람의 구도에 (편집이) 크게 상관하지 않을 것이라 판단을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김 감독은 편집본에 대한 아쉬움은 끊임없이 드러냈다. 김 감독은 “사실 삭제를 하면서 고민을 많이 했다. 지독한 복수인데, 지루한 복수가 되지 않을까 걱정이 됐다. 그런 힘든 과정을 거치면서 연출을 했다. 그러나 그 삭제된 장면이 일련의 과정들을 통해 연상될 수 있다”며 “사실 기존의 영화들에 근거해 그 수위를 표현한 것인데, 왜 유독 이 영화만 삭제 요청을 심하게 했을까라는 고민을 했다. 그러나 두 분의 연기가 너무 사실성 있어 그런 것이라 좋게 생각하기로 했다. 그러지 않으면 견딜 수 없을 것 같다”며 삭제에 대한 아쉬움과 작품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또 영화를 보고 모방범죄에 따른 우려에 대해서는 “도리어 현실을 영화에 다 옮기지 못했다고 생각이 들었다”며 “영화를 보고 범죄로 옮긴다는 인성은 영화와 상관없이 언제나 그럴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것을 방지하는 시스템이 중요하다고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영화 <악마를 보았다>는 사랑하는 약혼녀가 연쇄살인마에게 죽임을 당하자, 이에 분노한 한 남자의 처절한 복수극을 그린 영화로 최민식과 이병헌이 치열한 연기 대결을 펼친다. 12일 개봉 예정.

국민일보 쿠키뉴스 유명준 기자 neocross@kukimedia.co.kr
유명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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