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쿡기자] ‘백윤식 폭로’ K기자, 기자끼리 너무 한 것 아닙니까

[친절한 쿡기자] ‘백윤식 폭로’ K기자, 기자끼리 너무 한 것 아닙니까

기사승인 2013-09-27 15:06:01

[친절한 쿡기자] 기자들이 가장 싫어하는 음료수가 뭔지 압니까? ‘물’입니다.

무슨 말이냐고요? 넌센스 퀴즈 같은 겁니다. ‘물 먹는’ 것을 가장 싫어하는 걸 빗댄 거에요. 아무 것도 건지지 못하고 골탕만 먹는 모양을 속어로 ‘물 먹는다’고 표현합니다. 저는 오늘 기자 생활 최초로 물을 먹었습니다. 백윤식씨와 사귄다고 하셨던 K기자님 덕분입니다.

지상파 방송사 소속 K기자는 27일 오후 몇몇 매체를 통해 “연인 백윤식의 좋지 않은 일을 폭로하겠다”며 기자회견을 자청하셨습니다. 근데 본인이 예고한 시각인 오후 2시를 지난 2시 30분까지도 본인이 지정한 P식당에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현장에 집결한 백오십여 명의 취재진은 몽땅 물을 먹고 발길을 돌려야 했습니다. 백윤식과의 열애를 인정한지 14일 만에 일어난 일입니다.

아마 K기자는 예상보다 많은 관심이 몰리자 부담을 느낀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인간으로서 K기자의 결정이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만 일종의 ‘배신감’이 느껴지더군요. 왜냐구요? K기자도 기자이기 때문입니다. 기자가 기자를 물 먹이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진 것이죠. 알 만한 분이 왜 이러셨을까요.

“K기자는 오지 않는다”는 식당 측의 말을 전해 듣자 현장에서는 여러 기자들이 분통을 터뜨렸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금요일인 오늘은 연예 일정이 많은 날이었거든요. 배우 지성과 이보영의 결혼식부터, MBC 드라마 ‘제왕의 딸 수백향’ 제작발표회까지. 그 일정들을 다 물리고 그녀가 직접 지정한 레스토랑까지 다들 달려왔는데, 몽땅 물을 먹었습니다.

기자들의 말도 재밌습니다. “판을 벌려놨으면 책임을 져야지”부터, “아무리 그래도 ‘상도덕’이 있는데 같은 기자끼리 이게 무슨 만행이냐” 혹은 “비뚤어진 직업의식의 발로”라고 평하는 말도 있습니다. 사적인 일도 기사화하겠다는 그녀의 행동을 비꼰 것이죠.

아무튼 이런 황당한 분을 잠시나마 연인으로 둔 백윤식도 그렇고, 지상파 방송사도 창피를 면하지 못하게 됐습니다. 오늘 K기자가 보여준 태도는 백윤식보다 30살이 아닌 40살쯤 어린 십대의 그것이었으며, K기자의 소속으로 익히 알려진 지상파 모 방송사 보도국 또한 연신 울려대는 기자들의 통화에 몸살을 앓고 있다네요.

K기자, 현재 연락 두절이라고 하는데, 다음 기자회견 계획이 있으시다면 좀 빨리 예고해 주세요. 이 좋은 금요일에 점심도 못 먹고 뛰어와서 ‘물’ 먹고 나니 꼭 한번 뵙고 싶은 마음이 간절히 듭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은지 기자 rickonbge@kukimedia.co.kr
이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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