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쿡기자] 해외 팬이 정성껏 보낸 선물을 샤이니 종현과 동명 MBC 간부가 꿀꺽… 국격 논란까지

[친절한 쿡기자] 해외 팬이 정성껏 보낸 선물을 샤이니 종현과 동명 MBC 간부가 꿀꺽… 국격 논란까지

기사승인 2014-04-15 02:36:01

[친절한 쿡기자] 아이돌 그룹 ‘샤이니’를 알고 계신지요. 샤이니는 유럽과 미국, 남미까지 섭렵할 정도로 해외에서 인기가 높은 K팝 그룹이죠. 그런데 높은 인기만큼 재미있는 일이 생겼습니다.

지난 11일 MBC 스포츠국 소속 방송작가인 A씨는 자신의 SNS에 “샤이니 종현의 폴란드 팬이 MBC로 선물을 보냈다. 아마도 그 팬은 ‘MBC 샤이니 종현 앞’ 하면 종현이 받을 줄 알았나 보다”라는 글과 함께 폴란드어 편지가 동봉된 간식 사진을 게재했습니다. 그는 “정성스러운 선물은 종현과 이름이 같은 부장님 앞으로 배달됐고, 간식은 작가들 뱃속으로 들어갔다는 슬픈 소식이. 폴란드 소녀 팬. 간식 잘 먹을게요”라고 적었습니다.

샤이니의 소속사 주소를 몰랐던 해외 팬들이 종현이 라디오 DJ를 맡고 있는 MBC로 선물을 보내면 되는 줄 알았던 것이죠. 그러나 선물은 동명이인의 MBC 간부 손으로 넘어가고 말았습니다.

실수라고만 생각하면 단순한 에피소드입니다만 문제가 생겼습니다. 샤이니 팬들이 ‘뿔’이 난 것이죠. 순수한 마음으로 해외 팬이 보낸 선물을 왜 주인에게 보내지 않고 먹었냐는 것입니다. 이는 형법 360조 ‘점유이탈물 횡령죄’에 해당한다는 것이 팬들의 주장입니다. 유실물, 표류물, 또는 타인의 점유를 이탈한 재물을 횡령한 자는 형사처벌 대상이라는 겁니다.

자신이 보낸 선물의 행방을 알게 된 폴란드 팬은 지난 13일 SNS에 “조금 슬프다. MBC로부터 사과를 받고 싶지만 종현에게 불이익이 있을까봐 아무 것도 못 하겠다”는 글을 올렸습니다. 그는 “선물이 폴란드에 있는 샤이니 팬들이 돈과 마음을 모아 보낸 것”이라며 “이미 먹은 음식은 상관없지만 우리의 모습이 담긴 DVD라도 전달해 줬으면 한다”고 했습니다. 이 글을 읽은 국내 팬들은 더 거세졌습니다. 이틀이 지나도 사과는 커녕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는 작가 A씨와 MBC의 태도 때문입니다.

지금도 MBC의 SNS 공식계정에는 “같은 방송국에서 라디오 프로그램 진행하는 가수에게 온 택배를 전달하는 것이 어렵냐” “A씨는 종현에게 사과해라” “남에게 준 선물을 엉뚱한 사람이 먹으면 좋겠느냐”는 팬들의 항의가 쇄도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현재 A씨는 SNS에서 탈퇴했고, MBC도 별다른 답변을 내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하필이면 한국 팬도 아니고 해외 팬이라 더 반향이 큽니다. 팬들은 ‘국격(國格)’까지 거론하며 비판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K팝으로 가수들이 아무리 국위선양을 해도 태도가 무례한 방송국, 기획사 등 관계자들이 다 망친다는 논리죠. “쉽게 볼 수 없는 동양의 가수를 좋아해 선물을 보낸 팬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헤아렸다면 그럴 수는 없었을 것”이라는 의견도 한 몫 합니다. 이에 더해 해외 K팝 매체 등도 이 일을 기삿거리로 다루고 있으니, MBC는 골치 아프게 됐습니다.

이은지 기자 rickonbg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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