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연예] KBS2가 또 다른 복수극을 선보인다. 새 수목극 ‘골든크로스’다. 정재계를 주름잡는 기득권층에 대항해 그들의 악행에 휘말린 평범한 가정의 남자가 맞서는 일을 그렸다.
김강우, 엄기준, 정보석 등 노련한 배우들이 각각 탐욕과 죄, 자신의 양심 사이에서 갈등하는 배역을 나눠 연기한다.
그러나 이들의 ‘복수’는 시작부터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최근 들어 ‘무거운 드라마’들이 부쩍 늘어나고 있기 때문. 대통령의 실종을 둘러싸고 일어나는 일을 그려 호평을 받고 있는 SBS ‘쓰리데이즈’와 당장 동시간대에 맞붙는다. 전작인 ‘감격시대 : 투신의 탄생’이 그려낸 복수극의 분위기에서 벗어나는 것도 큰 과제다. 시청자들의 피로도도 한몫 한다. ‘기황후’ ‘밀회’ 등 무게감 있는 소재가 브라운관에 온통 포진하고 있는 가운데, 시청자들이 ‘골든크로스’의 선악구도를 편안하게 받아들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정통 복수극을 표방하고 있는 KBS2 월화극 ‘태양은 가득히’는 현재 1%대의 시청률을 보이며 고전 중이다.
이 같은 우려에 대해 연출을 맡은 홍석구 PD는 7일 서울 여의도 63컨벤션에서 열린 ‘골든크로스’ 제작발표회에서 “‘골든크로스’는 단순한 복수극이 아닌 ‘악인열전’으로 봐도 될 듯 하다”며 “다양한 악인들이 등장해 매력을 어필할 것이다”라고 자신감을 표했다. “더불어 원수의 딸과 아들이 서로 사랑하는 ‘로미오와 줄리엣’같은 고전적인 틀과 익숙한 극적 장치가 준비돼 있다”는 홍 PD는 “흥미롭고 쉽게 시청할 수 있는 만반의 준비를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또한 양날의 검으로 작용할 전망. 고전적 이야기는 시청자들이 쉽게 받아들일 수 있지만 그만큼 결말을 예측하기도 쉽다. 이에 홍 PD는 “연출인 나도 예측할 수 없는 이야기가 가득하다”며 “일반적인 복수극은 패턴이 있지만 ‘골든크로스’는 그 패턴을 택하지 않고, 새로운 형식으로 끌고 갈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덧붙여 “극중 선과 악의 대결은 결국 주인공들이 자신의 양심에 빗대어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로 나뉜다”는 홍 PD는 “개인의 복수극이 아닌 개인과 사회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기 때문에 식상하게 느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우려를 불식시켰다.
‘골든크로스’는 오는 9일 밤 10시 첫 방송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은지 기자 rickonbg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